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밥꽃 마중10--땅콩꽃

| 조회수 : 6,056 | 추천수 : 3
작성일 : 2017-08-23 15:17:07

비가 그쳤기에 고추를 따러 고추밭에 갔어요. 


얼마전에 그 밭에 망을 쳤어요. 김양식장에서 쓰고 버린 중고망을 구해 고라니 방지를 위해서요. 그 밭에 반은 감자심었던 자리인데  이제부터 김장거리를 기를 예정이에요. 그런데 고라니가 무청을 그렇게나 좋아하니..... 

김장김치를 먹으려면 단디 예방을 해야 할 테니까요.


아직 낯선 망 속에 들어앉아 고추를 따기 시작했어요. 하나둘 붉어가는 고추. 혹시 병은 안 들었나? 이게 가장 걱정이었지요. 그런데 뭐가 이상해요. 밭 두둑이 사라졌여요. 그래서 일어나 둘러보니 감자 심었던 자리가 다 파헤쳐져 미처 못 캔 감자알이 다 드러나고, 저기 땅콩은 다 뽑혀있는 거에요!(고추 앞으로 땅콩을 심었어요.) 


아, 멧돼지가 다녀갔구나! 어디로 들어왔나? 한바퀴 돌아보니 맷돼지가 땅을 파고 들어왔더군요. 


갑자기 비가 주룩주룩 와요. 남편이 우산들고 마중을 왔어요. 아이고 고마워라할 짬도 없이 '여보여보 이리 와봐.' 하면서 그 현장을 보여주었지요. 이렇게 올해 땅콩은 아직 알도 덜 여문채로 땅에서 나와 버렸답니다. 맷돼지가 남겨놓은 땅콩알을 주섬주섬 챙겨 와 보니 왜 남겼는지 알겠더라구요. 껍질은 있지만 속에 알이 없어요. 지금 한창 알이 들 때인데.... 그래서 올해 땅콩의 추억을 땅콩꽃으로 남겨볼랍니다.  




이 노란 꽃이 땅콩꽃. 실제는 주황에 가까운 노랑입니다. 땅콩은 키가 작지만 노랑꽃이라 눈에 잘 띄지요. 게다가 꽃을 주욱 위로 올려서 피어요.





 이 노란꽃이 지고나면



동그라미 한 자리에서 씨방자루가 아래로 길게 자랍니다. 땅에 닿을 때까지 일주일이 걸린다던가 열흘이 걸린다든가.....






이렇게 말이지요. 이 씨방자루가 땅 속을 들어가 그 속에서 씨방자루 끝이 부풀어 땅콩알이 열리는 거지요.

땅 속에 열린다고 땅콩.


이제 땅콩꽃을 자세히 보실래요?



땅콩 어떻게 드세요?


추석 무렵 햇땅콩이 나오면 껍질째 삶거나 쪄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볶아먹는 땅콩과 달리 속도 편하구요. 태국에 가니 삶은땅콩에 소금을 넣어 간간하게 먹던데 그것도 좋더라구요.


또 날땅콩을 거칠게 빻아 쌈장에 넣거나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좋아요. 물론 입맛에 맞으신다면 날땅콩을 그냥 드셔도 좋구요. 땅콩 중엔 우도 땅콩이 가장 맛있는데 자잘한 그 땅콩의 맛. 우도에 가시면 꼭 드시길 바랍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차오르는 달 (odong174)

이런 알찬 홈피가 있다는 걸 몰랐군요. 나는 96년 귀농해 지금까지 자연에서 농사짓고 살아가는 아낙내로 서울에서의 끼를 버리지 못해 <자연달력..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디자이노이드
    '17.8.23 3:25 PM

    감사합니다 추천추천~
    땅콩 꽃 처음 봅니다

    씨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머리를 쳐 밖;;고 들어가네요
    오 놀라와요~~

  • 2. 프리스카
    '17.8.23 4:27 PM

    줌인줌아웃에 대파 싹 사진 올렸어요.^^

    멧돼지가 똑똑하게도 덜 여문 것은 남기네요.
    뭐든 남아나는 것이 없다고 농사짓는 분들 걱정 많으시더군요.

