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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82회원 손님접대 클라스 2탄

| 조회수 : 19,987 | 추천수 : 12
작성일 : 2016-02-17 11:48:39

이번 명절은 좀 특별하게 보냈습니다. 

설날이 한참 지난 지난 토요일

남편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들을 초대해

떡국과 명절음식 두어가지를 간단히 차려서 대접했어요


멀리 타국으로 엄마품을 떠나 공부하러 온

아직 십대인 학생들

캠퍼스에서 오며가며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하고

저희 아이와도 놀아주곤 하는 녀석들이라서요 


안그랬으면 저도 그냥저냥 대충 지나갔을텐데

이 참에 떡국도 끌이고 명절음식도 먹고 할 요량으로 겸사겸사 일을 벌렸습니다.


날을 잡고 공지를 하고

떡국먹으로 올사람을 미리 신청을 하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열명이 온다고 신청을 해놓고 실제론 열여섯놈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상차림의 컨셉은때가 때이니 만큼 명절음식 집밥이었죠

집을 떠나 타국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얼마나 집밥이 그릴울까.. 생각하며 메뉴를 짜봤어요.

십대 학생들이니만큼 떡볶이나 김밥같이 좀더 고객맞춤형 메뉴로 구성을 해볼까 생각도했지만

떡국이라는 기본 컨셉에 충실하기로 결정!!


먼저 메뉴를 정하고.. 82에서 배운대로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을지도 쭉 적어봅니다.

메뉴도 미리 해놓을수 있는것 서빙 직전에 해야할것

간장양념베이스 고춧가루 양념 베이스 등등이 골고루 섞이게 구성!!  

82생활 10년이 되어가니 이제 뭐 이런것들은 식은죽 먹기^^ 





먼저 명절에 빠질수 없는 잡채



해물전과 김치전

전과 잡채는 완판될것을 고려해 미리 한접시 씩을 더 만들어 두었다가 접시가 비자마자 교체!!


겉절이도 팍팍 무쳤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김치를 많이 안먹더라구요 ㅠㅠ


뭔가 상큼한 맛이 필요할것 같아 오징어 초무침도


샐러드 아니고 사라다

드레싱뿌리면 샐러드고 마요네즈 뿌리면 사라다라는 제 개그를 아이들이 이해를 못하더라구요..ㅠㅠ


'집밥' 스러운 느낌 팍팍 나라고 콩나물 무침과 무김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망의 떡국




떡국은 미리 얼려놓았던 사골국물에  쇠고기 국거리 삶은 육수를 섞었는데

별다른 양념이 필요없었어요.. 육수 자체로 맛있었어요..


떡국에 얹은 저 고명 보이세요?

떡국 열 여섯그릇을 서빙하느라 제가 손이 부족해서..

'떡국 고명 얹는것 해본사람?" 하고 도움을 요청했어요 (당연히 여학생이 나올줄 알고요) 

그런데 의외로 남학생 한명이 본인이 할줄 안다고 하더니

떡국 고명을 야무지게 솜씨있게 올리더라구요..   

언제 해봤냐고 물어봤더니 명절때마다 엄마 도와드렸다면서

그 바쁜 가운데  아드님 야무지게 키우신 그 어머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전체 상차림 샷



'남의 집' 자식들을 데려다가 밥을 먹여보니

제 눈에 보여지는 모습들도 제 각각이던걸요

맛있는거 해주셔서 고맙다고 잘먹었다고..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하던 아이,  뭐 도와드릴것 없냐고.. 설겆이라도 하겠다고.. 하는 아이들부터..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들어와서 밥만 먹고.. 또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슬그머니 도망가던 놈들까지..


그래도 아이들이 잡채도 전도 싹싹 다 먹고 가서.. 기분이 아주~ 좋았답니다.

그리고 이번 상차림을 준비하며 제 스스로 '나도 많이 늘었구나~' 느낀게..


며칠전부터 서서히 미리 준비해 놓을 일들부터 그 즉석해서 차려내야 하는 음식들까지 시간배분을 해가며 골고루 준비하니

그렇게 크게 힘들다는 느낌 없이 아이들 16명 어른까지 거의 20여명의 식사를 준비할수 있었습니다.

82생활 10년에 이 정도면 괜찮쥬? 


누군가는 이렇게 '베풀어 줘서' 고맙다 고도 하시지만

이참에 저도 외국에서 명절 분위기도 내고...

좋은 추억도 남기고

정신건강에 도움도 되고 ('역시 난 괜찮은 사람이야' 하며) 


누이좋고 매부좋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이런거 아니겠어요? 


이상 고독이네 명절이야기였습니다.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늬
    '16.2.17 1:04 PM

    와우..큰 일 하셨네요..
    틀림없이 아이들은 그 댁을 나가면서 다짐하였을겁니다.
    음..나도 누군가에게 꼭 이렇게 잘해줘야지~하면서 행복감을 느꼈을거에요..
    한국살고있는 저도 잡채와 떡국보니 또 해먹고프네요..
    비주얼만봐도 대빵 맛난음식임억 틀림없어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2 AM

    수늬님..
    잡채는 자스민님 '잡채완전정복'레시피여요..
    진짜 100%성공레시피입니다..
    고맙습니다.

