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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때늦은 밥, 김치, 넌출월귤 강

| 조회수 : 7,893 | 추천수 : 175
작성일 : 2009-10-16 00:06:16


점심 식사 맛있게들 하셨는지요? 저는 밥, 국, 반찬이 한 상에 차려져서 말뜻 그대로였던 백반을 먹었습니다. 매운 소고기 무국이 잡곡밥과 함께 나왔는데 식은 국을 뜨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몸이 찬 편이어서 그런지, 가을만 접어들어도 밥보다도 푸르르 끓는 국 쪽에 서게 됩니다. ^^    

.....요쯤 쓰고 잠깐만, 하곤 하던 일로 돌아갔는데 그새 밤이 깊네요. 까무룩...  


늦은 퇴근일 게 뻔해서 일찌감치 전화로 저녁은 알아서 먹으라 해 두었습니다. 김밥 두 줄 사서 우동하고 먹었답니다.

어제 남편이 포도 두 박스를 껴안고 들어왔습니다. 한 박스 사면 한 박스 더 주길래 그랬답니다. 끝물이면 어떠리 맛만 꿀물이다, 그런 표정 써 붙이고서 앉아 아이랑 같이 고개도 안 들고 포도를 먹고 있습니다. 그 곁에서 간단히 제 밥상을 차렸습니다.  

아침 밥 남은 것하고, 냉장고 안을 보니 간당간당한 떠먹는 요거트가 있길래 그거 치울 요량으로 단감 반개 썰어서 끼얹어 샐러드, 매실 장아찌, 그리고 지난 추석에 받아 온 알타리 김치랑 오이 소박이 조금씩 덜어내는데...불현듯 김치 단상이........  


지금이야 사는 게 이렇지만^^,  김치는 항상 담가서 먹었습니다. 갓 담근 김치는 남편이, 포옥 익은 김치는 저와 아이가 좋아해서 김치만큼은 쉬지도 않고 거르지도 않고 이어가며 먹었습니다.

그렇게, 저희에겐 그 좋은 김치가 하필 먹을거리, 그걸 맛깔나게 하는 솜씨, 그리고 먹음새를, 말하자면 본령으로 삼는 여기서 도마에 오르내리게 되다니, 아 정말 이 필수로 좋은 김치에 왜 어울리지 않는 불미스런 일인가 싶어 유감천만입니다.  

수도를 열고 거품 내어 설거지 하는데도 또 생각나는겁니다. 축 처진 오늘의 나처럼 다들 사느라 먹고, 먹자고 살고 그러할 터인데, 왜 그 기본에다 대고 맑네 아니네 소리가 오가게 되었는지 흑백이 분명히 밝혀질 일이다....제 일도 아니거늘 불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먹을거리, 씻기, 깨끗함, 믿음, 돈, 가을, 10월.....

부엌 불끄기 전에 퍼질러 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있자니 이런 말들과 함께 떠오르는 게 있었습니다(전날 받은 전에 살던 곳 이웃이 보낸 카드 생각이 난 것이겠지만요). 제 부엌에서 나온 건 아니지만 업어온 사진이나마 보아주세요.
  

저는 크랜베리를 우리말로 넌출월귤이라 한다는 걸 몰랐습니다. 사실 미국 본토 음식이란 건 없어. 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왔으니까 말야. 하는 소릴 자주 들었는데 그럴 때 대응으로 쓸 만한 답이 크랜베리라는 거, 그것도 이사 가서야 알았지요. 전 세계에서 크랜베리 많이 나기는 북미, 미국이 으뜸이라 하더군요. 따지자면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하고 토착 인디언들에게로 주인 이름은 돌아가야겠지만요.

어디서나 신기함을 자아내는 광경은 있기 마련인데요, 저는 크랜베리 수확이 그리 진기했습니다. 깜짝 놀랄 만큼 기발해 보였어요. 정말 신기했지요. 밑의 얘기 좀 읽으시고 그 아래에 제가 업어온 사진들 구경해 보세요. 저에게만 그런지요...

