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을 하려면 사라는 게 너무 많아 고민이 되는"
"막상 샀다가 잘 안해먹으면 어쩌냐"는 짠순이와 왕초보를 위한 글입니다.
베이킹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한 글이죠.
이렇게 없어도 빵은 나오더라는 그 하한선을 보여주기 위한 글입니다.
이미 잘 만들고 계신 분이나 다 갖추고 계신 분은 그냥 즐겁게 봐주세요~^^
요즘 워낙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커진터라 엄마들 고민이 많습니다.
애들은 빵, 과자 사달라고 보채지~ 맨날 먹을거리 사건사고는 뻥뻥 터져나오지~
내가 확~ 만들어줬으면 좋겠구먼!!
하는 생각들이 굴뚝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하는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면 처음 탁 막히는 것이...
'뭘 이렇게 많이 사야해?'하는 겁니다.
내가 만들어먹이면 그래도 좀 저렴해야하는데 준비해야할 도구들이 이게 한 살림인 겁니다...
기 죽죠..
그래도 이걸로 계속 사용만 한다면야 까짓거 확 지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킹 시작했다가 몇번 하고 처박아 뒀다는 글들도 많이 봅니다.
또, 본인이 별로 베이킹에 소질도 취미도 없다는 걸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요,
하다보니 너무 힘들고 지쳐서 손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될 뻔~ 했습니다.
솔직히 초반에 사둔 재료 중 안 해먹고 처박혀있는 것들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빵 만들어먹는 비결은 무엇이냐면...
너무 간단 단순하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다 끝나고도 정리가 쉽고, 부담스럽지가 않아요.
저도 고수분들이 만들어놓은 화려한 케이크나 이쁜 쿠키를 보면 따라하고 싶지요.
그러나 저는 체질적으로 단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왕창 단 것은 진저리를 칩니다.
그래서 내게 맞는 담백한 빵 종류를 만드는 걸 주로 하지요.
만일 초반에 암것도 모르고 이런저런 틀이며 도구를 다 장만했다면 지금 꽤나 속이 쓰릴 겁니다.
오늘은, 빵은 만들어보고 싶은데 도통 어느 정도까지 준비하면 빵이 나올 수 있는지
그 최하한선을 알려드리려는 겁니다.
이렇게까지밖에 없어도 빵은 나오더라!!!
이제까지 3년간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해 왔으니 내 말을 믿으시옵소서!!

빵을 만든다 하면 기본적으로 오븐은 꼭 있어야합니다.
저는 2005년도에 나물이네를 통해서 컨벡스 전기오븐을 공동구입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크기도 다른 소형오븐보다 커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만도 '과연 내가 저걸 사서 빵을 구워먹기나 할랑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오븐을 들여온 이후로 빵 뿐 아니라 통닭도 여기서 구워먹고 온갖 요리를 다 한답니다.
가격은 10만원정도 했던 것 같고 지금은 상위기종이 많이 나왔으나 하위기종과 성능은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디자인만 다르지요. 너무 비싼 거 아니어도 음식 나오는 건 별반 차이 없으니 저렴한 것이라도 장만해보시면
저처럼 뽕을 뽑습니다. ^^
제일 좋은 것은 빵도 빵이지만, 요즘 14000원까지 하는 치킨을 사먹으려면 손이 떨리는데
4000원에 마트에서 생닭 사다가 양념해서 여기에서 구워먹지요.^^ 특히 간장소스치킨은 너무 맛나서 좋아한답니다.
*간장소스치킨에 대한 글은 요기 가서 보세요~ http://memolog.blog.naver.com/manwha21/1437
다른 어떤 가전제품보다 식생활을 향상 시켜준답니다.

그리고 베이킹하는데 2등 공신인 '제빵기' 입니다.
이걸로 식빵까지 구워서 나오긴 하지만 전 여기에서 반죽만 도움 받습니다.
1차발효,2차 발효 다 스치로폼을 이용해서 따로 합니다. 반죽만으로는 30분 정도 합니다.
물론 손힘이 센 분들, 반죽을 좋아하는 분은 이것도 필요없습니다.
저처럼 팔힘이 없거나 지구력이 떨어지는 분에게는 강추합니다. ^^
물론 빵 만드는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도 '제빵기 본전 뽑기'시리즈로 올렸다시피
잼도 만들고 인절미, 찹쌀떡, 죽, 수제비...등등 본전을 다양하게 뽑습니다.
요 두가지가 제일 비싸게 들어간 것이고 나머지는 초저렴으로 최소한만 장만했습니다.
그럼 소개해볼까요?

