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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만 힘든 이야기..-키조개를 다듬고 나니..

| 조회수 : 5,474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7-02-27 17:37:15
키조개를 샀습니다.
저번에 회로 먹으려 산 조개는 마포에서 개당 2500원씩 주고 4마리를 샀었는데..
이번에는 옥션을 검색해서. 쿠폰을 동원하고 10개에 만원정도 줬어여.
트럭을 타고 동네에 오는 물이 약간 나쁜 애들이 6개 만원이래서...옥션으로 구매를 했지요.

생물이니..하루종일 언제 오나 기다려서 ...

받아보니..
크고 작은 애들이 좀 섞이긴 했고 뻘이 좀 있긴 했지만..정말 싱싱하고 싸더라구요.

다만, 아직은 찬물이 시린데...열마리를 서툴게 다듬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관자는 분리해서 3개씩 랩으로 감아 얼리구요. 스테이크 먹을때나..셀러드 할떄 살짝 버터 구이하려구요.
날개는 어떤게 버리는 건지 아닌지..몰라도..열심히 다듬어 종종 썰어 지퍼백으로 넣어 냉동실...된장국에 넣으면 좋더라구요..

손이 곱고 등이 아프고 서툴어서 벨까봐 조심조심 했습니다.

신랑은 싼 값에 좋은 거 먹이려고(ㅋㅋ 사실..제가 더 먹을꺼 같지만요)하는  이런 고생을 알까요?

손질된걸 사면..거의 배 이상의 가격을 줘야 하니까요.

냉동실에 있는 굴을 보니..또 생각이 나네요...

겨울 쯤이면 각굴이라고 파는 걸 사다가...굴 샤브를 해먹습니다. 원래..각굴은 구워먹어야 하지만..추운 관계로 집안에서 샤브처럼 끓여서 입이 벌어지면 먹지요. 그러고 일부는..일일이 다 까서..지퍼백에 차곡 얼려 두었다가..미역국이나..전을 해서 먹지요. 또 손이 곱아들고..빌까봐 조심조심 합니다. 만오천원 안팍이면 샤브굴을 먹고도...국은 대여섯번 끓일 양이 남습니다. 그러니...마트에 봉지굴에 손이 안가지요. 인터넷의 발달로...앉아서 편하게 주문을 해서 저렴하다고 생각해 사고 보면...역시나 품이 안들 수 가 없습니다.

요즘은 칵테일 새우를 한봉지씩 사다가..먹곤 하지만...
새우도 싼값에 잔뜩사서는 한동안..머리떼고 꼬리 뗴고 손질해서 지퍼백에 넣어 칵테일 새우처럼 꺼내 쓰기도 하곤 했구요. 역시나 그냥..돈더 주고 살껄 하기도 합니다.

엄마가 그러셨어여.
어릴때...참 어렵지 않은 집이 어딨겠어여.
쥐꼬리 보다 조금 더 큰 아빠 월급으로 살림을 하자시니...천원을 이천원어치 만큼 써야 했어여..^^

기억이 납니다.

생고등어를 천원어치 사서..배를 가르고 일부는 염장하시고 일부는 생 고등어 찜...물가가 싸서..제법 양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손바닥만한 갑오징어를 사서 하루종일 다듬고 채를 썰어 오징어 젖갈을 만들기도 하구요.
값이 헐은 시금치를 사다가...다듬도 또 다듬어 나물 국을 끓이시고 남은건 삶아 얼려 두기도 했지요..

저도..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지금도..가끔..남이 버린 시레기를 주워오곤 합니다.(저희친정이 주말농장인데..가을에..멀쩡한 시레기를 버리고 가는 분이 너무 많아요)ㅋㅋ 마트에서 하루 지난 야채들을 눈팅하면서..고민 하기도 하지요. (거의 안사긴 해요 야채는 친정서 가져다 먹으니까요...가을에 갈무리도 해두고요)알뜰하고 절약하는게 좋다고는 하지만..가끔은 나만 힘든게 아닌가 싶어요. 아기를 낳으면 더 하겠죠?