크랜베리는 9월에서 10월 말 사이, 그러니까 바로 지금 요때 수확하는데 그 모습이 일품 장관입니다. 습지에서 잘 자라는 성질을 이용했다는 것도 참 기발하고요. 방법인즉슨, 익은 넌출월귤을 손으로 일일이 따는 게 아니라 습지에서 잘 자라는 성질을 이용한 거죠. 낮은 곳에 크랜베리를 기르고, 때가 되면 과수원 전체에 물을 채워서 통째로 몽땅 잠기게 하는 겁니다.

이제 자연의 기발함^^이 끼어듭니다. 우리네 경운기 비슷하게 생긴 타작기로 크랜베리 가지를 쳐 주면, 제 몸 가운데가 비어 있는 크랜베리가 통, 통, 물 위로 떠오르는 겁니다. 그렇게 넌출월귤 강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럼 일꾼들이 저렇게 울타리를 치듯 열매를 한 곳으로 몰아갑니다. 그런 뒤엔 다시 기계로 바람과 수압을 이용하여 겉에 뭍은 지저분한 것들은 날리고 열매만 위로 아니면 옆으로 끌어 올립니다.



















꼭대기의 사진에 보이는 저 둥실 뜬 넌출월귤들...자연이 만든 루비의 강 같고, '빨갛다'의 실현 같고...사진들을 워낙에 잘 찍어 두어서 더 극적인지도 모르지만, 보고 있으면 정말 감탄스러워집니다. 크랜베리를 준 자연도 기발하고, 이런 식으로 수확하는 생각을 해 낸 농부도 기발하고, 저리 얻은 크랜베리로 파이를 만들고 쥬스도 만들고, 사과와 버무려 내는 솜씨까지 정말 다들 한 기발합니다. 이 중에 어느 하나라도 덜 기발했다면 얼마나 아쉬울까...싶어질 만큼요.


아이고 이것 좀 썼다고 밤이 깊다 못해 꼴딱 넘어갔네요. 세수도 안 했는데...^^;;;

마무리 코스로 옛 분의, 하지만 전혀 뜻 바랜 데 없는 말씀을 내 볼까 합니다. 딱히 특정 대상이나 무엇을 지칭한다 생각하지 말고 의도 없이 읽어가다 보면 한줄 한줄이 와 닿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끄덕끄덕...하게 되고요.

저희들이 간사해지지 않도록 주인은 객을, 나는 남을, 그리고 내가 나를 잘 감독하면서 장도 서고, 살림도 돋보기하고 자유로 게시도 하고 그랬음 좋겠습니다.  ^^    


사람을 간사하게 만드는 것들
                         정약용, 다산논총

-사람이 반드시 간사한 것은 아니지만 간사한 짓이 일어나기는 쉽다.

첫째, 맡은 일이 작은데 재주가 넘치면 간사해진다.
둘째, 지위가 낮은데 지식이 높으면 간사해진다.
셋째, 수고한 것은 적은데 소득이 높으면 간사해진다.
넷째, 나는 제자리에 있는데 나를 감독하는 사람이 자주 바뀌면 간사해진다.
다섯째, 나를 감독하는 사람이 정직하지 않으면 간사해진다.
여섯째, 내 패거리가 아래에 많은데 윗사람이 외롭고 어리석으면 간사해진다.
일곱째,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보다 약해서 내 잘못을 고발하지 않으면 간사해진다.
여덟째, 다 같이 법을 어겼는데도 서로 버티면서 고발하지 않으면 간사해진다.
아홉째, 염치를 모를 정도로 형벌이 가벼우면 간사해진다.
열째, 간사한 짓을 하지 않았는데 간사하다 하면 정말로 간사해진다.




*사진은 google.com에서 cranberry harvest, cranberry bog, cranberry cooking 같은 말들 넣고 검색한 뒤에 봐 가면서 일이삼등 순서대로 업어온 겁니다. 동영상도 있으니 활동사진^^으로 크랜베리 수확 장면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구경해 보세요.  

