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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솔이엄마인 이유 (발전님 패러디)

| 조회수 : 13,298 | 추천수 : 11
작성일 : 2016-03-12 02:08:30

사랑하는 82식구님들, 지금쯤 대부분 깊은 밤에 빠져있으시려나요? ^^

한 주를 마감하고 불금을 제대로 느껴보려고 아직까지 깨어있는 솔이에미입니다.

불금이라고는 하지만, 당분간 알코올 한방울도 마시지 못하는 형편이랍니다.ㅠㅠ

열심히 달리지 못하는 불금이지만, 오랜만에 소파에 누워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니

그것도 나쁘지만은 않네요. 이번주에 솔이네집에서 해먹은 음식 좀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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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육개장 거리를 사면서 간 돼지고기를 두 근 샀어요.

두부를 넣고 동그랑땡을 만들어 놓을까 하다가, 고기에 야채만 더해서

간이 떡갈비를 만들어 보았어요. 아이들이 맛있다고 잘 먹더라구요.


채소(당근, 양파, 고추, 파, 버섯)를 준비해서 잘게 다지고

진간장, 물엿, 후추, 생강가루, 전분가루, 달걀을 넣어서 치대줍니다.

둥글넙적하게 모양을 잡아서 후라이팬에 약한 불로 구워주세요.

떡갈비 모양을 만들 때 손바닥에 기름을 발라주시면 고기가 붙지 않아서 편하더라구요.


노릇하게 속까지 잘 구워진 간이 떡갈비에요. 이만큼만 만들었냐구요?



아니아니요, 애들 두장씩 집어먹고 이만큼 남았어요. 손바닥만한 크긴데 --;;




고기만 먹으면 느끼할까봐 곁들여 먹으라고 봄동달래무침도 만들었어요.

깨끗이 씻은 봄동을 적당하게 썰고, 달래도 씻어서 적당히 썰어주세요.

액젓, 고춧가루, 물엿, 식초약간, 통깨,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서

봄동과 달래를 무쳐주시면 되요. 짜지않게 슴슴하게 무치시는게 좋아요.




으깬감자랑 삶은 달걀, 절인 오이랑 절인 양파, 옥수수, 마요네즈, 설탕, 소금을

넣어서 샐러드 속을 만들어 모닝빵에 넣어줍니다.

그런 다음, '발상의 전환님' 처럼  




밀폐용기를 뒤집어서 보관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빵표면이 마르지 않아서 좋겠지요? ^^




어느 날엔, 모닝빵에 고기패티 깔고 양상추 깔고 달걀후라이  반개,

치즈를 넣고 간이 햄버거를 만들어서 아이들 간식으로 줍니다.




오늘 간식은 유부초밥이랑 오렌지였어요.

오렌지는 네 개 정도 까놓아야 두 녀석이 양껏 먹고 학원에 즐겁게 간답니다.

그릇에 러블리 크리스마스가 웬말이랍니까..--;;





정말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들어가서 예전에 올려두었던 사진들을 한참동안 들여다 봤습니다.

어린이날에 직접 구운 쿠키, 음료수, 과자, 초콜렛, 사탕 등을  넣어서

솔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선물했던. 사진이 있더군요.




솔이가 유치원생일 때 엄마를 소개한 쪽지도 발견하구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런 건 왜 써놓았을까요.ㅎㅎㅎ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어요.

사촌동생들은 물론이고 동네 꼬마들도 귀여워서 안아주고 업어주고 했지요.  

내 배로 낳은 아기는 얼마나 더 예쁠까, 아기를 낳으면 정말 잘해 주기만 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현실은 이상과 달랐습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아기가 개구진데다가 태어나면서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아기도 저도 한참동안을 고생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후회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내가 좀 더 참을 껄,  

아이의 잘못을 엄하게 다루지 말고 좀 더 부드럽게 대할 껄.

아이를 좀 더 믿어줄 껄...


큰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나를 처음 엄마로 만들어 준 솔이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때때로 솔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 미안해서

저의 닉네임을 솔이엄마로 정한 것 같네요.  


이 밤, 아이가 자는 방에서 가르릉가르릉 코고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일은 아이 앞에서 더 많이 웃어주려고 합니다.  

82 식구분들도 내일은 더 많이 웃는 날이 되시길 바래요.

사랑합니다, 82쿡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비아
    '16.3.12 3:15 AM

    솔이어머님~~~
    솔이는 어머님처럼 멋지고 따뜻한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랄거에요.
    누구 아들인데요~. ^^

    솔이엄마님 글 보며, 한편으로 마음 따뜻해지고, 한편으로 반성하는 일인이에요.

