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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별거 아닌 먹거리들~

| 조회수 : 15,462 | 추천수 : 8
작성일 : 2015-12-20 11:58:52

 

키톡에 먹거리얘기보다 허접한 잡소리만 늘어놓기가 죄송하여

맘먹고 최근에 먹은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어느날 점심에 먹은 김치콩나물밥~

달래양념장 푸짐하게 끼얹어 한그릇만 먹으려다 두그릇 먹고 소화제 찾았던......

 

역시 뼈다귀에는 무우시래기가 들어가야 제맛입니다.

닭먹이로 말려놓은 시래기 훔쳐다가 뼈다귀감자탕~

그야말로 술이 술술 넘어가던......

 

큰누님댁에서 보내준 햅쌀이 다 떨어지도록 쌀을 보냈다는 기별은 없고

내년에는 논농사짓는 분을 바꿔야 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묵은쌀에 서리태며 잡곡 팍팍 넣어 먹는 와중에야 햅쌀이 도착했네요.

 

역시 햅쌀~  맨밥만 먹어도 달착지근합니다.

 

 

어느날인가는 고등어 들이밀며

'나가서 이것좀 구워와 봐~'

 

생선구이는 낯설은 부분이라......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구워가지고 밥상에 올렸더만

뭘 이따위로 구웠냐고......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이 더러운 세상~~~ㅠㅠ

 

 

남 열라 일할때 룰루랄라 도토리 주으러 가더만

몇날며칠 주워 모은것이 에게게~~~

 

우려낸다고 물에 담가놓기를 4박5일이고

갈아서 녹말만드는데 이틀이 걸렸으니

도토리묵은 내년 겨울에나 먹게 생겼습니다.

 

 

올겨울은 최대한 일을 적게 하자는 약속~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한쪽 배추밭은 이제 닭장바닥으로 닭장마당으로 닭똥이 되어 사라져가고

남은 배추밭은 얼지 않도록 비닐을 씌워 줍니다. (그래도 어는건 마찬가지~ㅠㅠ)

 

새 비닐을 쓰자니 아까워 헌비닐 쪼가리를 썼더만

길이가 짧아 가운데는 남겨두고

저쪽밭의 배추가 소진되면 요것부터 처리해야......

 

근디 참 희한한 것이

날씨가 멀쩡하다가도 비닐자락만 만지면 바람이 쒱쒱~ 불어댑니다.

 

 

어느날 아이들이 곤히 잠든 밤에는 출출하지 않냐고 묻습니다.

저는 뭐~ 항상 배가 고픕니다.

 

부엌에서 칼질소리가 요란하더만 골뱅이소면이 등장했네요.

웬일인가 했더만 지가 배가 고파 잠이 안온다고......

 

소면올리고 야채 듬뿍 올리고 원샷원킬~

양배추대신 밭에서 뽑아온 배추속을 썼는데 더 맛이 좋더군요.

 

 

어느날은 요즘 석굴이 제철인데......  한마디 했더만

다음날 시장에서 한망태기 사들고 왔네요.  무거워서 혼났다고......

 

저는 향과 달콤한 맛에 일반 굴보다 석화를 더 좋아하는데

원래 숯불에 구워 먹으려다가 강풍에 추위에~

그래서 솥단지에 넣고 삶았습니다.

 

장갑까지 끼고 칼로 까서 생으로 소주한병~ 하는 사이에

아이들은 마파람에 게눈감추듯 한솥단지를......

 

아내가 또 한솥을 내밀었는데

거기에 소주한병 추가하고나니 아무생각 없고 

아이들도 배가 불러 떨어지네요.

 

참~  저녁준비 않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뜬금없는 건강검진표는 왜 나왔냐면

요즘 콜레스테롤에 신경쓰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더군요.

 

저는 몸에서 이상반응이 없으면 저런 수치에 무반응하는데

계란이나 새우 뭐 이런것들 많이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어쩌구 하잖아요.

 

그런데 맨날 날계란 한두개에 계란후라이, 계란찜 거의 매일 먹는 저는

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일까요?

하긴 높은 것도 있습니다.  HDL이 40 이상이라는데 88 이니까~ ^ ^

 

물론 공장식축산으로 생산되는 계란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지만

우리가 의심없이 먹는 가공식품, 약......  그게 더 무섭다고 봅니다.

 

 

며칠전 노령에 주인 잘못만나 개고생이시던 짚차가 드디어 일을 냈습니다.

등속조인트가 망가져 바퀴에서 이탈~

 

마침 가파른 경사에서 그러시는 바람에 후진으로 6-70미터를 내려와

간신히 동네 어귀에 세워두고 견인차에 실어 보내는데

그 뒷모습이 왜그리 불쌍해 보이던지~~~

 

정비하고 돌아오면 이뻐해주마~ 했는데 개뿔~

오던날로 진창길로 자갈길로......

 

 

차는 퍼졌고 경운기 끌고 다니며 일하기는 싫고......

뜨끈한 방바닥과 친구하며 굴러다니는 차에

심심하면 조기구워서 소주한잔 할텨~?

