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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무 생각없는 밥상과 두서없는 사진들

| 조회수 : 18,660 | 추천수 : 13
작성일 : 2014-06-30 22:49:48

 

올해들어 조금 더 바빠진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나이 50을 전후해서 모든 일들을 접고

그저 농사만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먹고 살아야 하는데

지난 몇년간의 경험을 통해 느낀 바로는

생계를 전적으로 농사에 의존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더라구요.

 

 

농사라는 것이 하늘의 도움이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절감하게 됩니다.

 

올해는 유독 봄가뭄이 심해 자급용으로 텃밭에 심은 작물들도

거의 매일같이 물을 주어야 하는 지경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뭄때문에 밤송이도 별로 맺지를 못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먹는 것에는 항상 충실하신 저희 마님이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토장국과

(고추장과 된장을 풀고 감자 고구마 돼지고기 넣어 끓인)

가지나물, 노각무침, 머위나물, 비름나물......

 

그걸 죄다 그릇에 쏟아붓고 비비면

다양성, 복합성의 바람직한 사회적인 밥그릇이 완성됩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랄까......

 

코펠에 끓인 찌개며 스텐레스 밥그릇을 나무라진 마세요.

저희도 비싼그릇 살 돈은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좀 궁핍하게 살겠다는 마님과 저의 굳건한 의지랄까...... ^ ^

 

 


고질적인 계란부족현상이

아마 이번 가을이면 쬐끔은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족보 확실한 토종닭병아리 200수를 입추했거든요.

 

저희는 몇해 전부터 비싼 밥그릇에 호사스런 식탁대신에

다 썩은 중고굴삭기며 농기계를 갖추는데 돈을 들였습니다.

소비가 아닌 생산을 위한 일종의 투자랄까요.

 

이번에 입추한 병아리들도 그렇습니다.

혼자 닭장을 짓고 병아리를 입추하는데

제 인건비를 빼고도 500-600만원정도가 들어가네요.

 

어떤 미친 닭대가리같은 부류는 예외지만

-물론 그 처자도 병아리시절에는 이뻤겠죠?-

병아리나 닭들을 지켜보면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얼마전에는 기르던 수닭들을 무척 맛나게 잡아먹었었는데

한끼는 정말 맛있게 난생 처음 맛보는 진짜 닭고기라며 잘 먹었는데

그노무 쉐이들 눈동자가 눈에 아른거리는 바람에

체해서 손따고 소화제먹고 2-3일 고생한 이후로

요즘은 닭이라면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ㅠㅠ

 

 



엊그제는 아이들과 텃밭의 감자를 캐기도 했습니다.

굳이 아이들을 시골학교로 전학시키고

틈나는대로 농장에 데려가 일을 시키거나 놀게 하는 이유는

최소한 자연의 섭리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하고 싶어서 입니다.

 

지들이 아무리 출세를 했느니 어쨌느니 해봐야

기본을 망각하면 사람구실하기는 애시당초 틀린거잖아요.

 

어느방송의 밤샘토론인가에서 어떤분이 그런얘기를 하더군요.

이번에 낙마한 총리후보니 뭐 이런사람들이

시류에 편승해 도시계획입안도 빼내 투기하고

아무말이나 생각나는대로 지껄여대고 그런것들이

아마 자기가 그런 자리에 추대받을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그랬을 것이라는......

 

가만히 생각해보니 참 씁쓸한 얘기더라구요.

그냥 평소에 소신대로 살면 그만이지

뭐~  나중에 장관 총리 하려고 올곧게 산다는건 좀 그렇잖나 싶은.....

 

하긴 뭐 지금같은 정권에서 까불어봐야

사내구실못하는 내시밖에 더 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사회의 일각이 무너지지 않고 굳건히 버티는 이유는

스스로의 양심과 자존심을 걸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어서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 사진속의 사고뭉치들도

지들이 사회적인 역할을 하게되는 나이가 되면

그렇게 자그마한 기둥이거나 그 기둥을 지지하는 작은 못조가리라도 되기를......

 

 


그래도 요즘같은 계절은 먹고살만한 시기입니다.

