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갱시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은하수님 어떠실지 모르지만 은하수님의 글에 갱시기 사진<후원>하며 드립니다.
갱시기를 못 먹어 본, 못 드셔 본 분들을 위한 저희 친정의 갱시기입니다.
갱상도 보리 문디-이인 친정 식구들은 갱시기를 좋아하셨습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갱시기를 끓여 주지 않는다고 엄마를 타박하기도 하셨지요.
당시엔 멸치, 다시마를 갖춰 놓고 끓이진 않았습니다.
시원한 속풀이용으론 단지 김치과 콩나물이면 그만이었지요.
김치는 중간부분이 적당합니다.
김치도 숭덩숭덩
콩나물도 넣고 한소큼 끓이는 동안,
그 사이 갱시기에 넣을 수제비 반죽을 해둡니다
수제비 반죽이 여느 반죽과 다르지요?
친정어머니는 밀가루 반죽을 저렇게 묽게하셨습니다.
일이 많고 바쁜 시절 반죽을 치대어 숙성시킨다는건 엄두도 못내던 시절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른 집 갱시기와 친정 갱시기의 차이라면 고구마를 큼지막하게 썰어서 넣는다는 겁니다.
그맘때쯤 갱시기를 좋아할 나이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갱시기가 제 입에 먹을만하였던 것은 달큰하게 익은 고구마를 건져 먹는 맛이라고 할까요?
콩나물이 한고큼 끓여져 비릿내가 가셨을 즈음
찬밥 한덩이 넣고 끓여줍니다.
위에 묽게 반죽해둔 밀가루를 한숟가락 떠서 다른 숟가락으로 두어번 갱시기에 떨어트립니다.
음식점의 쫀득한 수제비를 먹을 때 부름부름하게 부드러운 갱시기 속의 수제비가 생각나는 이유는
어린시절의 맛을 기억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시절 좋은 지금도 전 묽은 반죽을 숟가락에 떠서 뚝뚝 떨굽니다.
고구마도 넣고-
국수도 반으로 잘라 넣습니다.
은하수님 갱시기완 사뭇 다르죠?
고구마와 국수가 익을 즈음
약간의 고춧가루와 파, 마늘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모든 재료를 조금씩 넣었는데도 몇 인분은 나옵니다.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이마에서 땀이 주루룩나오는게 몸이 편편찮을 때 안성맞춤인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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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시기 끓여주지 않는다고 엄마에게 성화를 부리셨던 그립고, 보고 싶은 먼 길 떠나신 내 아버지에게 한 그릇 떠 드립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