 

콜이여~

 

달랑 조기 세마리 구워왔는데

고등어 잘못구웠다고 타박하더니 자기는......

 

 

그래도 너나할 것 없이 잘 굽는 것 하나는 군고구마~

화목보일러 연도에 넣어두고 15분이면 환상의 간식이 탄생합니다.

 

딸아이는 두어개 먹고는 엄마아빠 같이 있으라고 비켜주는데

이 찰거머리같은 놈은 지엄마 자기 전에는 안잔다며 끝까지 버티기~

이노무쉐이야~  그러면서 무슨 동생타령을 하고......

 

 

일을 않는다 않는다 다짐을 해도 그게 잘 않되네요.

어제 아침에는 감기기운이 있어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농장에 가서 일하면 말끔해진다고 고집피우고 화목한차 실어왔더만

점심숟가락이 왜 그리도 무겁던지......

 

오후내내 끙끙 앓는 모습에 한없는 자비를 베푸시어

생선회에 낚지 사다가 낚지국까지 끓여 주었는데

대체 무슨 맛인지~  젓가락질 몇번 하다가 이젠 젓가락도 무겁다~

 

방에 들어와 다시 싸매고 드러누웠는데

지들은 식탁에 앉아 맛있네 어쩌네 하면서 화기애애하더라는~~~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nana
    '15.12.20 12:16 PM

    이야 멋지게 사십니다. 저도 굴과 고구마 하나ㅜ먿고싶네요.

  • 게으른농부
    '15.12.25 1:20 PM

    시골에서 살면 자동으로 이렇게 되더라구요. ^ ^

  • 2. 찌나
    '15.12.21 4:45 AM

    오늘 글 너무 잘 읽었숩니다.
    결국 댓글을 쓰게 하시네요 ㅎㅎ
    미국에선 저 노랗디노란 고구마는 정녕 찾을수없는지 ㅠ.ㅠ
    저도 나중에 리타이어한후엔 남편이랑 시골에서 게으른 농부님처럼 오손도손 살고싶네요

  • 게으른농부
    '15.12.25 1:21 PM

    저는 좀 특이한 체질이라 그런지 도시에서는 답답해서 살기가 힘들더라구요.
    사람은 그저 물맑고 공기좋은 시골에서 살아야...... ^ ^

  • 3. 써니
    '15.12.21 9:48 AM

    글 읽은 소감

    1. 고등어 타박하던 마나님 굴비 굽는 솜씨... 굴비가 불쌍해 보입니다.

    2. 동생 기다리는 아드님, 억수로 미남 입니데이.... 영화배우로 길러 보이소.
    (농부님네 유전자의 힘이라고 하기엔 억수로 우월한 2세가 태어난거 아닙니껴?)

    3. 글 솜씨는 언제 읽어봐도 재미있습니더.... 책으로 엮어서 한번 출간해 보이소.

  • 게으른농부
    '15.12.25 1:23 PM

    ㅎㅎㅎ 그렇죠? 굴비가 너무 불쌍하죠? ㅋㅋㅋㅋ
    아들녀석은 지 외할아버지 판박이입니다. 하는짓까지......
    글솜씨는 칭찬은 감사한데 책까지 냈다가는 망신살이...... ^ ^

  • 4. 모란
    '15.12.21 12:18 PM - 삭제된댓글

    게으른 농부 일기
    곧 출간을...
    베스트 셀러 되면 농사 안 지으실 건가요?

  • 5. 모란
    '15.12.21 12:21 PM - 삭제된댓글

    게으른 농부 일기
    곧 출간을... 사진도 넣어서
    베스트 셀러 되면 농사 안 지으실 건가요?

    굴에 노란 고구마 굴비에 영화배우 같은 아드님에..

  • 6. 모란
    '15.12.21 12:24 PM - 삭제된댓글

    게으른 농부 일기
    곧 출간을... 사진도 넣어서
    베스트 셀러 되면 농사 안 지으실 건가요?

    익은 고구마 색 환상적입니다^^

  • 7. 모란
    '15.12.21 12:28 PM

    게으른 농부 일기
    곧 출간을... 사진도 넣어서
    베스트 셀러 되면 농사 안 지으실 건가요?

    익은 고구마 색 환상적입니다^^
    게으른 농부네 장남도 환상적으로 잘 생겼습니다^^

  • 게으른농부
    '15.12.25 1:24 PM

    에휴~ 책내는 것 보담은 그저 땅이나 파고 달구들 꽁무니 바라보는게 더 좋습니다. ^ ^
    고구마는 역쉬~ 구워야......

  • 8. 다아시부인
    '15.12.21 2:37 PM

    저도 군고구마에 그만 한 마디 하고 갑니다 ㅎㅎ. 뭔가 군불이 늘 있는 삶.. 다른 것이 다소 부족해도 그것을 견디게 할만 합니다. 부러워요.