내셔널 지오그라픽-크랜베리 수확(짧은 영상)

유튜브-크랜베리 수확(긴 영상)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비샤넬
    '09.10.16 12:33 AM

    진짜 충격 사진이네요~ ㅋㅋ
    넘넘 머리 좋은 수확법이에요 어쩜!
    빨간 크랜베리 강!
    먹어본적은 없는 과일이지만
    강에서 맛있는 과일향이 날것 같은^ ^
    생각만 해도 달콤해요^ ^

  • 2. 임부장와이프
    '09.10.16 12:49 AM

    크랜베리에 엽산이 많이 들었대요.
    임신한 분이나 유산기가 있으신 분들 드시면 좋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쥬스로만 만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해요.
    크랜베리 채취모습이 장관이네요.
    정말 신기해요.
    땅이 넓어서 그런지 멋진 그림이 되는군요.

  • 3. 천사마녀
    '09.10.16 12:58 AM

    우왕 저 늪(?)에 빠져 샤워하고 싶어라 ㅎㅎㅎㅎ

  • 4. 소박한 밥상
    '09.10.16 1:26 AM

    사진이......... 장관이라............ 내쇼날 지오그래픽 ..........스럽습니다 !!!!!!! ^ ^

  • 5. 꽃잠
    '09.10.16 8:34 AM

    서버에 쇠고기 등급을 요구하면 알려줄거에요

    미국이랑 한국이 매기는 등급이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홍보하는
    미국산의 초이스 급은 한우의 1등급과 2등급 중간쯤 되는 질나쁜 녀석이죠

  • 6. blogless
    '09.10.16 8:43 AM

    외국에는 굿모닝~ 요런 말이 있어서 하이! 하는 거랑 다르게 아침의 느낌을 표현하도록 해 주는데, 우리네 안녕하세요? 는 아침에 꼭 맞는 인사말 같지 않아서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기침하셨는지요....는 너무 무겁잖아요. 잘 잤니? 잘 주무셨어요? 이건 또 좀 약간...;; 아무튼...안녕하세요?^^

    아침에 읽은 댓글 읽고서 본문에 사진도 추가하고 동영상 보실 수 있는 사이트 주소도 연결해두었습니다. 눌러서 보시고 더 보시고 그래주세요. (출근했으므로 말은 짧아야 합니다.^^)

  • 7. 여인2
    '09.10.16 9:56 AM

    와아~ 정말 장관이네요~

  • 8.
    '09.10.16 10:33 AM - 삭제된댓글

    꼭 받고 싶으세요? 차라리 지금처럼 지내시는게 편할 수도 있어요.
    제 경우 손아래 시누가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이혼해서 시가에서 애랑 같이 살아서 제사, 명절에 가면 어쩔수없이 한집에 있어야 하죠.
    그렇지만 서로 말 안하고 눈도 안마주춰요. 제가 갔을때 자기가 설겆이하고 있었으면 그냥 계속 등돌리고 설겆이 하다가 방으로 휙 들어가더라구요.
    저는 시누와 말 섞기 싫고 인사 주고받고 하기도 싫던데.. 모든게 남자같고 목소리도 쩌렁쩌렁해서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목소리도 듣기 싫거든요.
    시가 가면 그냥 모든 면에서 미친듯이 도 닦는거예요..

  • 9. aloka
    '09.10.16 10:52 AM

    아이를 두시간이나 그것도 밖에 혼자 놔둔다는건
    친할머니아니라 친엄마라도 잘못된거 아닌가요?

    여기 베이비시터들이 아이 안보고 게시판 보는 분 많은거 같아요.

  • 10. 미조
    '09.10.16 11:57 AM

    너무 멋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1. blogless
    '09.10.16 2:29 PM

    aloka 님이랑 꽃잠 님 덕분에 저 공부했네요. 넌출은 덩굴을 뜻하고, 월귤은 초여름에 빨간 꽃이 조그맣게 피고, 가을이면 빨갛게 신맛 나는 열매가 달리는 진달랫과의 늘푸른좀나무를 칭하나 봅니다. 크랜베리의 한글명은 '애기월귤' 혹은 '넌출월귤' 이렇게 둘 있다고 하고요. 북한에서는 넌출월귤이 천연기념물이라네요. 화분 아래 작은 연못 만들어 넌출월귤 둥둥 떠다니게...는 상상만 해도 예쁘네요. 꽃잠 님 우리말 이름도 참 예쁘고...

