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톡에 자주 오고 싶으나,
올 수가 없는 쑥과마눌입니다.
네, 손이 개막손..ㅠㅠ 맞습니다.
허나, 그런 저에게도 껀수가 생겼으니,
사진빨 제대로 나오게 차려준 밥상을 받았습니다.
이쁜 밥상에다가, 남이 차려준 밥상이라죠.
밥중에 밥은
뭐니 뭐니 해도
남이 차려 주는 밥입니다.
저쪽 구석에 있는 바깥은 여름이라는 책이 그 주인공입니다
안 권합니다.
저 책은 탁월해서..
너무도 높고 외롭고 쓸쓸하게
자식잃은 엄마의 마음을 잘 그려서 괴롭습니다.
그만 좀 개롭히십시요..ㅠㅠㅠ
봄이 오면
제가 사는 곳에는 수선화가 천지빼깔로 피어납니다.
한국아파트 화단에서 우연히 만나는 쑥처럼
심고 가꾸는 이없어도 삐죽삐죽 올라 옵니다.
어느 해부터,
이 노오란 꽃이 피어나면 생각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자그만 하고, 겹꽃이라 꽃들이 얼굴을 맞대고 재잘거리는 거 같아서..
그리고 피는 계절이 이맘때라서 더욱 그러합니다.
Forget Me Not..
그려그려..
안 잊어..
못 잊어..
이 동네엔 한국할머님이 계십니다.
도매가 끝나고 남은 꽃들을 싼값에 사서 요양원이나 쉘터에 가져다 주는 봉사를 하십니다.
가끔 남으면, 교회에 와서 푸십니다.
요번에는 커다란 사과상자에 가득 든 오만원권 현찰처럼 수선화를 가져오셨습니다.
한두다발을 찜해 놓고,
하이에나처럼 상자주변을 맴 돌다가,
사람들이 다 집어가고 남은 상자를 슈킹했습니다.
물욕..꽃욕..화욕..에 쩝니다.
바닥에 후다다 떨어진 꽃다발까지
꽃에 대한 집념은 쥐박이가 울고갈 기세입니다
꽃병이 없어, 큰 컵에다도 꼽고 봅니다.
애들이 컵 달라고 하믄, 못 들은 체 할겁니다.
꽂다가 좀 지칩니다.
몇백송이 되는 이 수선화들
향기에 쩔어 들면서.
나누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 살았다면,
요번 주말에 콩떡 나노 먹을 때
옆에서 한송이씩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간절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떡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에는 이 꽃을 쥐고
경복궁 뒤쪽 바라보며
떡 먹고, 캬~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목이 메여 오는 건
전적으로 물을 들 손이 없어서 일뿐이라 생각하며 말이죠.
모진 세월
잘 헤쳐 나온 82쿡언늬 동생들에게
멀리서 쉽게쉽게 말만 잘 보탠 사람이 어떻게 또..사진으로 거들뿐입니다.
이른 봄에 핀
한송이 꽃은
하나의 물음표다
당신도 이렇게
피어 있냐고
묻는
- 도종환, 한송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