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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에라모르게숑골레 리조또

| 조회수 : 3,414 | 추천수 : 9
작성일 : 2009-01-11 23:15:30
오늘 저녁 메뉴입니다.
에 아들들과 남푠을 위한  큰냄기 가득한 카레와
저를 위한 ??? ㅜㅜ; 에라모르숑골레 리조또입니다.

어제부터 눈이 와서 제 차는 친정에 있고
아들들도 외가서 잤습니다.
남편과 오늘 시댁다녀오고
시댁에서 말린 비트를 가져오고 다시 말려야할 비트를 가져다두고
저나 시어머님이나 겨울이 되어도 일이 많군요.
제가 내일 모레까지 해야할 일이 있다보니... ㅡㅡ;

시동생이 지렁이 학습장 운영자로 선정되었어요.
그곳에 무농약 배추가 있는데
다른곳들 배추는 거의 시들거나 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배추는 봄동처럼 된것도 있고 겉만 약간 언것들도 있고
달고 맛있어서 지난번에 몇포기 가져왔는데
친정아버지가 쌈싸먹는거 너무 좋아하셔서
몇포기 더 가지러 갔었지요.

저녁에 또 눈이 펑펑 온고로
애들 찾아서 부랴부랴 집으로 왔습니다.
춥고 그랬지만 애들은 잘도 노는군요.
지난해 지붕 상량식을 못하고
무너진 이글루가 너무 아까웠는지
올해는 기어코 이글루를 만든다는군요.

쏟아지는 눈을 맞으면 이글루를 만들고있는 애들을 위해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카레는 애들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이것도 음식의 부류에 속할지는 모르나
걍 편리하게 모든것을 썰어서 넣고 팍팍 끓입니다.
몸에 좋은것들도 애들 알게 모르게 한두가지 찡겨서 넣고요. ^^;

음 저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요리는
에라모르게숑골레 리조또라는 해물요리입니다.

아이의 친구엄마아빠가 해산물을 판매합니다.
그러니까 아저씨가 바닷가나 온갖 원산지에가서
해산물을 구입해서 횟집이나 수산시장에 도매를 내지요.
지난번에 둘째 아이 생일이였는데
워낙에 친한 애다보니 다른 아이들은 전부 제외하고
이집 아이들을 초대했지요.

아이들이 조촐한 선물을 준비했슴에도 불구하고
이 아줌마가 너무 미안했는지
제게 키조개의 관자를 모아놓은 것들을 주더만요.
양도 상당했고 열심히 키조개를 까고있는 그녀에게
제가 그 아깝고 좋은것을 다 먹을수는 없을거고
판로를 알아봐주겠으니 좋게 다듬어 놓으라고 했었어요.

키조개가 껍질이 하나도 안상했을때는
비싼가격에 팔려나가지만
키조개 껍질이 조금이나마 깨지거나 하면
상품값어치가 파격적으로 떨어지고 말지요.

남푠에게 말을 하니 일용으로 일하는 인부 아저씨들께
이분들은 돈이 아까워서 사먹거나 하질 않고
또 키조개가 싱싱하고 맛이 좋으니
흔하디 흔한 양말셋트 드리지 말고
키조개를 드리고 싶다네요.

지난번에 시댁가지고 갔을때 온식구들이 모였는데
숯불에 구워먹으니 다들 어찌나 잘먹던지
별 좋은것도 아니고 그리 생각했던 남편이가 많이 으쓱했나봐요.

해서 키조개살을 1킬로 80그램정도로 다 무게를 달아서
얼음을 두자루사고 아이스박스를 사오고
무려 40셋트나 만들었습니다.ㅜㅜ;
누가??? 제가요.ㅡㅡ;

남편이는 인부아저씨들께 선물을 드리려고 날마다 가져다 나르고
전 그 아이친구엄마에게 나름 도움을 줬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했습니다.
거져먹을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족들 먹기에는 너무 많은 키조개 관자를 놓고
어찌하면 돈이 될까 고민하는 그녀에게 착한일 한번 해주고
몸은 조금 고달팠지만 저역시 남편의 일용아저씨들께
양말보다는 좋은 선물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일을 하고 전어 몇봉지와 키조개 살들을 덤으로 받았어요.
그 전어들은 시누네와 남푠친구네와 제 친구에게 갔고(그날 거쳐서 온 곳들이라)
키조개 살도 친구네에게 갔지요.