    임부장와이프(히히 나중에 사장님으로 승진하시면 이름 바꾸시겠네요?)님, 아, 그렇군요. 저는 크랜베리 즙인지 액인지로 만든 알약 한 통 전립선 기능이 약하신 아버지께 부쳐드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좋은지 몰라서 그러셨다기 보다 그냥 마음으로 받으신 것 같아요. 챙기는 사람 없어서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나와서 보니 거의 안 드셨더라고요. ^^;;

    비비샤넬 님, 크랜베리...안 달콤이고 아싸싸 쿡, 시큼..그쪽이에요. 새콤이면 그나마 다행이고요. ^^ 저는 그대로도 잘 먹는 편이었는데 제 집 인간들은 졸이거나 쥬스로 즙을 내서 권해도 썩 맛있다 하지 않데요.

    천사마녀 님이랑 소박한 밥상 님 댓글 읽고 사진하고 동영상하고 추가해 두었는데, 잘 보셨어요? 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버전 짧은 영상보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던 긴 영상(그림!)이 더 분위기 있고, 상세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여인2, 미조, 루 님 저도 그래요. 다시 봐도 신통합니다. 즐겁게 보아 주셨다니 업어온 보람 있고 즐겁습니다. ^^

  • 12. 파란토끼
    '09.10.16 3:17 PM

    오션스프레이 광고 사진 같네요^^
    처음에 광고 보면서 전 크랜베리 공장에서 물에다 저렇게 씻나보다..그랬거든요,
    나중에 알고 나서 아.. 했지만요.

    크랜베리가 여자한테 좋다나봐요, 그래서 추출물로 영양제도 만들고요.
    전 가끔 쥬스 사 마시는데, 남편이 영 안 좋아해서 요즘은 건크랜베리를 먹습니다.
    아마 한국에도 코스트코에 가면 건크랜베리 팔 것 같은데요, 건포도마냥 그래요.
    제 입맛엔 더 새콤하고 맛있고요.

    멋진 사진과 글 고맙습니다.

  • 13. 노랑감귤
    '09.10.16 4:13 PM

    글 감사합니다.

  • 14. 윤주
    '09.10.16 4:18 PM

    건 크랜베리 좋아해서 먹다보면 작은봉지 하나 거뜬하게 치우니까...
    그렇잖아도 뱃살 불룩한데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칼로리 높다고 야단하네요....누군 누구겠어요 울딸이 잔소리 하죠.

  • 15. 오렌지피코
    '09.10.16 5:38 PM

    올 여름부터 작은 미니포트에 들어있는 넌출월귤 두포트를 키우고 있어요.
    한포트에 세주가 들어있다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아주아주 가느다란 긴 가지가 세개드라구요.ㅜㅜ
    잘 자라면 넝쿨처럼 늘어져서 이쁘다고, 또 내심 몇해 잘 키우다 보면 빨간 열매도 따먹어봐야지, 그럼서 키워요.ㅎㅎㅎ
    저렇게 크랜베리가 강처럼 늘어져 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네요. 아~ 너무 이쁘다...

  • 16. ssac
    '09.10.16 5:55 PM

    넌출월귤 화초로 키우는데 이게 식용인지도 몰랐어요ㅎㅎ
    열매가 넌출거려서 넌출인줄 알았는데... 많이 배워요.
    북유럽에선 빗같이 생긴걸로 줄기를 훑어서 열매를 따던데
    미국은 머든 대규모로 하네요.
    정말 아름다워요.