일하다가 배고프면 그저 오이하나 따서 먹고

덜익은 복숭아 하난 따서 갈증을 달래기도 하고......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이의

깊은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말이 오더라도 배고픈건 참을 수 없으니

사과라도 따먹으면서 견뎌보려는 개수작~~~?  ^ ^*

 

한그루의 사과나무든 한톨의 씨앗이든

뿌리고 심으면 손해보는 일은 없습니다.

하나심어 최소한 두개는 먹을 수 있으니까요.

 

콩 한알을 심으면 50~100개정도 수확을 한다고 치고

그러면 투자수익률이 5,000%~ 10,000% 되는 것이 맞죠?

어떤 투자전문가가 원금대비 50~ 100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겠어요?

 

물론 저는 농사 첫해에

감자종자 한박스 심어서 반박스 수확한 적도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먹고 살만한 시기에 어려울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한번 쫄딱 망해보니 절실히 느끼겠더라구요. ^ ^

 

최근 저희동네에는 6채의 주택이 새로 들어서고

앞으로 7-8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인데

얼마전 그분들과 모여서 막걸리 한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취중인척~? 지껄인 제 한마디는

'지붕을 스패니쉬기와로 마감하는 것이 여기서 뭔 소용이 있고

마당에 수백만원짜리 조경수들로 꾸미는 것이 뭔 의미가 있습니까?

저같으면 산에가서 작은 소나무 하나 캐서 주머니에 넣고와서

마당한켠에 심어두고 정성껏 가꾸며 자라는 모습을 보는게 나을것 같은데......'

 

나중에 들리는 얘기로는 그양반내외분들

건축업자한테 현혹되서 너무 비싼집을 지었다고 울분을 토로하더라고......

 

요즘의 경기상황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이

80년대부터 걱정하던 것들이 이제 현실이 되는구나 싶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듣기좋은 말로 L자형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도 하지만

제 짧은 생각으로는 그간 경제성장의 수치에 집착하며 만든 모래성이 무너지는데에는

L자형이 아닌 급격한 하방곡선형의 침체가 오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이......

 

그렇다면 10-20억정도의 재산을 가졌다고 안심할 시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이나 사적인 연금은 물론이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같은 것들도 그렇고

내가 시방 철밥통인 공무원이나 공기업 정부출연기관에 근무한다고 해도

경기침체로 이미 거덜난 국가재정이 파탄나는 지경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

 

 


세상이 개떡같이 돌아가거나 말거나

자연의 섭리는 이해불가한 시스템으로 기가막히게 잘 돌아가는 중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망초입니다.

향기가 정말이지 너무나도 달콤하고 향긋한......

 

농장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망초들을 보면

그 어떤 아름답다는 꽃보다도 더 아름답고 감사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왜냐고요?

저걸 낫으로 슥슥 베어다가 작두로 쓱쓱 잘라서 닭들에게 주면

달구들이 아주 좋아 죽을라고 하거든요. ^ ^

 

 




농사일이라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고

특히나 요즘같은 날씨에는 오전오후로 작업복을 갈아입어도

점심먹을때나 저녁먹을때쯤되면

땀에 찌들다못해 온몸에서 소변냄새가 진동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의 결과로 얻는 밥상은

노력에 비해 너무 과분하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

 

아마도 지난 수십년간 왜곡되어온 많은 것들을

저마다 반성하고 올바르게 세워가는 과정은

어쩌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겨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밥상처럼

다음세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

 

너무 더워서 저녁밥상에서 반주를 하기전에 맥주를 곁들인데다가

반주후에 맥주를 한잔 더하다보니 정신이 오락가락 하네요.

혹시라도 취중이라 제 잘못된 본심이 노출되었거든

가감없이 신랄하게 비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 누구처럼 변명하고 주접떨면서 청문회까지 갈려고 발버둥치지 않고

깔끔하게 사퇴? 하겠습니다. ^ ^*

 

 

 

 

 

 

 

 

 

 



 

 

 

 

3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전거
    '14.6.30 11:32 PM

    아, 망초가 일본이 망해갈 즈음
    들판을 뒤덮어서 망초라고 이름 지은 줄만 알았는데
    닭이 좋아하는 풀이었군요.
    그런 쓰임새가 있다니 다시 보이는 걸요.
    농사 지으시느라 고생하시는
    모든 농부님들께 새삼스레 감사하는
    마음으로
    님의 포스팅을 읽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2 8:44 PM

    아하~ 망초에 그런 의미도 있었군요.
    그렇다면 농장에 망초가 더 잘 자라도록 신경을 써야 겠습니다. ^ ^

  • 2. 열무김치
    '14.7.1 7:13 AM

    밭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
    정말 우리는 단체로 무엇이 중요한지 깜빡, 아니 아예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마저 드네요.