  • 2. 헝글강냉
    '16.2.17 1:06 PM

    고독님 ㅎㅎ 이렇게 빨리 결심을 실천하시다니 소년공원님 못지않게 대단하세용!!^^
    저도 유학시절 동생 친구들이랑 학교 후배들 종종 초대해서 집밥 하먹이던 기억나요 ㅋ 그때는 실력도 별로였지만 다들 좋아하며 흡입했ㄴ데 ~~ 고독님 정도의 내공이면 얼마나 맛나게들 먹었을지 상상되네용 객지 나오면 집밥이 참 그립죠 역시 ㅎ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3 AM

    헝글강냉님..
    유학생이 다른 유학생들 초대해서 밥을 해먹이시다니.. 살림살이도 변변치 않았을텐데... 헝글강냉님 내공도 대단하실것같아여..

  • 3. 도원댁
    '16.2.17 1:07 PM

    먼저....박수쳐드리고...
    냉장고옆면이 메모판인가보네요.그냥 물걸레질에도 잘지워지나봐요?
    따라하고싶은 아이디어입니당^^

  • 고독은 나의 힘
    '16.2.20 1:40 AM

    도원댁님..
    저건 '윈도우 크래욜라' 라고 물에 지워지는 수성펜 같은건데..
    원래 애들 장난감으로... 창문에 그림그리고 놀라고 나온건데.. 제가 슬쩍해서쓰는거에요..

  • 4. artmania
    '16.2.17 1:55 PM

    그 녀석들 평생 기억에 고독님 떡국 담겨있을 거예요.
    글로만 읽어도 제 마음이 다 훈훈해져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36 AM

    아트마니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추억할때 함께 기억해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습니다.

  • 5. 강물처럼
    '16.2.17 2:00 PM

    고독은 나의힘 님 언제 횡성 가면 뵐라구 했었는데
    기회를 놓쳤네요..ㅋㅋ

    앞으로 여기서 만나야겠어요.

    저도 82쿡 들락거리면서 음식 해 먹어야 할 때가 된거 같네요^^

    애기 데리고 음식도 하시고 대단하시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37 AM

    강물처럼님..
    그쵸... 저희.. 만날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앞으로 82에서 자주 뵈어요... 이스** 언니한테도 안부좀 전해주세요..

  • 6. 시간여행
    '16.2.17 5:15 PM

    고독님 원래 멋진 사람인걸요~~좋은 일 하셨어요^^
    궁디 팍팍~!!!
    추천 팍팍~!!^^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38 AM

    시간여행님..
    제가 원래 촘^^

  • 7. 루이제
    '16.2.17 5:57 PM

    헉..빠르기도 하시네요.
    소년공원님의 친절을,
    더욱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푸시고.
    마음이 참,,아름다워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39 AM

    루이제님..
    친절은 반복되어야 한다!!!
    친절도 결국.. 남한테 베푼것 같지만 저한테 돌고 돌아 돌아오더라구요...

  • 8. 푸르른날
    '16.2.17 7:03 PM

    아이고 이뻐라 팡팡~ 해주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누굴?고명 올린 남학생 아니고 고독님을^^)
    참 이~쁘신 분이에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0 AM

    푸르른날님..
    그 고명올린 학생이요..
    고명 올리고 나서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하더라구요..
    바닥에 흘린거 손으로 쓸어 담고.. 반찬통 뚜껑도 얌전하게 닫아놓고 자기 떡국먹으러 갔더라구요..

    궁디팍팍 때려줬어야 되는데 못했어요.. 아쉬움...

  • 9. 게으른농부
    '16.2.17 9:44 PM

    젊은 친구들에게 큰 힘이 되었겠어요.
    감사한 마음입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1 AM

    농부님.. 고맙습니다..
    그 아이들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한테 좋은 마음으로 대접하는 기쁨을 알겟죠?

  • 10. 강아지궁디
    '16.2.17 10:19 PM

    고독님 덕에 천만년 만의 로그인입니다.
    명절에 따뜻한 떡국에 엄마 손맛 담긴 집밥 먹여주신거
    제 아이들은 아니지만 엄마 맘으로 감사합니다.
    슬그머니 내뺀 어느 녀석의 어미도 고독님 덕분에 가슴 따뜻한 명절 지냈을거예요.
    이리 돌고돌아 따뜻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2 AM

    강아지궁디님..
    슬그머니내뺀 녀석들도.. 아마 인사할 타이밍을 못쳤거나.. 혹은 쑥스러워서 그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멀리 보내놓고.. 어머님들 얼마나 노심초사하실지.. 저도 이제 아이를 키워보니 이제야 조금 짐작해요..

  • 11. 소년공원
    '16.2.18 2:44 AM

    어린 아이 데리고 몸도 무거울텐데 이리 큰 잔칫상을 차리다니...
    장하구려!

