저 꼬막을 먹기 위해?
매일 밤 이 포장마차를 골목을 지나치면서
참아야 하느니라~~
흔들리는 맘을 부여잡고 지났습니다.
다른 길도 있는데 부러 저 길을 지나는 이 마조히즘적인~~^^
차를 버리고 가기로 작정을 하고
어여와, 와 봐, 김삿갓부터 똑순이네까지
발길 닿는대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혼자^^
딱히 술이 땡겨서보다는 저 난장에 앉아있고 싶었습니다.
하노이? 호치민인지 구분도 안가는 골목 기억도 나고
3~40대 초반까지 저의 여행은 한 도시에 4일 이상 머물면서
골목 술집에 앉아 낮술을 종일 홀짝홀짝 마시면서 멍때리는 겁니다.
책보다 사람들 구경하다 졸다
심심하면 실실~ 돌아다니고
뮌헨에서 5일 동안 아침부터 잘 때까지 온 동네 맥주 마시고
공원에서 낮잠 자고
(거기는 노숙자 모드가 아니고 현지 주민들도 잔디밭에서 잡디다^^)
이제부터 술의 위대한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포장마차 단골 에피타이저 입니다.
어느 테이블에서 남긴 거 모아 재활용한 오이와 섞여 있습니다.
맨 정신으로는 손도 못 댑니다.
한 잔 쭈욱~~ 빈 속의 오르가즘~~^^
저 오이 중에 그래도 수분이 남아있는 걸로
메인 요리 꼬막이 나오기 전 미들 안주 입니다.
이건 소주 한 병 가까이 마셔야 젓가락을 댈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병을 날려주시고서야~
꼬막 한 접시 나올 때는 이미 두 병째 소주가 나왔고
서비스로 넘의 테이블에서 남은 중국산 은행 몇 알도 먹고
술의 힘이 아니면 도저히 ㅎㅎㅎ
술이 주는 장점은 경계를 없애주는 겁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한다, 안한다, 못한다 뭐 이런 경계도 스르르 사라지는
저기 올라온 거 대략 다 먹고도 담날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사람 몸은 그리 마음과 달리 역사적인(?) 면역이 있어 그런지
까딱 없습니다.^^
그러나 두 번은 못 가겠습디다.
포장마차는 걍 추억으로 남겨야겠어요.
제가 본 최고의 포장마차는
해운대 백사장 길 위에 있었던 80년대 시절입니다.
빨간 천막 사이로 보이는 밤바다, 파도소리
그 남자들의 표정
뭐 쏘맥처럼 섞여 기억이 가물합니다.
직전에 제가 먹은 겁니다.
챙겨먹는다고 다짐한 게 ㅎㅎㅎ
어제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은 날입니다.
결혼은 아무래도 미친 짓입니다.
관계를 방치하고 나를 잊고 너에게 원망과 의심하는
아주 고약한 제도 입니다.
그래서
역시 혼자 만세입니다.
이상 밤이슬 먹고 떠들며 하루 접습니다.
술주정도 우아하게~~^^
오늘 밤은 이 노래가 어울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hCPt6PZ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