    농부님 동네에서는 스페니쉬 기와 올린 집보다 저 토종닭들 닭장이 훨씬 빛날 것 같아요!

  • 게으른농부
    '14.7.2 8:48 PM

    정답~ 입니다. 우린 정말 뭐가 중요한 것인지를 잊고 사는 것 같아요.
    그게 아마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마음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 3. 까만봄
    '14.7.1 9:03 AM

    ㅎㅎ
    닭들이 좋아죽는 그동네~
    상태 안좋은 연로하신 닭.요양보내고싶네요.
    게.농님~
    한몸 희생해서,온국민에 평화를!!!
    그나저나 하늘이 도와야 되는거 농사.
    정말 힘드시지요?

  • 게으른농부
    '14.7.2 8:49 PM

    감사합니다. 연로하신 닭 보내주시면 잘 보살펴서 동네분들께...... ^ ^
    농사일이란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기는 하지만 나름 즐겁고 행복합니다.

  • 4. 코렐접시1
    '14.7.1 9:07 AM

    아이들 사진에 고양이도 지나가네요!! 자연속에서의 교육이 참교육이지요. 저도 올 해 작은 텃밭 하나 시작했는데 참 즐겁습니다. 우리 모두 자연의 은혜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지요. 인디언 속담에도 나오지만 돈을 먹고 살수는 없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기후변화가 심각해진다는데 먹거리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더욱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2 8:52 PM

    당연하죠. 돈을 먹고 살수는 없는 것이죠.
    우리사회의 먹거리가 엉터리식품법으로 인해 농민들이 생산하는 것들이 식품이 아닌
    식품의 원료에 불과한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식약청의 관심사는 가공식품과 의약품이 주~ 가 되어버렸죠.
    먹거리에 관한 생각이 올바로 서기 시작하면 사회도 다시 올바르게 일으킬 수 있을거라 믿사옵니다. ^ ^

  • 5. 진선미애
    '14.7.1 9:39 AM

    저도 밭에서 바로 따먹는 오이맛을 아주 쬐끔 아는데 ...ㅎㅎ
    올리신글 토시하나까지 다 공감하지만
    저는 시골만은 가서 살고 싶지 않아요 ^^;;
    시댁 , 친정 양가가 농사지으시는데 얼마나 힘든지 너무나 잘 알거든요

    닭들이 더위도 장마도 무사히 잘 넘기길 바랍니다 ㅎㅎ

  • 게으른농부
    '14.7.2 8:53 PM

    에구~ 그래도 요즘은 농사일 할만 합니다.
    기계들이 많이 도와주니까요.

    저는 그래도 매연에 공해에 찌든 도시보담은
    흙먼지가 풀풀 풍기더라도 시골이 더 좋을 것 같은디...... ^ ^

  • 6. 밥퍼
    '14.7.1 9:51 AM

    게으른 농부님의 닉네임이 새삼 많은것을 깨닫게 합니다........ 느림의 미학이라고나 할까요?

    따님은 제눈에 게으른 농부님 판박이 이네요... 붕어빵 찍은 느낌! 오랜만에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그래요 .... 정말 ... 각자 자기 하나 똑바로 살고 자기 가정하나 똑바로 지키면

    나라 전체가 편한거죠.....