    열 몇 살 먹은 손님들은 덩치는 어른이지만, 염치와 인사차리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었겠죠.
    그 아이들이 맛있는 설음식 얻어먹고 훈훈한 마음으로 또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풀고...
    그렇게 온 세상이 조금씩 좋아질 거예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6 AM

    소년공원님..
    이제 몸이 좀 심하게 무겁습니다.
    그래도..'82에서 배운대로' 하니.. 생각보다 많이 힘들진 않았어요..^^

  • 12. hangbok
    '16.2.18 3:24 AM

    수고 많이 하셨어요. 근데, 저 냉장고 문으로 보이는 흰 판에 그냥 글 쓰신 건가요? 와~ 한번도 저렇게 할 생각을 못 했는데, 전 저 아이디어가 대박 좋네요. 지울때 당근 잘 지워 지겠죠?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8 AM

    행복님..
    위에 답글 단것처럼...'윈도우 크래욜라' 에요... 물에 지워지는 마커.. 같은것요..
    그래서 냉장고에.. 장볼 목록 같은것.. 소스 비율 같은.. 온갖 것들을 적어놔요..
    냉장고 아랫칸은 아들놈 전용 낙서칸이고요..^^

  • 13. Horton
    '16.2.18 9:27 AM

    대단하세요~
    음식 하나하나에 아이들 명절 집밥을 먹이겠다는 배려가 스며들어 있어 감동적이에요.
    그나저나 샐러드와 사라다 개그- 제가 대신 웃고가요~ ^_^

  • 고독은 나의 힘
    '16.2.25 5:49 AM

    그 개그는 원조가 부관훼리님 인것을 밝힙니다..
    요즘 아이들은 마요네즈 보다는 드레싱 세대인지..
    그리 인기는 없었어요..

  • 14. 제닝
    '16.2.18 9:52 AM

    TV는 사랑을 싣고... 가 아니라 82는 사랑을 싣고 정도 되겠네요.
    소년공원님과 고독님의 마음이 태평양 건너 저에게도 옵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1 AM

    제닝님..
    82는 사랑을 싣고... 아이디어 괜춘한데요.
    우리 릴레이로 계속 사랑 전달하기로해요.

  • 15. 자수정
    '16.2.18 2:18 PM

    저는 왜 눈물이 날까요?
    감동 받았어요.
    정말 잘 하셨어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1 AM

    자수정님..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듯하신 분이시니 이런 일에 눈물도 흘리시고 그러시겠죠?

  • 16. 솔이엄마
    '16.2.18 7:23 PM

    뜻깊고 보람차고 훈훈하고 즐겁고 따뜻하고 시끌벅적한 설을 보내셨네요. 고독님~^^
    사랑을 널리널리 퍼치!시니 ㅋㅋ 새해 복 듬뿍 받으실 거에요.
    나누고 산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마음먹자마자 실행에 옮기시다니 대단하세요.
    같은 82식구로서 저까지 뿌듯해지는 일입니다.
    고독님~ 한국오시면 꼬옥 연락주세요. 맛나고 푸짐한 해산물 배터지게! 사드릴께용~~^^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20 AM

    솔이엄마님..
    이게 바로 82회원 클라스 아닙니까!!
    그리고 저 진짜 연락합니다..^^

  • 17. 따미샤오미
    '16.2.18 7:32 PM

    멋진일 하셨네요! 저도 짧은기간이였지만 해외에 있을때 일부러 불러서 밥 해서 먹여주신 분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였어요. 저도 그렇게 받은만큼 베풀어야하는데 쉽지 않네요. 밥만 먹고 도망친 아이들도 감사한 마음인데 표현할 줄 몰라 그런건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고 제 아이만은 고맙다고 표현하는 아이로 가르쳐야겠다는 다짐도 들고 그러네요.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19 AM

    따미샤오미님도 외국경험이 있으시군요..
    아마 이미 아드님을 감사인사 잘 하는 아이로 키우셨을듯해요..

  • 18. JUNJUNJUN
    '16.2.19 12:06 AM - 삭제된댓글

    어우 떡국 한그릇에 이놈 저놈 욕들어먹네요.
    떡국 끓여 준 년이라고 하면 기분 좋으시겠어요?

  • 19. Harmony
    '16.2.22 9:26 AM

    저도 미국서 유학생애들이랑 밥먹는 거 몇번해봐서 아는데..
    고독님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대접은 정말 대단합니다.
    멋진 고독님
    엄지 척 입니다!!^^

  • 고독은 나의 힘
    '16.2.25 7:16 AM

    하모니님
    자제분들이 다들 유학생활 하셔서 더 남다르시게써요..
    모두 그동안 82에서 많은 분들께 배운 덕이지요..

  • 20. 열무김치
    '16.3.2 5:14 AM

    타국에서 설 명절 음식을 두 어가지와 떡국을 16명의 유학생들에게........오마이오마이오마이갓 존경합니다.

    저도 그러고 보니 타국서 밥 해멕인 후배들 여태 연락하고 지네내요. 밥은 역시 !!!밥 먹여주신거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된사람이죠 ^^

  • 21. Right_now
    '16.3.13 7:45 AM

    이 글 보고 오신지 한참 된줄 알았는데 입국 동기(?)라니... 반성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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