  • 3. ripplet
    '17.8.23 9:35 PM - 삭제된댓글

    저희 땅콩밭도 초토화가 됐는데 저흰 멧돼지 말고 청설모의 짓으로 알고 있었어요(범인이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냐만 ㅎ). 남은 빈 껍질을 보면 참으로 야무지게도 까드셨더군요.
    저도 올해 땅콩농사는 땅콩꽃으로만 추억해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 4. 신선초
    '17.8.23 9:53 PM

    고라니들 겨울에 무청도 뜯어먹고 배추도 뜯어먹습니다. 조심하셔야 함다~~

  • 5. 심 혜영
    '17.8.24 3:00 AM - 삭제된댓글

    땅콩꽃이 이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네요.
    예전에 한국에서 먹던 엄마가 쪄주던 땅콩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 6. 까만봄
    '17.8.24 9:35 AM

    아~
    땅콩은 꽃도 귀엽네요^^
    님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초록이들에 대해
    몰랐던것 많이 알게되어서 좋네요.
    제게 삶은 땅콩은 어릴적
    영화광이셨던 아빠가 늘 손에 쥐어주시던 주전부리
    영화는 둘째치고 그거 까먹던 추억이 새록새록...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들을 때에 맞게 챙겨주시던 아빠...
    (아빠가 미식,대식가라서 늘 풍성했던 먹거리의 행복한 추억이 많습니다.)
    ㅠㅠ이 아침에 또 그립네요.

  • 7. hangbok
    '17.8.25 12:31 AM

    땅콩도 꽃이 있구나...하면서 당근 있어야지 하면서...그래도 참 신기하다...하면서 봤어요.
    게다가 돼지....까지...아주 약간 신기한 동화 같아요.

  • 8. 월요일 아침에
    '17.8.27 2:41 PM

    땅콩꽃 생김새와 땅콩이 어떻게 땅속에서 자라는지 저는 오늘 처음 봅니다. 꽃도 예쁘고 땅콩이 맺혀 자라는 과정 너무 신기하네요.

  • 9. ㅁㅁㅁㅁ
    '17.8.27 8:25 PM

    와 땅콩이 열리는 과정 참 신기하네요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와 땅콩을 길러보긴 했는데 꽃까지만 보고 죽어서 땅콩이 저리 열리는지 몰랐네요

  • 10. 차오르는 달
    '17.8.28 11:34 AM

    땅콩꽃의 구조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저도 그랬어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볼까요?
    땅콩꽃은 잎겨드랑이사이에서 핍니다. 그런데 다른 꽃가 달리 특이하게도 꽃받침을 길게 위로 올려 꽃잎을 피워요. 그러면 잎겨드랑이에 꽃받침이 올라왔던 그 자리에서 씨방자루가 생겨나 아래로 내려가 땅으로 파고드는 거지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신기해요.
    그나저나 땅콩 농사를 포기하게 생겼으니 아쉽습니다.

  • 11. 리멤
    '17.9.5 5:30 PM

    그래서 땅콩이 낙화생이로군요 ...!!!!

  • 12. skemfdl
    '17.9.7 9:30 PM

    낙화생 입니다 ㅎ ㅎ ㅎ
    땅 속에 처박고 땅 밑에 열린다고 땅콩 ^^

    덜 떨어진 놈이라는 말도 이 땅콩 때문에 생긴 말인거 아세요?
    열매를 얻겠다고 줄기를 주욱 들어 올렸는데 미처 여물지 못한 열매는 돼지가 버리고 간 것처럼 알속이 없겠죠?
    그런걸 보고 덜떨졌다고 합니다
    사람이 시원찮을때 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이예요
    ~~ 에이 덜 떨어진 놈아 ~~~ ^^

  • 13. 카렌튤라
    '17.10.23 9:59 PM - 삭제된댓글

    https://youtu.be/93JfBfMtDS4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8 파이야! 고독은 나의 힘 2024.11.30 25 0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0 코코몽 2024.11.22 8,448 2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43 ··· 2024.11.18 14,016 7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37 Alison 2024.11.12 15,730 6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10,554 4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8,464 5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6 백만순이 2024.11.10 9,113 4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621 6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986 4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10,076 5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857 8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804 4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398 8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383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639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203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244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237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214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89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715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144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517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337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232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931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606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645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