  • 게으른농부
    '14.7.2 8:55 PM

    헉~ 붕어빵인것을 어떻게...... ^ ^
    아내가 우연히 딸아이의 일기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는 아빠를 너무 닮았다고 썼다고 하더라구요. ^ ^

    수신제가니 가화만사니 하는 말들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것 같아요. ^ ^

  • 7. 풀잎이슬
    '14.7.1 10:12 AM

    꾸밈없는 상차림이 정겹네요^^

  • 게으른농부
    '14.7.2 8:58 PM

    그것도 팔자인가봐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허술한듯 밥을 먹어야 소화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 ^

  • 8. 참새짹짹
    '14.7.1 12:15 PM

    글을 읽는데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랄까 뭔가 요즘 공중파 티비늬우스보다 더 촌철살인이네요 ^^ 이런게 바로 82의 매력이기도 하구여. 멋지게 사시네요 나이가 들수록 저도 먹거리에 대한 귀중함을 더 깨달아가요 농사로 밥벌이 하시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게으른농부
    '14.7.2 9:02 PM

    에구~ 과찬에 몸둘바 모르겠습니다.
    농업이 산업화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사회의 밑바닥에서 사회에 코딱지만큼도 않되는 부분이지만
    그나마 공헌할 수 있는 일이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행히 요즘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 많은 힘이 되기도 하네요. ^ ^

  • 9. 후라이주부
    '14.7.1 1:18 PM

    아프고 답답해진 가슴에 아까쟁끼 같은 글을 올려 주셨네요.

    노곤한 하루 끝에 글 올리시는 농부님이 그려지네요.
    건투 !!

  • 게으른농부
    '14.7.2 9:02 PM

    넵~ 건투~~!!
    아까쟁끼 틈나는대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 ^

  • 10. 장구봉
    '14.7.1 3:06 PM

    잘 읽었습니다

    항상 소리 없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2 9:03 PM

    감사합니다. 그 소리없는 응원덕분에 정말 큰 힘이 되곤 합니다. ^ ^

  • 11. 초고추장
    '14.7.1 4:01 PM

    오늘 너무 더운 날씨네요
    더위 조심하시고 행복한 가정 이루세요^^

  • 게으른농부
    '14.7.2 9:04 PM

    감사합니다.
    이젠 조금 요령이 생겨 예전처럼 더위먹곤 하는 일은 없을거예요.
    초고추장님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

  • 12. 백만순이
    '14.7.1 4:26 PM

    마음까지 뿌듯해지는 밥상과 깊은 이야기들~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읽었어요
    저도 오늘은 다양성, 복합성의 바람직한 사회적인 밥그릇을 만들어봐야겠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2 9:05 PM

    헉~ 저는 이따금 백만순이님의 글을 보고 침을 흘리는데...... ^ ^
    사회적인 밥그릇 구경시켜주실거죠~? ^ ^

  • 13. 수늬
    '14.7.1 10:16 PM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의미있게 읽었네요...^^

  • 게으른농부
    '14.7.2 9:05 PM

    에구~ 제가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 ^

  • 14. 푸른강
    '14.7.2 7:57 AM - 삭제된댓글

    닭을 키우면 닭이 예뻐서 못먹는군요.
    전에 자연방사로 닭키워 계란파는분이 티비에 나와서 닭대가리라고 닭을 비하하는거 안타깝다고 닭은 사랑스럽고 신의?있는 동물이라고 하시던데 조만간 농부님도 그리되실듯하네요.ㅋ

    호박쌈이랑 잔치국수에 침흘리고 갑니다.
    더위에 건강 잘챙기세요^^

  • 게으른농부
    '14.7.2 9:11 PM

    저도 닭을 키운기간을 따져보면 40년이 넘은 듯 합니다.
    어릴적부터 할머니 어머니가 키우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고 저도 철이들며 닭을 키우고......

    우리가 알고있는 닭들은 자신들의 본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억압된 모습뿐이죠.
    그냥 내버려두면 닭들이 얼마나 사회성이 강하고 학습능력이 탁월한지 모릅니다.
    다른 닭들을 위해 보초를 서는 녀석도 있고
    수닭은 암닭들에게 맛있는 것을 양보하고 위험에 목숨을 걸고 맞서며 암닭들을 보호하고......
    청기와집의 닭이랑은 전혀 차원이 다르답니다. ^ ^

  • 15. 희뿌윰
    '14.7.2 8:31 PM

    누가 시덥잖게 농부 코스프레하나 싶어 처음 읽어 본...
    어이쿠~ 할 끼 읍서서 애시당초 흙뒤집던 인생이 아니라
    목숨 지킬 방도를 늦지않게 지대로 하시네!!!
    공감의 기운까지 전해지니 고맙게 읽었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2 9:12 PM

    헉~ 죄송합니다.
    지금도 농부코스프레중입니다. ^ ^

  • 16. 희뿌윰
    '14.7.3 1:55 AM

    무슨 말씀을...농부님--''
    侈가 없어 좋은 분이구나 싶어 알은 체 한걸요.