  • 솔이엄마
    '16.3.16 7:41 PM

    올리비아님,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
    큰 아이가 커가니까 못해준 일만 생각나고 후회스럽기도 하고 그렇네요.
    늦은 밤에 사진과 글을 올리다보니 제가 너무 센치해졌네요. ㅎㅎㅎ
    올리비아님의 댓글에 힘을 얻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 2. 무스타파
    '16.3.12 3:56 AM

    제가 많은 걸 잘 하거든요
    근데 글씨하고 요리는...ㅠㅠ
    솔이엄마님 앞에선 깨갱이어요
    올리신 요리 사진들 보면 화려하진 않지만
    몸에 힘이 생기는 재료들과 레시피들,
    요리가 갖춰야할 기본은 뙇~ 이고
    어쩌다 요리에 기대여 잇는 응원하는 내용의 옴팡진 서체의 메모 보면 쓰러져요 ㅎ
    근데 그런 것 보다 또 한 단계 높은 솔이엄마님의 진가는
    은은하게 전해져오는 요리 옆에 딸려오는 솔이엄마님의 마음에서 전해져 오는 얘기들
    감동은 그렇게 오는거 같아요
    죄송해요 받기만해서...
    정현숙님
    고맙습니다~!

  • 솔이엄마
    '16.3.16 7:44 PM

    무스타파님~~~~ ^^
    제가 의도치않게 자꾸 제 이름을 공개하게 되네요. ㅎㅎㅎ
    음식사진을 올리면서 가끔씩 그냥 제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게 되는데
    좋아해주시고 잘한다 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구요.
    따뜻한 격려와 답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납니다요. ^^
    일교차가 너무 큰 요즘이네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구요. ^^

  • 3. 자수정
    '16.3.12 8:56 AM

    사랑합니다 솔이엄마님.
    아들에게 당장 해줄게 생각났어요.
    성인되면 곧 품을 떠나게 될 자식들인데
    내 품안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새내기 된 딸이 제 품 바깥에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는 요즘입니다.

  • 솔이엄마
    '16.3.16 7:47 PM

    자수정님~~~~~~ 저도 사랑합니다. ^^
    따님이 새내기가 되었군요. 앞으로 저도 3~4년후면 겪게 될 일이라
    그 마음이 어떨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자수정님의 댓글을 읽으면서 저도 함께 다짐하게 되었어요.
    오늘 큰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꼭 안아주고 맛난 거 많이 해먹여야지 하구요.^^
    오늘도 편안한 하루 되셨나요? 감기 조심하시구 늘 건강하세요!

  • 4. 마틸라
    '16.3.12 4:46 PM

    솔이엄마님♡
    저도 떡갈비랑 샐러드빵 먹고파요ㅋㅋ
    어쩜 이렇게 솔이엄마님 음식은 맛깔스러워
    보이는지요..누군가 사춘기 아이들을 반가운
    손님처럼 여기는 맘으로 대하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다고 했던가요?
    근데 현실에서 참 어려운 일이네요 ㅠ
    개학하고 저도 겁나게 바쁘게 지내다 솔이엄마님
    글보고 반가워서요^^

  • 솔이엄마
    '16.3.16 7:49 PM

    마틸라님~~~~~ ^^
    마틸라님댁의 청소년은 잘 지내고 있는지요?
    저희 집 큰아들은 아주 쬐~~~~금 제정신을 찾아가고 있는 듯해요. ㅎㅎㅎ
    마틸라님의 말씀처럼, 오늘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반가운 손님 대하듯 해볼께요.
    손님방에 빨아놓은 이불도 깔아드리고 잠옷도 가져다 드리고요. ^^
    아이들 개학하고 더 바빠지셨군요?
    환절기에 감기조심하시구요~~~^^

  • 5. Right_now
    '16.3.12 6:56 PM

    아들 키우는 엄마로서 요즘 반성 많이 하고 있는데, 다시한번 되졸아보게 되네요.
    떡갈비 맛있어보여요~ 정성 가득한 음식들에 감탄 하고 갑니다

  • 솔이엄마
    '16.4.7 12:36 AM

    Right_now님 반갑습니다. ^^
    요즘 사진과 글을 자주 올려주셔서 재미있게 잘 보고 있어요.
    아드님을 두셨군요. 아~~ 더 반갑습니다.
    Right_now님의 아드님도 착하고 멋지겠지요? ^^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6. 루이제
    '16.3.12 8:18 PM

    맞아요..
    저도 엉겁결에 큰아이를 겁도없이..준비도 없이..키운거 같아, 지금도 미안해요.
    개월수에 맞춰, 젖병 바꿔주는것도 잊어버리고,,당황해하고,,
    아기들이 배고플때,졸릴때,실례했을때,아플때, 보내는 여러가지 싸인도 몰라 쩔쩔매고,,
    되도않는 육아책 보고,,혼자 의미없는 고민도 하고..ㅎㅎㅎ
    4년만에 가진 둘째때는 그나마 그정도 초짜는 아니어서,,다행스러웠다고나 할까요 ?
    원하든, 원치않았든 누구나,,엄마아빠가 될수는 있지만,
    너무 연약하게 태어나 오랫동안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기들에게 엄마노릇 부모노릇은 누구나 할수있는건 아닌데..
    요새 부모로써 이해 않가는 마음 아픈 뉴스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가끔 너무 냉정하시고, 가혹하시다는 생각을 해요.
    오늘밤,,원영이같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네요.

