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눈에 확 들어온 것이 웨버에서 나온 BBQ그릴!!
남동생이 카투사라서 가끔 미군 부대에 놀러 가는데 숙소나 수영장 근처 요소요소 마다 바비큐 그릴이 비치돼 있어
항시 탐이 났었거든여. 예전에 미국에 잠시 있을때도 공원(저희 동네는 공동묘지근처 ㅋㅋ)에 그릴이 있어서
블랙앵거스 같은 고급(?)육이라도 그릴링 할라치면 하루 종일 들떴던 훈훈한 기억도 나고...
우선은 그 큰 덩치를 집에 갖다 둘때도 없고 벤조알파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될 우려도 있고 식사후 치우는것도 일이고...
나름 지름신을 누르려 애썼으나 저의 손이 먼저 바비큐까페에 가입시키더군여 ㅋㅋ
바비큐 경험기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사야할 이유들이 분명히 생기더라구여.
봄이면 라일락 꽃향기 흐드러지고 앞산이 바로 앞에 펼쳐진 시댁 옥상이면 제격이겠어!
발암물질? 헛...뭐...맨날 고기 먹는 것도 아닌데...글고 갈비집 가서 먹어도 똑같어! 간접구이라잖어!
먹고 나서 치우는 건 남자들 몫으로...어디 야외에 놀러간 셈 치자고!
BBQ하나로 더 화목한 가정이 되고 ㅋㅋ 행복해 진다면 더 바랄께 어디있겠어!!!
물론 대성공 했답니다. 우선 시댁 어른들 너무 좋아하시고 고기 맛이 확실히 틀리거든여...지난번 대구 내려가서는
시어머님 친구분들도 놀러오셔서 같이 고기 꿉고...아버님이 동네방네 자랑하셨다는...^^
사진에 꼬마는 우리 형님(시누이) 아들내미...조카랍니다. 귀엽죠? 고기가 다 익었는지 내부 온도 재는 모습입니다.
그릴링 하는 동안 망원경과 장난감 칼을 갖구 와서 그릴 앞을 지키기도 했다는...귀여운 짜슥~~
통삽겹을 와인, 허브, 녹차, 데리야끼소스로 마리네이드(밤새 재워둠)해서 굽고 비어캔이라고 맥주캔에 맥주를 1/2 남기고
닭에 꽂아서 앉혀서 터메릭과 카레가루발라서 구웠답니다.
여기서 탄력을 너무 받아주신 저희 부부는 결국 37cm짜리 스모키죠라는 작은 BBQ 그릴을 또 질렀네요.
주말농장을 백운호수 바로 옆에 분양받았는데 거기서 상추도 따고 감자도 캐서 고기 구울려고 산건데
까페에 보니 BBQ는 사실 갈비집처럼 직화 구이가 아니라 간접(indirect)으로 익히는 거라 연기가 크게 안나서
아파트 베란다서도 많이들 해서 드시길래 시도해 봤답니다.
BBQ에 보통 사용하는 숯을 브리켓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불을 붙이기 위해 사진과 같은 침니스타터(굴뚝모양)를 이용합니다.
시댁에는 코스트코에서 같이 구입해서 있는데 그게 엄청 덩치가 크거든요. 그래서 분유통 주워와서 만들었어요.
시멘트 못으로 구멍 뚫고 함석 가위가 있어서 십자부분을 잘라주고 접어서 만들었는데 낮에 제가 혼자 만들 수 있을만큼
힘은 별로 안 든답니다. 대신 엄청난 소리가...=_=;; 다행히 아랫집이 맞벌이 부부라서...
그릴 크기 귀엽죠? 연기나 냄새를 바깥으로 날려줄 선풍기도 틀어주고~~
자작 침니스타터 밑에는 다먹은 참치캔을 받치고 안에다 고체 연료를 넣어줍니다.
고체연료는 이렇게 생겼는데 파라핀이 주성분 이예요...간혹 식당가면 따뜻하게 뎁히는 워머에 사용하더라구여^^
불이 금새 잘 올라오네요...브리켓이 완전 회색이 될때까지 둬야 불이 꺼지지 않고 오래 간답니다.