이게 제가 가진 제빵도구 전부입니다.
저도 '정말 요것 밖에 없나?' 뒤져보고 또 뒤졌는데~ 요게 다 입니다. ^^;;;;
이것도 한꺼번에 구입한 게 아니라 하나 장만했다가 또 필요해서 하나...이렇게 사들인 겁니다. ^^;;

꼭 필요한 전자저울.
초기에 산 것은 수명을 다해서 얼마 전 명퇴했고 후임자입니다.
지마켓에서 만얼마에 구입한 가장 저렴한 제품입니다. 이 정도만 되어서 충분히 합니다.
바늘저울 말고 전자저울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1만원짜리도 잘만 됩니다.

좌측에 핸드믹서는 역시 2005년에 6000원인가에 구입한 것으로써 지금은 저런 것 구할 수 없으실 겁니다.
저렴해도 잘만 된다는 걸 알려드리는 겁니다.
핸드믹서는 머랭 만들 때(머핀, 카스테라, 생크림, 케익...) 사용됩니다.
물론 집에 있는 수동거품기로 마구 저어 거품을 낼 수 있는 분은 없으셔도 됩니다만... 결국 장만하셔야 할 걸요.^^;
머핀, 카스테라등을 안 만들 분은 나중에 구입하세요.
저도 별로 그것을 안해먹어서 드문드문 사용합니다.
옆에 놓인 알미늄컵은 머핀과 카스테라 같은 걸 만들 때 쓰는 것으로, 비싼 틀 안사고 사서 반영구적으로 씁니다.
여기에 이미 올린 바 있지요. 맨 우측은 그 호일컵에 들어가는 유산지입니다.
보통 틀을 많이 구입하시는데 틀 값도 값이지만 자주 안 해먹거나하면 아깝습니다.
저는 저걸 사서 몇번 해먹고 요즘은 잘 안해먹는데 들어간 돈이 얼마 안되서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저거 다 사도 2000~3000원밖에 안합니다.

많이 아실 계량컵과 계량스푼도 주변 마트에서 1000냥 하우스 같은데서 사서 잘 씁니다.

좀 큰 용량을 잴 때 쓰는 컵인데 이것도 마트에서 1000원인가에 산 것 같습니다.
200ml짜리 계량컵으로 하려니 좀 답답해서요.

그나마 갖고 있는 제대로 된 틀입니다.
맨 우측은 감자빵이나 피자 등등을 만들 때 쓰는데 제가 그리 선호하지 않는 빵 종류라
그리 많이 쓰이진 않습니다.
우측은 파운드틀과 식빵틀입니다.
파운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예전에만 잘 만들어먹다 요즘은 다 식빵틀로 씁니다.
식빵틀은 오븐 크기에 맞춰 큼직한 걸로 장만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아예 식빵틀을 두개를 사서 한번 구을 때 한번에 2개가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뚜껑이 덮히는 식빵틀은 각이 딱 생겨서 좋지요.

이것도 따로 구입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식힘망이지요.
전 집에 그냥 굴러다니는 걸로 써요. ^^;; 어디에서 들어온 건진 저도 몰라요.
굳이 이런 걸 돈 주고 살 제가 아니지요~

밀가루 채인데 많이 구입하시지만 원래 집에 있던 겁니다.
마트에서 싸게 파는 그런 흔한 채이지요. 저걸로도 잘만 됩니다. ^^
따로 장만해도 좋지만 집안에 거의 같은 용도의 물건만 늘어나면 수납만 힘들어서 이걸로 수년째 잘 씁니다.
제 철칙은 '다른 걸로 대체가 가능하다면 굳이 구입하지 않는다!'

그동안 빵칼로 썼던 과도입니다. 마트에서 2000원에 파는 건데 무지 잘 들어요.^^;;

얼마전 마트에서 2000원에 산 빵칼...키 큰 식빵을 과도로 자르기 힘들어서 샀습니다.
아래는 실리콘 주걱과 알뜰 주걱인데 알뜰주걱이 훨~씬 좋아요!
실리콘 주걱은 무겁기만 하고 별로라 저는 알뜰주걱으로 이것저것 쓰고 반죽 자르는데도 왓따입니다!
실리콘주걱은 좀 비싸고, 알뜰주걱은 1000냥 하우스 같은데서 1000~2000원인데 더 좋더군요.

