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식구님들, 늦은 밤입니다.
다들 편안한 잠자리 되고 계신가요? ^^
제 마음은 항상 82곁에 머물러 있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지라
이렇게 늦은 밤이나 되어야 잠깐 짬이 나서 컴앞에 앉을 수가 있네요.
2012년부터 뉴스를 딱! 끊었었는데, 요즘엔 뉴스를 빼놓지않고 보게 되네요.
집안일 하랴, 바깥일 하랴, 뉴스보랴, 집회 나가랴 바쁜 솔이네집 지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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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미소님의 음식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스팸마요덮밥이에요.
슥슥 비벼서 꿀떡꿀떡 먹으면 되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면서 잘 먹더라구요.
따뜻한 밥 위에 달걀 스크램블과 구운 스팸, 간장 조금, 양파채 조금, 후리가케를 얹고
마요네즈(약병에 넣어서 뿌렸어요)를 뿌려주고 파를 좀 다져서 올렸어요.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정선과 영월, 단양에 다녀왔는데
정선에서 사온 곤드레나물로 밥을 지었더니 고소하고 맛있더라구요.
건곤드레를 반나절 정도 물에 불렸다가 그 물 그대로 푹 삶아주고
삶아진 나물을 깨끗이 씻어서 꼭짜고, 참기름과 소금약간,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해준다음에 불린 쌀 위에 얹고 밥을 지으시면 되요.
반찬없을 때 슥슥 비벼 먹으라고 만든 오징어볶음이에요.
밥에 비벼 먹기 위해 만들 때는 오징어를 좀더 가늘게 썰고 양배추도 넉넉히 넣어줍니다.
11월에 2주 연속 집회에 나갔어요. 혼자 참여하는 사람을 '혼참러'라고 한다지요? ^^
광화문에 나갈 때마다 82깃발을 찾아보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낑겨다니다가 못찾았어요.
하아... 이번 주에도 또 나가야할 것 같은 이 불길한 느낌....
가끔씩은 잡채도 해서 나눠먹고,
시어머니가 밤을 주신 날에는 약식을 만들어서 이웃과 나눠 먹었어요.
친정엄마가 직접 키운 배추를 한 통 주셔서 배추전도 부치고 쌈장에도 찍어 먹었어요.
쌀뜨물에 된장을 넉넉히 풀고 숭덩숭덩 썰은 배추 잔뜩, 우삼겹 두 주먹에
다진 마늘과 대파, 붉은 고추를 넣어 배추가 푹 익도록 배추 된장국을 끓였던 날.
아침에 아이들이 한그릇씩 밥을 말아먹고 가고 국이 넉넉히 남았다 싶었는데
친정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버지께서 욕실에서 넘어지셔서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그 아픔이 전화선을 통해 전해지는 듯해서 한동안 멍해있었지요.
전화를 끊고 아침에 지은 쌀밥과 배추된장국을 보온통에 담고,
계란을 넉넉히 풀어 다진파와 다진 당근을 넣어 계란말이를 만들고
김장김치를 썰어서 급하게 도시락을 싸가지고 병원으로 갔어요.
수년간 아버지의 병간호를 해오시고 있는 엄마의 수고와 노곤함.
무엇으로 위로받을 수 있을까요...
엄마가 잠깐 집에 다녀오는 사이, 오줌으로 젖은 아버지의 바지를 갈아입히고
침대시트를 간 다음에 수업을 하러 서둘러 학원으로 돌아왔답니다.
나중에 엄마가 전화를 하셨는데 수업중이라 받지 못했더니 문자가 남겨져 있었어요.
엄마의 문자가 저를 눈물나게 했네요.
5인 병실 좁은 의자에 앉아 식사하는 그 순간만이라도 엄마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따뜻한 된장국 한그릇이 그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봅니다.
그리고 저도 엄마의 짐을 함께 나눠 지기로 그렇게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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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는 고만!!!
이제 몇 시간 후면 우리 수험생 아이들이 수능시험을 보게 되겠네요.
날씨도 춥지 않다고 하니 전국의 수험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길 바랍니다.
여섯살 때부터 예뻐하던 이웃사촌 아이도 내일 수능시험을 봐요.
진심을 담아서 소박한 찹쌀떡 한 상자를 건네 주었습니다.
이 야밤에 솔이에미는 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세수를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
사랑하는 82님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