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금년 6살 난 처녀애 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구요, 우리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어머니, 쿨럭...
조잘조잘 떠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소설속 화자인 옥희가 떠오르는 둘리양이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염?
제 뒤에 저 멀리 로봇이 보이시나염?
저건 82쿡 회원이신 호수댁 님께서 추천해주셔서 보러 갔던 라 머신 이었다우...
(이거 말투가 왜이럼? ㅋㅋㅋ)
캐나다 건국 150주년 기념이라고 프랑스에서 물건너온 사람들이 로봇을 조종해서 거리 행진을 하는 쑈였는데 저걸 보려고 30분도 넘게 기다리다가 마침내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소변이 매렵지 뭐유?
ㅋㄷㅋㄷ
저~ 멀리 15분 걸어가서 개방한 공중 화장실을 다녀오니 로봇은 저만~치 가고 있더라우~
ㅋㅋㅋ
어린이 둘을 데리고 먼 길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 흥미진진한 모험과 비슷했어요.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키워서 데리고 다니니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지요.
캐나다 오타와에는 바이워드 마켓이라는 전통 시장이 있는데 그 장거리 구경만 해도 반나절이 즐거웠어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했다가 불쑥 예정에도 없이 이 가게에 들러서 부인과 딸들에게 줄 쿠키를 사갔다고 해서 이름이 오바마 쿠키 가게가 되었다는 이 곳.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쿠키를 일일이 맛보지는 못하고 이 중에 뭐가 가장 맛있을까 열심히 상상하며 골라야 했었죠.
"아저씨, 아저씨는 어떤 쿠키 좋아하우?"
저희 가족이 묵었던 호텔이 이 시장 바로 길건너편이었는데요, 여기서 빵 서너가지를 골라서 사가지고 호텔 방으로 돌아가서 먹는데 순식간에 사온 빵이 다 없어지는 기적을 체험했고, 뒤따르는 '더먹고 싶어요~' 하는 소원을 수리하느라 코난아범이 다시 나가서 추가로 빵을 사오는 일이 있었어요.
저만 빼고는 식탐이라곤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저희 가족에게 보기 드문 일이었죠.
캐나다식 아침 식사는 미국식보다 쬐금은 더 건강식이었어요.
이렇게 야채도 곁들여주고, 콩도 곁들여 주더군요.
저 노란 소스 아래 숨은 건 에그 베네딕트입니다.
감자튀김은 깍둑썰기 해서 튀겼더군요.
이건 또다른 날의 아침식사입니다.
저는 원래 아침밥을 못먹는데 여행을 가면 아침에도 입맛이 돌아서 밥을 잘 먹게 되는 특이한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어요.
이건 몬트리올 올림픽 공원 안에 매점에서 사먹은 바베큐 포크 샌드위치였는데, 매점에서 사먹는 샌드위치가 어련하겠어? 했다가, 의외로 고퀄에 감동받았어요.
빵 자체도 맛있었고 내용물이 알찬데다 주문을 하니 냉장고에서 꺼내서 파니니 그릴에 한 번 데워서 주더라구요.
시간이 부족해서 식당으로 가지 않고 매점에서 한 끼 떼우려고 했던 건데 아주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게 되어서 행복했던 날입니다.
이건 제대로 된 식당에 가서 먹은 식사인데, 캐나다 퀘벡주 퀘벡 씨티에는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거리의 간판도 프랑스어, 식당도 프랑스 식당이 많더군요.
미친 돼지 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어린이 메뉴를 주문하니 요렇게 깜찍한 병에 음료를 담아주었어요.
미국과 달리 음료 리필이 안된데요.
덕분에 아이들이 설탕물을 덜 먹게 되어서 좋았어요.
이 숩은 당근과 스윗 포테이토를 넣고 만든 거라는데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지요.
그리고 아래는 훈제 연어 샐러드인데 야채와 드레싱이 아주 잘 어우려져서 하나의 맛으로 화합하는... 그런 맛이었어요.
같은 샐러드라도 프랑스식이 뭔가 더 맛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그건 그렇고, 저 샐러드 위에 기다란 가지가 달린 열매가 무언지 모르겠어요.
혹시 아시는 분?
처음엔 올리브인가? 싶었는데 속에 씨가 없는 걸 보니 올리브는 아닌 것 같구요, 줄기는 질겨서 먹을 수 없는 부분이고 열매는 원래 맛이 그런지 아니면 피클처럼 조리한 것이라 그런지 약간 새콤하고 짭짜름한데 훈제 연어와 참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부디 저 열매의 이름을 아시는 분께서는 제게 가르침을 주시와요.
이건 남편이 먹었던 스테이크였구요...
(내가 맛을 안봐서 어땠는지 모름 :-)
어린이 메뉴에 딸려나온 디저트입니다.
디저트는 쿠키와 초코렛 둘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었어요.
미친 돼지를 기리며 구운 듯한 쿠키도 맛있었고...
여러 겹으로 층을 지은 초코렛도 맛있었다고 해요.
애들이 후딱 다 먹어 치워서 저는 맛을 못봤어요 ㅎㅎㅎ
맛있는 거 사먹고 좋은 구경 다니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었지만...
역쉬!
우리집에 최고!
집밥이 제일 속편하죠.
저희 집에서는 두유를 직접 만들어 먹는데, 두유 한 번 만들 때마다 콩비지가 생겨요.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김치찌개 끓일 때 넣으면 김치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해주고, 포만감도 느끼게 해주어서 참 좋아요.
여행 후 느끼한 속을 김치 비지찌개로 달래주었던 날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저희 아이들 학교는 벌써 개학을 했어요.
다른 동네는 아직도 방학인 곳이 많은데 저희 동네만 유달리 부지런을 떠는 것 같아요.
올해부터는 둘리양도 오빠와 같은 스쿨 버스를 타고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어요.
즉, 저는 매일 도시락을 두 개 챙겨야 한다는 뜻이죠.
아직 글씨를 읽지 못하는 둘리양에게도 도시락 쪽지를 써주었어요.
대략 알파벳 문자를 보고 감으로 때려맞추어 읽는 실력은 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써주면 무슨 말인지 짐작했을 거예요.
도시락 가방 안의 내용물은 대략,
메인 식사 거리 한 가지...
음료 한 가지, 점심 식사에 곁들여 먹을 과일이나 채소, 그리고 오전 수업 시간 중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을 한 가지씩 준비해 줍니다.
오전 간식은 견과류 알러지가 있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견과류를 피하고, 또 건강을 위해 쿠키나 사탕 같은 것도 넣지 말라고 선생님께서 당부하시더군요.
그래서 과일이나 치즈스틱 같은 걸 넣어주어요.
애들이 개학을 하고, 거기다 같은 장소에서 픽업할 수 있게 되니 제 업무 시간도 풍성해졌어요.
지난 10년간 아이 둘을 낳아서 키우느라 흰머리가 왕창 늘었지만, 이렇게 제 시간을 되찾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아직도 방학중이신 분들은 계속해서 즐거운 방학 즐기시고요,
개학을 목전에 두신 분들, 저처럼 벌써 개학 모드이신 분들은 새학기 알차게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