불장난이 참 잼있었는지 브리켓에 서로 불 붙이려고 남편이랑 싸운답니다. ㅎㅎ 다행히 그날 오줌은 안쌌다지요...
이 사진은 맨처음 베란다서 바비큐 할때 찍은 사진이라 나름 청소를 쉽게 하려고 밑에 다이소 가서 2천원 주고 스댕볼을
하나 사서 받쳤는데 열순환이 잘 안되는 거 같아서 다음에 할때는 스뎅볼 빼고 브리켓을 한쪽으로 몰아주고 빈공간에는
알미늄 호일로 된 도시락을 넣어서 고기에서 떨어지는 기름을 받으니까 정말 잘 되더라구여 ^^
거의 초보 수준이다 보니 내부온도도 재가면서 그릴링 합니다.
고기를 넣으니 200도 가깝던 그릴 내부 온도가 140도로 떨어지고 점점 안정을 찾아 170도에서 유지되네요...
요건 처음 돼지 목살로 바비큐한 사진이구여...마늘 담은 그릇은 롯지 재털이 겸 스푼받침으로 나온 초초미니 스킬렛입니다.
사실 직화반 간접반 그릴링 된 건데 고기가 다 익은 걸 확인 하시려면 온도계로 고기 깊숙한 곳을 찔러보고
소고기 65도, 돼지고기 75도, 닭고기 85도면 충분히 익은 거랍니다.
이 사진은 지난 토요일 예전 직장 동료이자 동생이 집에 놀러와서 같이 해먹은 스페어립입니다.
갈비뼈가 사실 둥글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등쪽에 있는 것을 백립이라 부르구여 여기는 삼겹살 근처라 간혹 오돌뼈도 나오고
살이 적다고 합니다. 스페어립은 돼지 배쪽에 가까운 등뼈인데 여긴 살이 두툼하구여.
스페어립은 살이 많은 대신 좀 퍽퍽한 감은 있답니다. 대신 질보다 양이기 때문에!! 1kg에 만원정도 합디다.
3명이 1kg먹으니 적당한 듯 했는데 육고기 식신 들리신 분들은 2명이 드셔도 간당간당 하실 듯 ㅎㅎㅎ
양념은 불스아이소스 + 칠리소스 + 케찹 + 우스타소스 + 피클링 스파이스 + 바질 + 발사믹 식초 + 오렌지 쥬스 등등 대중없이
섞어서 만들었는데 먹을 만 하네요...넉넉히 만들어서 고기에 추가로 발라주실 거랑 찍어 먹을거 남겨두세요.
바비큐도 맛이지만 곁들여 먹는 샐러드와 빵 스프, 양파와 버섯도 빼먹으면 섭섭하지요...
부시맨 브레드가 먹고 잡아 파리바게트서 4개 1,500원주고 브라운브레드 사고 버터를 살짝 녹여 꿀을 좀 넣어 섞어서 다시
냉장고에서 굳혀줬더니 허니버터가 되는군여 ^^
집에 레몬이 많아서 사이다 + 페리에소다수 + 레몬즙 + 시럽 넣고 레몬에이드도 만들었는데 신선하니 맛이 좋군요...
바비큐 하고 남은 잔불에 고구마랑 감자를 구워 먹지 않으면 왠지 깔끔한 마무리가 안되는 느낌이랄까?
이것도 불놀이이기에 서로 구울려고 싸운답니다. 남들이 보면 닭살이겠지요 ㅋㅋ 부부애도 커집니다..호호
감자는 십자로 한칼 먹여주고 버터 조금 넣으면 스르르...입에서 녹아요....
식탁 다리 부서지게 차려진 음식들~ 시간도 얼마 안걸려서 바비큐 익는 동안 준비해도 충분하네요 ^^
스위트한 와인도 잘 어울리고...수제 소세지 4개도 같이 구웠더니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고...
핫~ 사진이랑 글이 넘 길어 지네요 =_=;;
그래도 이날 놀러 온 동생도 아주 잘 대접받고 갔다고 좋아라 했고 BBQ 하나로 즐거운 일이 많아져서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