    저는 십 여년 농부 곁살림을 했는데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지요.
    농부들은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밤마다 널부러 죽는구나.
    새벽이면 뼈마디들이 다시 우두둑 붙고 피가 돌아 살아나는 삶이었지요.
    앞세대와 그 이전 생들이 그랬지만 이젠 농부님같은 분이 많아져 보기 좋습니다.

  • 게으른농부
    '14.7.10 7:26 AM

    ㅎㅎ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널부러 죽는......
    그나마 요즘은 다양한 농기계가 힘을 덜어주지만
    오로지 몸으로 때워야 했던 선조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이 종종 들곤 합니다. ^ ^

  • 17. 그럼에도
    '14.7.4 8:12 AM - 삭제된댓글

    저는 아는 분이 계란을 한달에 두어번 삼사십개씩 주십니다.
    농장 한켠에 넓게 닭장을 지어 풀과 채소 먹이고 곡식 먹여가며 키운 닭들이
    하루 여남은개씩 낳는 무공해 달걀을 모아서 주시니 정말 감사하지요.
    지난달에 보니 알 품어 까서 병아리들을 조르르~~ 거느리고 다니는 암탉들도 몇마리 되더라구요.
    한마리는 지가 품던 달걀들을 두고 뛰쳐나가 자꾸 삐약거리는 남의 병아리들을 쫓아다니던데
    지 자식들인 줄 아나봅니다.
    달걀에 거시기가 많이 묻어 일일이 하나씩 집에서 씻어먹는 불편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예요.^^
    가축들이 따스하고 소소한 즐거움과 정까지 주는구나 싶었어요.

    ㅋ 교훈,계몽적인 사설은 은근히 왕짜증인데
    유머러스한 농부님 사설은 언제 읽어도 흐뭇합니다. 구구절절 공감이구요,
    나만이라도 그렇게 하자.... 저도 아주 가끔 그럽니다.

  • 게으른농부
    '14.7.10 7:31 AM

    맞습니다. 달걀에 거시기가 좀 묻는 것이 당연한 일이죠~
    농업이 공업화되면서 특히나 공장식축산이 성행하면서 우리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된 점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산속에서 닭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깨닫고 다시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좋은 이웃을 두신것도 진짜 행복이지 싶고 제가 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 ^

  • 18. 애블린
    '14.7.8 4:08 PM

    닭 돼지 소 등 불쌍한 동물들 먹기를 포기했는데 농부님 마당을 누비는 행복한 넘들을 보니 얼른 달려들어..ㅋㅋ
    살아있는 동안이래도 눈누난나 하는 저런 녀석들이래야 먹는 인간들도 먹고 행복하지 않을까 싶어요.
    완전 빅 팬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잼난 얘기 오래 들려주세요^^

  • 게으른농부
    '14.7.10 7:42 AM

    ㅎㅎ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가축들이 행복해야 사람도 건강하게 행복한......
    분부대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

  • 19. 개안네
    '14.8.15 7:55 PM

    마음 같아선 농부로 살고 싶은데
    실제로 살라하면 못살것 같네요,,,
    세상 모든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마음먹은데로 행동하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변명을 대며
    용기없는 못난이로 곡식을 축내고 있는 일인 입니다,,,

    매일 행복하시고 나날이 건강하세요,,,
    좋은 말씀도 많이 들려주시고요~~~^^

  • 게으른농부
    '14.8.28 1:40 PM

    에휴~ 곡식을 축내시다니요~
    아마도 사람은 저마다의 할 일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전생에 머슴출신이었는지 흙을 만지고 닭을 돌보는 일이 즐거워서 하는 일입니다.

    점점 농사일이 늘어나 82에 자주 글을 올리지 못하나
    다음블로그 숲속자연농원에는 그나마 최선을 다해 글을 올리는 중이니
    혹여 시간이 되신다면 들러서 구경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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