  • 17. 단ol
    '09.10.16 8:35 PM

    우와.....사진 정말 장관이네요.....멋있어요..!!
    빨간 카펫트같은 느낌..한번 누워보고싶네요 ㅋㅋㅋ

  • 18. 김선아
    '09.10.16 8:45 PM

    미쿡살암들이 크랜베리쥬스를 그리 잘 먹는 이유를 이제 알았네요. 크렌베리 수확을 저렇게 하는군요, 좋은 사진, 유익한 설명 감사해요~

  • 19. blogless
    '09.10.16 10:58 PM

    저는 오늘 좀 일찍 퇴근했습니다. 어제와는 반대로 오늘은 남편이 늦겠다고 전화를 걸어왔어요. 그래서 남은 아이와 저, 둘만의 저녁으로 베이컨을 넣은 김치 볶음밥에 감자 샐러드를 했고, 꿀과 간장,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고 닭다리를 졸였습니다. 오이 피클과 과일을 곁들여 상을 차리는데 아빠 좋아하는 반찬 하나 빠진 자리에 녀석 좋아하는 걸 하나 더 한 것뿐인데도 아이 먹을 게 뭐가 좀 많아 보이는 것이 특별한 날이라도 된 기분이었습니다. 온니 님들, 저녁은 맛있게 드셨는지요?

    파란토끼 님, 크랜베리가 여자에게 좋군요. 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여자들에겐 그렇게 좋은 거 아니어도 그냥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씩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고 무위를 약속해준다면 다들 날아갈듯 아름답게 살 것 같아요.^^ 외국에 계신 것 같네요. 그렇다면 크랜베리는 싱싱한 걸로 사서 드세요. 건포도나 건크랜베리나 건자두나, 자연에서 딴 상태일 때보다 열량이 최소한 열 배는 더 된다고 들었습니다. 보존료나 인공 첨가물도 쓴다고 하고요. 그러므로 윤주 님께선 따님에게 용돈으로 응답하셔야 응당하실 듯합니다. ^^

    여기 오면 말로는 못하고 가만히 놀랄 때가 많아요. 이 여자들, 이렇게 사는 걸 내가 몰랐구나 싶어져서요. 바질 기르는 분들 계신다는 걸 알았을 땐 크게 놀라지는 않았는데(큰 놀라움 주신 분은 바질 페스토에 밥 비벼 드셨다던 모 님이십니다^^), 넌출월귤을 화분에 담아 기르는 분들이 계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오렌지피코 님의 글 어딘가에 곧 크랜베리가 아니라 넌출월귤이란 말이 올려질(아이싱?^^)올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ssac 님, 그러게요. 어디 크랜베리뿐이겠어요. 덩치로는 이 동네에 덤비기가 참...^^;;; (북미에서 손으로 따거나 긁어내려 따는 크랜베리들은 가공용 말고 생식용으로 비싼 값에 넘겨진다고 들었습니다.)

  • 20. blogless
    '09.10.16 11:09 PM

    김선아 님, 처음 크랜베리 쥬스 먹던 날 전 은근히 기대했어요. 머리로야 신맛일 줄 알았지만, 혀가 모르니까 묘하게 기대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실망했지 뭐예요. 핑크레모네이드 맛이랑 비슷했거든요. 농축액 쥬스 따위란 역시 믿을 게 못 돼...만 재차 확인했지요. 그 뒤에 신선한 크랜베리 쥬스를 마실 수 있었는데, 그때라야 좀 흡족했습니다. 단맛이 도는 무늬만 신맛 크랜베리는 제 맛이 아니라 말리거나 짤 때 뿌린 설탕 맛인 것 같아요. 그러니 포도나 복숭아나 살구하고 차이도 없고요. 있다한들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고...역시, 무섭기는 설탕이 진짜 무서운 것 같아요. 이 순간 쥬라기 공원의 마지막 장면이 느닷없이 떠오르네요. <설탕이 지구를 지배할 때>플랭카드 휘감고 포효하는 공룡 설탕 회사들~^^

    단ol 님, 저는 정말 사진기랑 사진사들 솜씨도 명물 같아요. 저런 장면도 저리 예술로 찍으니까 빨간 카펫이라고 착각을 불사하게 하잖겠어요? 그나저나...한번 누워보고 싶으시다니...넌출월귤처럼 위로 떠올라주시면 완전 그림이요 예술이겠는데 만일 그대로 꼬로록 하신다면....^^

    노랑감귤 님, 크랜베리 거둬들이는 사진이랑 설명과 함께 제가 말해보고 싶었던 것들, 하지만 정색하거나 글자에 힘주거나 그러지 않고 밥상 놓고 마주 앉아 한 수저씩 뜨며 가만히 전하고 싶었던 것들, '나 읽었어요' 해주신 것 같아요. 저도 감사합니다.