재료는 강력분은 반드시 구입하시고 (일단 식빵 만드신다면)
이스트는 '인스턴트 이스트'를(샤프) 구입하시면 실패율이 적습니다.
빵을 부드럽게 하려면 '제빵계량제'를 구입하시되 안넣어도 상관없습니다. 순전히 빵결을 위해서니까요.
버터는 그냥 마트에서 일반 버터 써도 됩니다. 그리고 들어갈 소금의 양을 조금 빼지요.
우리밀을 사용하신다면 글루텐을 구입하시고요.
이 정도만 있으면 식빵이 만들어집니다.
이 재료들을 제빵기에 넣거나 직접 반죽합니다.

발효 100% 성공하려면 스치로폼을 이용한 발효를 하시고요~
스치로폼 박스는 주변에서 구하기 어렵지 않지요?

1차 발효 후 이렇게 가스를 빼줍니다.

알뜰주걱으로 분할하고~

지저분해진 도마... 청소할 것도 별로 없습니다.

2차 발효 스치로폼에서 하고~
완성입니다!!

백번 하면 백번 다 똑같습니다.
그러니 이것만 구입해서 일단 식빵이나 가장 간단한 것들부터 마련해보세요.
*식빵만들기 자세한 글 ; http://blog.naver.com/manwha21/130027554776
그럼, 이제 자신감이 붙으셨습니까?
그럼 발효빵에 자신이 붙으면 아무 도구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쿠키를 만드세요.
틀 없이 수저만 있으면 만드는 쿠키도 많답니다.
그걸 만들다가 '쿠키는 내 체질이 아녀~'하면 더이상 도구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쿠키 만드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다~ 싶으면 하나씩 사들이세요.
재료도 그때가서 하나씩 사시면 됩니다.
저도 예전엔 쿠키를 좀 만들어먹다가 이젠 안 만듭니다.
남이 만들어주면 먹습니다. ㅎㅎㅎ ^^

깨찰빵-요건 오븐만 있으면 됩니다.

야채빵-집에 있는 야채 다 때려넣어서~

감자빵

처음 만든 쿠키. 틀도 없이 그냥 수저로 떠넣기만 하면 되는 쿠키..

커피와 함께 먹는 비스코티

옥수수 머핀

카스테라입니다~
http://blog.naver.com/manwha21/130028908973 요기에 자세히 적혀있죠.
이 모든 것이 다 위 기구만으로 됩니다.
제가 쿠키와 케익에 더 관심이 갔다면 더 재료를 샀겠지요.
얼마전엔 치즈케익도 만들었습니다.
케익틀에 맞는 게 없어서 파운드틀로 대체해서 했지요. 맛은 얼추 비슷하더라구요.^^
그런데 역시 제 입맛엔 담백한 빵이더군요. 그래서 틀을 안 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초반에 멋 모르고 구입한 재료들 중에 상당수는 한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처박혀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불쌍하죠..ㅠ.ㅠ
그래서 이젠 더 신중합니다. 꼭 필요하다고 확인된 것만 들여오자.
베이킹을 하고 싶은데 고민되는 분들은 이 최소한의 것만 장만하세요.
그리고 만들다보면 눈이 뜨여서 뭐가 더 필요한지, 뭐는 굳이 장만할 필요가 없는지,
나는 어떤 걸 만드는 게 좋은지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차근차근 장만해도 늦지 않답니다.
저는요, 케익이나 쿠키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만들어놓으면 먹는데 한달 갑니다. --;;
남이 사줘야만 먹습니다. ㅎㅎㅎ
그러니 내 입맛에 맞는 빵만 만들어먹을랍니다~^^
좋은 베이킹 레시피는 엄청나게 많답니다.
제가 하는 베이킹 기본만 아시고 그대로 해보고 성공하면, 그걸 기초로 다른 레시피에 도전해보세요.
그때가서 필요한 도구 하나씩 마련하셔도 됩니다.
기본만 잘 마스터하시면 그 어떤 레시피도 별 다르지 않답니다~
그럼 맛난 빵 만드시기 바랍니다~

짠순이의 가난한 베이킹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