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명왕성으로 들어오는 문입니다.
주말 아침에 코난아범이 문에다 뭘 붙여놓았어요.
제가 늘 명왕성은 지구별에서 너무 멀다며 신세한탄을 하곤 했지만, 이 날은 랭면 한 그릇을 기쁜 마음으로 먹으며, 명왕성이 기러케 멀디만은 안티... 하고 느꼈어요.
왜냐하면 이렇게 기쁜 소식을 생중계로 보고 듣고 이렇게 축하할 수 있었으니까요.
(참고: 코난 아범은 한겨레 신문 창간 주주였어서, 가난한 조중동이네 한걸레네 하고 욕을 먹고 있는 요즘도 열심히 한겨레 신문을 읽어요.)
두 사람이 손잡고 남북한 경계선을 넘어왔다 넘어갔다 하는 장면도 감동이었고, 도보다리 산책도 좋았고, 한강물과 대동강물을 주며 나무 심는 모습도 좋았지만...
82쿡 회원인 제게는 만찬 장면이 참 인상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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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기 보다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랭면이 참 맛있어 보이더군요 ㅎㅎㅎ
명왕성에서도 인스턴트 냉면은 국제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어차피 고유의 피양랭면의 맛은 즐길 수 있는 사람만 맛있게 먹는다고 하니, 저같은 친서민적 입맛에는 다시다로 맛을 낸 인스턴트 냉면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미국 마트에서 무 대신에 터닙을 구입했구요, 한국 배도 팔길래 한 개 사왔어요.
참, 요즘 우리 나라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데요, 이 배만 해도 전에는 아시안 배 라고 팔던 것을 이제는 코리안 배 라고 붙여놓고 팔더라구요.
터닙은 무 보다는 작고 연한데 매운 맛은 무보다 훨씬 더 강하더군요.
식초 설탕 소금에 절여두었어요.
오이와 당근도 색깔을 다양하게 내려고 함께 절였어요.
얇게 썬 배 한 조각 올리고 삶은 계란 반 쪽 올리면, 그럭저럭 명왕성의 랭면으로 괜춘하지 않은가요?
기쁜 날에는 좋은 이웃들과 함께 먹고 즐겨야 하니, 냉면에 곁들일 괴기를 좀 구워야지요.
달고기? (저는 부산 사람인데도 그게 어떻게 생긴 건지 몰라서 검색해봤어요 :-) 같은 건 명왕성에 없지만, 연어 같은 건 많아요.
그릴에 맛있게 구운 연어...
꼬치에 이것저것 아무거나 꿰어서
그릴에 구우면 그거슨 케밥.... 꼬치구이.... 그 무엇이라 부르던 상관없는 맛난 고기요리죠.
불고기가 들어간 김밥도 말고...
고기 못드시는 분들을 위한 야채김밥도 말고...
브로콜리 샐러드와...
감자 사라다...
팍팍 무친 콩나물...
아직도 맛이 좋은 김장김치...
그렇게 주지육림 포식을 한 후에는 망치로 두드려 깨는 초코렛 속 망고 무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 수준으로는 감히 만들 수 없는 한콩두콩 님의 무스 케익으로 후식을 먹었습니다.
이 다음에 저도 은퇴하면 개마고원 트레킹 한 번 하게 해주시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