  • 21. 블루
    '09.10.16 11:45 PM

    우와, 일하시는 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진으로 보는 모습은 정말 너무 멋져요^^

  • 22. 얼음동동감주
    '09.10.17 3:01 AM

    정말 정말 신기해요~!! 예전에 파인애플 나무?? 암튼 파인애플이 나무에서 주렁주렁 달린게 아니란걸 사진으로 본이후 식물을 보고 놀란건 이번이 처음이네요.ㅎㅎ 아~~주위사람들한테 말해줘야겠어요.ㅎㅎ
    넌출월귤이란것도요~ㅎㅎ

  • 23. blogless
    '09.10.17 12:01 PM

    어떤 사진에서든 여자 일꾼이 잘 안 보이는 걸로 봐서는 육체적으로 가벼운 일은 아닐 것 같지요. 블루 님 말씀대로, 저게 딱 백조 풍경 같습니다. 속사정이야 몰라도 보이는 풍경은 진짜 아름다우니...

    끼리끼리 모이는 건가요? 넌출월귤에 필적하는 이름을 가진 온니들이 자꾸 와 주시네요. 얼음동동감주,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이야 말로 끝내주지요. 제 외할머니께서 단술을 참 잘 뜨셨는데 그땐 아무 눈길도 드리지 않았던 거, 이제와 레시피네 식감이네 하려도 해도 아무 소용 없네요...

    저는 늦은 아침을 먹어서 점심은 건너 뛸 것 같습니다. 여러 분들 주말 점심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 24. 꽃잠
    '09.10.17 1:42 PM

    빨간 강물이 머릿속에 내내 남아 있어 다시 똑똑~^^

  • 25. 러브미
    '09.10.17 3:34 PM

    추천부터 하고 로긴했네요.정말 장관인걸요?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았습니다.
    건크랜베리 베이킹할때만 사용했었는데 몸에 좋다니 보이면 먹어줘야겠어요^^

  • 26. 지나
    '09.10.18 1:06 AM

    저는 크랜베리 하면..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찬 베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그 피가 묻은 옷(? 이었나 시트였나?)을 세탁소에 맡기고 놀래는 사람한테 크랜베리 쥬스를 흘렸다고 둘러대던 기억이 나요. 크랜베리가 뭔지 몰랐을때여서 정말 피처럼 붉은 색의 과일인가보다 생각했었지요. 요즘은 그때보단 쉽게 접할수 있어서 알고 나선 놀랐지요. 이리도 잎도 귀엽고 예쁜 과일이구나.제가 가입한 허브키우는 까페에서 블루베리랑 같이 많이들 키우시는데 저도 꼭 키워보고 싶은 아이에요^^ 좋은 사진과 글 잘봤어요^^

  • 27. 강효순
    '09.10.18 6:33 AM

    글을 참 멋지게 쓰세요..82쿡 글올리시는분들은 어쩜 글들두 그리들 잘들 쓰시는지...ㅠ..ㅠ
    붉은강을 쉽게 잊을수가 없을것 같네요..^^

  • 28. 블루벨
    '09.10.18 10:19 AM

    82쿡에 오면 정말 소소한 것들이지만 잘 배우고 갑니다.^^

    크랜베리 먹으면서도 별 감흥이 없었는 데 위에 올린 사진 보고
    동영상 보고 나니 넌출월귤하면서 눈도 한번 더 주고
    손도 한번 더 갈 것 같네요.^^ (우리집 간식으로 흔한 건과일중의 하나랍니다.)