  • 게으른농부
    '15.12.25 1:25 PM

    ㅎㅎ 맞아요. 군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맘 한켠이 훈훈하더라구요. ^ ^

  • 9. 불면증
    '15.12.21 5:22 PM

    아 저 고구마... 한입만 먹어봤으면.....
    달콤의 끝판왕일것 같아요^^
    농부님 글을 읽고나서는 계란을 보면 가끔 농부님이 생각납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같은지역에서 농사지으시는분들의 직판장이 농협슈퍼 한켠에 마련되어있어요.
    방사유정란을 파시는데 가격이 비교불가이긴 하지만 , 거기서 사다먹어요
    좋은 글 늘 고맙습니다~~

  • 게으른농부
    '15.12.25 1:33 PM

    닭을치고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가 접하는 먹거리들 혹은 사람의 탐욕이 도를 넘었구나 싶더라구요.
    저희도 한알에 천원씩 받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예요.
    여기에 글을 올리는 이유도 아내, 엄마들이 현명하게 먹거리를 선택하지 않으면 온가족의 건강
    심지어는 다음세대의 건강까지 망치게 된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어서입니다.

    진짜채소가 그렇게 푸르지 않듯 진짜계란도 겉보기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죠.
    현명한 소비를 하신다는 것에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좋은 소비자가 없으면 좋은 생산자도 설 자리를 잃으니까요. ^ ^

  • 10. 고독은 나의 힘
    '15.12.21 8:15 PM - 삭제된댓글

    에이구 그래서 지금쯤 아픈건 뚝 떨어지셨는지요?
    저는 저기 달래양념장 얹은 콩나물 밥에 젤루 식욕이 돋았습니다.. 이번에는...

  • 11. 고독은 나의 힘
    '15.12.21 8:19 PM

    에이구 그래서 지금쯤 아픈건 뚝 떨어지셨는지요?
    저는 저기 달래양념장 얹은 콩나물 밥에 젤루 식욕이 돋았습니다.. 이번에는...

    키톡에 대표 사모님이 계시다면

    부관훼리님 사모님과 더불어.. 키톡에 '남편분의 묘사'로만 등장하시는 농부님 사모님..

    진심 어떤 분이실까 궁금해요..

  • 게으른농부
    '15.12.25 1:36 PM

    덕분에 몸은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아내와 결혼한 것은 제 삶에 최고의 행운이었다 싶어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죠. ^ ^

  • 12. 솔이엄마
    '15.12.21 10:19 PM

    농부님께서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신나게 보다가,
    어제 끙끙 앓으셨다하니 맘이 짠해집니다ㅜㅜ
    요즘 감기몸살이 오래간다는데, 일 좀 줄이시고
    얼른 쾌차하세요~~^^
    귀여운 아드님, 고구마 먹는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와요~^^

  • 게으른농부
    '15.12.25 1:37 PM

    그러게요. 요즘 감기몸살이 끈질기게 따라붙네요.
    푹 쉬고 바로 낫기는 했는데 아직도 쬐끔 여운이 남아 있어요.
    덕분에 요즘 일좀 덜하면서 탱자모드로 가는 중입니다. ^ ^

  • 13. 소년공원
    '15.12.24 12:01 PM

    고구마 먹는 아드님이 완전 꽃미남이네요.
    저번에 따님도 엄청 미인이더만...
    그 와중에 셋째라뇨?
    참 욕심도 많으셔라...
    ㅎㅎㅎ

    그나저나, 달래는 명왕성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일까요?
    달래간장에 구운김싸서 먹고싶은데...

  • 게으른농부
    '15.12.25 1:39 PM

    원래 저는 아이가 셋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아내가......
    그러더니 지금은 후회하더라구요. 하나 더 낳을걸 하고...... 하지만 이젠 늦었죠.

    달래를 마당한켠에 심어 두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지구와 환경이 달라 않될라나요? ^ ^

  • 14. 부관훼리
    '15.12.24 3:12 PM

    고소~한 밥냄새와함께 보들보들 몰랑몰랑한 햅쌀밥맛을 상상해봅니다...
    츄릅... ^^

  • 게으른농부
    '15.12.25 1:43 PM

    ㅎㅎ 저는 지금도 밥짓는 냄새가 그렇게 좋을수가 없어요.
    어렸을때 동네아저씨 벼벨때 잠깐 도와드리고 얻어먹었던 햅쌀밥의 맛과 향이 아직도 생생하고요. ^ ^

  • 15. hangbok
    '16.1.7 10:58 AM

    첫 사진 비빔밥인가요? 맛있게 보여요... 출출..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16. 열무김치
    '16.1.8 7:16 AM

    진지하게 읽다가 동생 타령함서 잠도 안 자는 막내 아들 땜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고구마 익는 냄새 그리워요.

  • 17. 길손
    '16.1.9 9:40 PM

    이런저런 이야기속에 도움되는 말씀이 많습니다
    미래 언젠가 제가 귀촌한다면,멘토로 삼고 싶습니다
    간혹이지만 살포시 한꼭지 글 올려주시면,바람처럼 와서 말없이 보고가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건승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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