그리고 엊그제 하나 더 얻은 키조개 살은
떡국도 끓이고 미역국도 끓이고 합니다.

오늘은 키조개 살들을 볶다가 (미리 해본 사람의 조언이라면
키조개 살들은 씻으면 물기가  많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물이 많아서 조금 싱겁더군요.
그래서 소금 간을 했더니 볶는 과정에서 또 짜지더군요.
소금은 아주 약간만 하심 되어요. 아주 조금만...)

살짝 볶은 살이여야 하는데 여기에 시금치도 넣고 마늘도 다져넣고
떡살도 넣고 지난번에 남은 찹쌀도 넣었습니다.
처음부터 찹쌀을 넣을생각이였으면 시금치나 떡살을 나중에 넣는건데
이미 허클어진 찌끄러진 물이다보니... 어흑흑
아들래미들은 요리해진 것을 보더니 도망가네요.
먹으라고 할까봐...ㅜㅜ;

맛은 음 레스또랑 맛이 나는군요.
조금 짜다는것을 빼면...^^;
찹쌀에 얽힌 사연도...ㅡㅡ;
아버지 생신때 약밥을 하려고 했었지요.

바빴고 엄마가 돌아가신후 아버지 생신도 걍 흐지부지
식당에서 허접하게 밥한끼 먹은것이 전부라서
이번에는 좀 더 잘 차려드리고 싶었는데
너무 바빠서 장도 못보고 그냥 약밥이라도
넉넉히 해서 언니들과 나눠먹고 싶었는데
많이 가져다 주고 싶어서 몽땅 찹쌀을 넣었더니
두시간 넘게 쪄도 익지않아서
다시 퍼서 압력솥에 밥하고 (맛도 없었지요 ㅜㅜ;)
제 생애 그리 허접하고 맛없는 약밥은 처음이였습니다.

약밥 정말 쉬운것인데... 엉엉엉
해서 남은 미운 찹쌀불린것들을 냉동실에 넣어놓았다가
오늘의 요리에 넣게 된것이지요.ㅠㅠ
요리하나에 썰이 무지 기네요. ^^;
인생 또 아롱이 다롱이 오늘도 긴 하루가 갔네요.
눈이 엄청 쌓이는것이 내일 일하기가 쉽지않을거라는...

어제는 아이들을 친정에 맡겨놓고 일하러 갔었는데
그 광고사가 엄청 추운 곳이고 (비용땜시 난방을 제대로 못해서...)
또 재료도 부족했고 몇시간 쭈그리고 일하다가
일이나 완벽하게 하고 나왔으면 그런 생각이 덜 들거인데
일도 못하고 아이들 찾으러 가려고 나오는데 엄청 춥더군요.

그 경제적으로 어렵다는???것이
남편 회사경제 사정이고 ( 또 며칠만 참으면 얼마안있으면 풀리겠으나...)
저야 푼돈은 늘 만지지만
제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겨울 추위의 한가운데서
또 마음까지 더 춥게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더 춥게 느껴지더만요.

"쓰발 더럽게 춥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만요.
친정에 가면서 애들 김치 부침개라도 해주면
좋아할거야하는 생각을 했는데
동생이 부침개해먹이고 저에게도 두장 부쳐서 주더만요.
몇가지 먹고 좀 있다보니 맘이 풀리더만요.

이 겨울 다른 사람의 언 손도 조금씩 녹여주는 착한 아줌마
되었으면 좋겠어요. 같이 이겨나가자구요. ^^;
행복만 가득하다는 기차 다음칸 생각하면서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laire
    '09.1.12 12:16 AM

    제가 지금 사는 곳은 신선한 어패류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구하더라도 기절초풍하도록 비싼 곳입니다. 그 키조개, 저도 사먹고 싶네요...
    날씨도 춥고, 경제는 더 춥습니다. 모두들 살아남아야할텐데, 이 겨울이 언제나 끝이 날런지...

  • 2. 라이어
    '09.1.12 2:36 PM

    애란님이야기 읽으면 꼭 우리엄마가 쓴글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래요 ㅎ
    항상 열심히 사시는 모습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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