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톡은 중독성이 있다지요.
허나, 제 살림솜씨는 여전히 젬병이라지요.
분명 애들과 먹고 살았는데,
도대체 기억이 안나다지요.
뭘 먹였는지..
뭘 먹을 건지..
새해가 되고, 인사를 하고 싶어도
선 보일 요리가 없..
그러니, 사진도 없..
그래서, 쓸 말도 없..
그러다, 포토갤러리를 뒤져 구해냅니다.
만들어 먹은 흔적들을..
브라우니를 구었더군요.
레서피는 박스껍데기에 있답디다.
진작 말을 허지..
쓰레기통에 처 넣은 박스를 꺼내서 읽어 봅니다.
시키는 대로 합니다.
뭐..가루 풀어서, 물과 기름넣고...또..뭐..계란 두개도 넣고..냅다 저어서..오븐에 들이 밀랍니다.
한쪽을 살알짝 찔러 보아서, 완성도를 보라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한쪽을 살알짝 찔렀을 뿐인데..저리 데미지가 났습니다.
브라우니가 멘탈이 약한 걸로..
달달한 거 좋아하는 미국사람들도
브라우니는 요래 조그맣게 짤라서 먹는다죠.
본 게 있으니, 익숙한 그림대로 짤라서 먹습니다.
여러번 덜어서 먹으면 됩니다.
귀찮구나..하는 생각정도 해주면 됩니다.
법적으로도 떳떳하고,
가족앞에서도 떳떳하게..
에브리바디 달달구리를 먹을 수 있는 애들 생일날입니다.
네..맞습니다.
다..아들들들입니다.
네..세째는 계획이 아니라, 운명 맞습니다.
해마다, 막내의 생일이 있는 이맘때 즈음에는
우리집 뒷뜰에 구해다 심은 매화나무에는 꽃이 피고,
그 꽃위에 눈이 내려앉는다죠.
그러면, 온 동네방네 자랑하고, 사진 보내고..
마구 소란을 핍니다.
82쿡에도 보냅니다.
우리집 매화미인입니다.
꽃은 잘아도, 디테일은 뛰어나고..
무엇보다, 향기가 기개 높습니다.
꽃이 피면, 뛰어 다니는 아들놈들을 잡아다가,
엄마들 계모임끝에 줄줄이 서서 인증샷찍듯이
나란히 세워 놓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요번에는 설날 한글학교행사에서 바지를 찢어 먹은 큰애의 맨살을
기념으로 인증하려는 막내때문에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습니다.
한 놈을 잡아 놓으면, 다른 놈 도망가고..
다른 놈마저 잡아 놓으면, 또 다른 놈이 삐져 들어가 버리는..
그런 일상이 지나가는 오후.
그 어느 순간에도 꽃들은 피어 납니다.
볼매 입니다.
볼수록 매력이고..
볼수록 매화(?)이기도..
맞아요..언니들..
설중매.
한잔 말고요
그니까 원조 설중매.
말 그대로 설중매.
눈이 내려도,
눈이 쌓여도..
눈이 녹아도..
꽃망울을 계속 튀웁니다.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매화를 노래한 시중에 이육사 시인의 광야가 짱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이 싯구절 생각하면서,
촛불집회가 한창일때 82쿡 자게에 썼던 글을 재활용해서 덧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