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뜨거운 햇살에 곶감이 마르고 있어요.
지리산에서 불어오는 깨끗한 바람이 곶감 건조를 돕고요.
아직 우리농장의 감은 수확되지 않아서
지난해 구입했던 청도반시를 올해도 구입해서 열심히 깎았습니다.
데크에 빨래 건조대를 아예 튼튼하게 고정하고
전선으로 얼기설기 곶감 걸이를 만들었고요.
올해는 작년과 달리 곶감을 꿰는 플라스틱 꽂이도 구입하고
내년부터 수확을 예상하고 있는 우리농장 감으로 곶감을 깎아야 하니까 연습도 할 겸...
작년에 800여 개를 말려서 여기저기 나눠먹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감값이 조금 인상되어 숫자를 줄였습니다.
혼자 열심히 깎습니다^^
내가 도와주려 해도 사양합니다.
감 껍질을 얇게 깎지 못 한다고 구박하면서 말이죠.
이런 일 하는 것도 타고나는 천부적 소질이 있는지
종이같이 아주 얇게 잘도 깎습니다.
그리고 가지런히 채반과 건조대에 내 널고 들여놓고를 매일 반복합니다.
어찌보면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많이 귀찮을 일인데도 매년 하려고 고집을 부립니다.
이번에는 올 봄 우리집에 민박손님으로 다녀가신 `인텔리 할머니`께 조금 팔아야 합니다.
며칠 전 그 할머니로 부터 전화가 왔거든요.
캐나다에 있는 딸과 통화하시면서 곶감이 먹고싶다고 하셨더니
따님께서 어머니와 같이 다녀온 지리산 진이네민박집에 연락하라 하셨답니다.
할머님 전화를 받고 바로 청도에 주문을 하고
요 며칠 동안 하루에 두 박스씩 택배로 받아 깎고 널고...
가지런히 마르고 있는 곶감을 보니 가을정취가 물씬 납니다.
얼른 우리농장의 감이 주렁주렁 달려 좋은 분들과 나누어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농약은 단 한번도 치지 않았고 거름도 외부에서 반입하지 않았습니다.
전년도에 호밀을 심고 그것을 서너 번 베어주면 썩어서 거름이 되는 거죠.
일명 자연농법이라고 하던가요...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려주는 그런 농법.
다만 아직 수확을 하지 않았기에 감의 품질이 어떨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곶감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푸근한 마음으로 행복해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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