  • 솔이엄마
    '16.4.7 12:40 AM

    루이제님~~~^^
    생각해보면 서른살에 큰아이를 낳고 뭘 잘 모르면서 엄마노릇을 했던 것 같아요.
    가끔씩 제 자신에게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지곤 해요.
    의미없는 후회보다 앞으로 더 잘하자라고 결론을 낸답니다. ^^
    원영이... 한참동안 마음이 쓰리고 괴로웠어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울컥하네요.
    앞으로는 더이상 그러한 일이 없기를 저도 기도할께요.
    루이제님, 편안한 밤 되세요~~

  • 7. 그리피스
    '16.3.12 11:06 PM

    모닝빵 안에 너은 패티 레시피 부탁드려요
    저야말로 결혼한달만에 임신한 쌍둥이딸에
    결혼한달만에 결혼후회하는 남편에게 받은상처 로
    자식들에게 못할짓한 엄마지요
    그런데 자식 키울때 제일하지말아아할게 후회라는데 맨날 후회만해요

  • 솔이엄마
    '16.4.7 12:45 AM

    그리피스님~~~^^
    모닝빵 안에 넣은 속재료 알려드릴께요. ^^
    달걀은 삶아서 잘게 썰고, 양파와 오이, 당근은 작게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꽉 짰어요.
    준비한 재료에 마요네즈랑 꿀을 좀 넣어서 섞어주면 끝이에요.
    캔옥수수가 있으시면 그걸 넣어도 씹는 맛이 괜찮아요. 너무 간단하지요? ^^
    쌍둥이 따님들이 있으신가봐요. 아~~~ 부러워라~~~~ 예쁘고 착한 따님들이겠지요?
    저도 가끔씩 아이들때문에 후회를 할 때가 있는데
    우리, 지금부터라도 후회는 하지 마십시다요~~^^
    그리피스님 반가웠어요. 편안한 밤시간 되세요!!!

  • 8. 소년공원
    '16.3.14 2:41 AM

    좋은 글과 멋진 음식이군요!
    저도 가끔, 아니 자주 엄마 노릇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것에서 짜증과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바쁘고 힘든데 엄마를 귀찮게 하는 아이들에게 소리 한 번 빽~ 지르고나면 곧 이어 내가 왜 이러고 사나...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면서 허무해질 때가 있거든요.

    이런 부족하고 못난 엄마라도 엄마엄마 하며 불러주고 좋다 해주니, 감사하게 받아들여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솔이엄마
    '16.4.7 12:47 AM

    소년공원님~~~~~~^^
    저는 코난군과 둘리양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지요.
    엄마가 가끔씩 소리를 빽 지를지는 몰라도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해주는지를.^^
    요즘 다이어트는 잘 진행하고 계신지요? 저에게도 비법을 전수해주시와요.
    (실은 저도 다이어트 진행중이랍니다...비밀이에용....^^)

  • 9. 초5엄마
    '16.3.14 10:05 AM

    너무 사랑스러워요.
    솔이가 적은 메모보며 너무 예뻐 눈물이 다 나네요.
    솔이어머니올리신 글에도 사랑과 추억이 듬뿍 담겨있어요.
    이웃에 사신다면 과자랑 빵 예쁘게 구워 놀러가고싶어요....

  • 솔이엄마
    '16.4.7 12:48 AM

    초5엄마님~~~~~~~~^^
    아, 초5엄마님의 옆집에 살았어야 하는건데... 예쁜 과자랑 빵이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도 부족한 듯싶어요.
    힘이 되는 댓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시간 되세요!!!

  • 10. 수짱맘
    '16.3.14 11:14 AM

    공감되는 댓글이네요 모두.
    굉장히 부지런하시고 따뜻한 마음의 솔이엄마님
    배우는게 참 많아요. 고맙습니다.^^

  • 솔이엄마
    '16.4.7 1:05 AM

    수짱맘님~~~^^
    마음이 따뜻해지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수짱님의 사진과 글 잘 보고 있답니다.
    저도 감사해요~~~^^

  • 11. 별땅38317
    '16.3.14 4:47 PM

    건강하고 맛있는 엄마사랑표 간식. 아이들도 건강하고 바를꺼같아요

  • 솔이엄마
    '16.4.7 1:06 AM

    별땅38317님~~~^^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애는 쓰고 있는데 잘 되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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