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지난 2월 한 달 동안은 참 많이 바빴어요.
간간이 가족들이 돌아가며 아프기도 했고, 그래서 결석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해서 일하느라 더 정신이 없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감사하게도 오늘부터 일주일간 봄방학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방학이니 시간을 내서 특별히 캐릭터 도시락을 싸주겠노라 선언했어요.
82쿡에 글 올릴 사진도 좀 건지고...
아이들한테 생색도 좀 내고...
저도 재미있고...
그래서 큰소리는 쳐두었지만, 이런 결과가 될까봐 걱정도 했어요 :-)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이상은 왼쪽이지만 현실은 오른쪽...
가혹하다 못해 기괴하고 무서운 현실 ㅎㅎㅎ
다행히도 무서운 작품이 되지는 않았어요 :-)
평소에도 유부초밥 도시락은 가끔 싸줍니다.
전기밥솥 안에 오래된 밥이 많을 때 유부초밥을 만들면 양념으로 오래된 밥이란 것을 숨길 수가 있고, 다른 반찬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니까요.
(아, 저는 정말 엉터리 주부왕 입니다...)
평소라면 도시락의 모습은 이랬겠지요.
하지만 오늘은 봄방학이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니 이것저것 재료를 꺼내서 캐릭터 도시락 도저~~~~언!
치즈가 싫다는 둘리양 때문에 계란을 흰자 노른자 구분해서 후라이를 했어요.
노른자 후라이는 돼지코, 흰자 후라이는 고양이 코가 될 예정입니다.
어라?
그런데...
조물조물 계란 부치고 김 자르고 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렸어요.
오늘은 하필이면 제가 차를 쓰지 않아도 되는 날이라 남편 차를 정비하러 보내고 남편이 제 차를 가지고 아침 일찍 출근한 터라, 아이들은 꼭 학교 버스를 타고 등교해야 하는 날이었어요.
마음이 급해져서 꿀 바른 김은 삐뚤빼뚤 막 붙이고...
사진을 찍을 겨를도 없어서 둘리양에게 찍으라고 시키고...
저보다 키가 작은 둘리양이 찍으니 도시락의 각도가 이렇게밖에 안나와요 ㅠ.ㅠ
돼지 콧구멍에 검은깨를 박을 무렵에는 이미 학교 버스가 지나갔을 시간이라...
두콩이님께 긴급 구조 요청을 했어요.
그 댁도 아침에 아이들 등교 준비로 바빴을텐데, 미안한 마음을 안고 전화해서 등교길에 저희 아이들도 좀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죠.
두콩이님네 아이들과 저희 아이들은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학교 버스를 태우는 날도 있지만 보통은 각자 차로 데려다 주고 있어요.
학교 버스 안이 너무 소란스럽다며 엄마 차를 타고 등교하고 싶다는 저희 아이들...
두콩이님은 아이들을 정성과 사랑 가득하게 키우느라 아침마다 직접 등교를 시키고요...
두콩이님은 언제나 사랑이 넘쳐나는 알흠다운 마음씨를 가져서, 저를 자주 감동시켜줘요 :-)
제 생일이 다가올 무렵...
이미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던 터라, 가족들에게 엄마 생일 케익이나 행사 금지!를 선언해두었어요.
그런 것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거죠.
하지만 이런 예쁜 선물을 받으니, 메말랐던 마음이 촉촉해졌어요.
사실, 선물 금지, 케익 금지를 선언했지만, 코난군은 아빠와 함께 돈을 모아 예쁜 귀걸이를 선물해주기도 했구요, 생일 저녁에 외식도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촛불도 켜고 생일 노래도 부르고...
결국 할 건 다 한 셈이죠 :-)
겸손한 두콩이님은 자신이 반죽한 것보다 시판 페스트리가 더 맛있을 거라고 썼지만, 저희 가족은 두 가지 모두 맛있게 먹었어요.
마트에서 파는 냉동 페스트리로 구운 것은 화려한 복면가왕 쑈의 맛이라면...
두콩이님이 직접 반죽한 파이 크러스트로 구운 것은 전국노래자랑~ 처럼 소박하지만 깊은 정이 느껴지는 맛이었다고 할까요...?
내일 화요일에는 저희집에서 명왕성 아줌마 회합이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 달에는 하이보 아줌마가 점심 상을 차렸구요, 이번 달에는 제 차례여요 :-)
내일 맛있는 것 만들어 먹고 사진 찍어서 또 글 올리러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