  • 29. blogless
    '09.10.30 12:49 PM

    지나 님 그런데요, 베리들이 물들면 일이 복잡해지기는 하더라고요. 블루베리도 물이 들면 어찌나 안 빠지던지요. 영화 좋아하세요? 전 어제 아이하고 미지와의 조우(스티븐 스필버그 감독한 거) 봤습니다. 처음엔 재미 없어 보인다고 인상을 쓰고 앉았더니 (해리포터 2를 다시 보고 싶었답니다.)끝날 때 돼서는 꽤 빠져들어 보더라고요.

    먹을 것이 안 나오는 영화는 별로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어제 본 영화에선 버터와 우유로 완전 떡진^^ 매쉬드 포테이토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강효순 님이랑 저랑은 글로 맞는 사이가 되려나 봅니다. 부모 자식 아닌 다음에야 공평해야 맘 편히 오래 가니, 울다 웃지 마시고^^ 언제 글 한 번 적어 올려주세요. 거기서 또 만나요.

    블루벨 님, 저도 여기서 소소한 것들 많이 배워 갑니다. 저희 집은 저와 남편, 아들 아이 이렇게 셋인데, 주로 제가 음식을 챙기고 둘은 차리거나 설거지하거나 그런 일을 해요. 그래서 아무래도 제가 챙기는 먹을 걸 챙겨 먹고 살지요. 젖은 과일^^ 조금씩 먹는 일도 바빠서 마른 과일은 잘 먹지 못했는데 얼마 전에 아는 분 댁에서 말린 반시를 먹어 보고는 사 먹고 싶어졌지요.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몰라 아직이지만요.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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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67 복숭아 머핀 6 이윤경 2009.10.19 4,482 143
30566 카루소식 안동찜닭!! 49 카루소 2009.10.19 7,894 103
30565 곶감이 잘 마르고 있어요~ 23 진이네 2009.10.18 10,007 93
30564 누굴거리는 김 재생법 6 아톰 2009.10.18 7,705 113
30563 영귤 시럽 만들기.. 겨울 준비 완료에요 ^^ 20 달파란 2009.10.18 6,792 110
30562 간단 재료로 폼나는,스페인요리 또르~띠아! 49 만년초보1 2009.10.17 18,314 151
30561 동그랑땡 새로 만들었어요~ 레시피 포함 9 아미 2009.10.17 10,323 105
30560 오늘같은 날에 이게 최고입니다 14 동네 맥가이버 2009.10.17 10,947 129
30559 싱글의 지극히 심플한 상차림. 43 valua 2009.10.17 14,754 121
30558 쵸코 브라우니 4 마야 2009.10.16 5,424 71
30557 오징어닭 보셨어요? 14 푸른두이파리 2009.10.16 8,963 99
30556 돼지고기 납작주물럭 응용 -김밥에 넣었어요 10 주니비니 2009.10.16 8,815 109
30555 분리가 되는 미니 튀김기로 튀겨본 고구마와 새우요리 32 아미 2009.10.16 10,188 66
30554 집에서 두유만들기 11 빨강머리앤 2009.10.16 11,284 100
30553 된장삼겸살찜삼합? 그리고 칭쉬 따라하기 - 감자채볶음~ 4 mulan 2009.10.16 5,121 126
30552 *)) 길고 긴 자취생 밥상 ^ ^ (5) 17 비비샤넬 2009.10.16 9,975 141
30551 때늦은 밥, 김치, 넌출월귤 강 28 blogless 2009.10.16 7,893 175
30550 황태갈비 49 프로방스 2009.10.15 34,814 189
30549 [펌]불량배들이 집에 와서는.. T.T 49 정후맘 2009.10.15 17,447 84
30548 "칭찬받은 쉬운요리" 중에 치킨너겟 4 주니비니 2009.10.15 7,074 118
30547 편강 만들기 55 진부령 2009.10.15 22,762 96
30546 키톡 격식 떨어뜨리는 상차림... 14 아이리스 2009.10.15 9,469 103
30545 손님 대접용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Greek Sala.. 14 스트로베리 2009.10.14 13,202 109
30544 치킨 코돈 블루를 아시나요? 49 만년초보1 2009.10.14 18,790 171
30543 [양념게장] 꼼꼼한 손질법부터 선택요령까지~ 41 하나 2009.10.14 15,672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