참고로...키조개 날개 넣고 된장 찌게 끓이는 법입니다.
저희집 방식이오니^^

키조개 날개 100g정도..한줌 안될껍니다./소고기 기름 붙은 부분 잘게 썰어서..100g한줌

육수나 맹물에..된장을 풀고 바글바글 거리면 소고기랑..키조개 날개를 넣어 줍니다. 한번 더 끓으면 야채랑 두부를 넣고...끓여내는 간단한 방식이죠...고춧가루 낙낙히 뿌려주고요. 아주 맛있좋습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ipigirl
    '07.2.27 5:57 PM

    정말 정성들여 먹을거리를 준비하시는군요~^^
    아마 남편분이 님의 정성을 느낄거예요.
    저두 전번에 살아 있는 키조개를 소래에서 마넌어치 사다가(옥션이랑 가격이 비슷하네요~10개 주더라구요) 손질을 해봤는데 장난 아니게 힘들었어요. 거기서 껍질을 벌려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음...ㅋ

  • 2. 라니
    '07.2.27 6:28 PM

    이쁘게 사시네요.
    친정 엄마를 닮아가는 것이지요.
    저도 냉장고 가득 삶아놓은 호박 깍둑썰기해놓은 고구마 삶은 것,
    배추 삶아 한무더기씩 해놓은 것, 버섯 데쳐 한 무더기씩 해놓은 것
    하다못해 명절에 새우 머리까지 줄줄이 맛난요리로 해탈할 꿈을 꾸
    고 있어요. 그것이 재미있으니,,,삶이군요^^

  • 3. 라벤다
    '07.2.27 8:13 PM

    이런게 우리 여인네들의 예쁜 삶이 아닐까요?
    주문이 들어오면 날씨 추운날 키 조개를 다듬으면서 가끔씩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지않아도 세끼 밥 먹을수 있을진데..내가 왜 이러는지 한탄하다가도
    아니야"부지런히 정직하게 사는게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아끼며. 이웃을 도우며. 사랑하며 살아가는게 아름다운 삶이라고 ....

  • 4. 안젤라
    '07.2.28 12:02 AM

    윽 !!!
    전 지난 구정 전 주에 3마리 오천원에 키조개 사다 오븐 구이를 했는데,
    아저씨가 싱싱해서 회로 먹어도 된다 했거든요
    오븐에 익히긴 했는데, 유관으로 봐서도 약간 덜 익었거든요
    아이들은 별로 안 먹고, 전 다른 먹거리 준비하느라 뒤늦게 식탁에 앉았더니
    우리 남편이 다들 별로 안먹어서 아까운 생각에 혼자 부지런히 먹었다나요
    어쨌든 제가 식탁에 앉았을때는 한조각도 없었어요
    그걸 먹은 담날 저녁부터 열이 오르락 내리락,
    발 뒤꿈치부터 발진이 나더군요
    그런데 병원가보자는 제말에 감기로 열이나는거고 발진은 열꽃이라고
    얘기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덜익힌 키조개 먹고
    집에서 3일 동네 개인병원에서 3일 종합변원에서 8일간 투병 생활끝에
    병마를 떨쳤다는 얘기입니다
    여러분 겨울이지만 날이 따뜻하니
    여름이상으로 먹거리를 조심하세요 ^**^

  • 5. 김명진
    '07.2.28 6:53 AM

    pipigirl님 껍질을 벌려 주기도 하네요. 마포에서 살때는 그냥 줘서..칼로 깨고...벌리고 막 그러 거든요. 그나마 친정은 터나 넓고 식당 주방 처럼 되있어서..탁 치고 탁 튀겨도 되는데..저희집은 아니라...힘들었지용~ 댓글 감사합니다.

    라니님...어느 어머님이 안그러실까요...써놓고 보니...안그런신 분들이 없을꺼라고 끄러워지네용~ 하하하 감사합니다.

    라벤다님...도 저와 같은 생각이실지..몰랐어여. 사실...까놓은거 사려고 살짝 맘먹었다가..일을 또 벌린게지요. 에구에구...감사합니다.

    안젤라님..저는 까면서도 훌떡 훌떡 집어 먹었는데..에구에구...날로 관자 잘 먹거든요. 아직은 아무 이상이 없답니다. 하하하...건강 조심하셔요~

  • 6. 김명진
    '07.2.28 12:02 PM

    강님...저도 때때로...힘들다...돈 만원 더 쓰자 싶다가..또 시장가면 그렇게 안돼드라구요ㅠㅠ

  • 7. 모두락
    '07.3.3 8:01 AM

    김명진님 저두 시집을 와보고 나서야
    친정엄마가 그리 아끼시며 사시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산 값이야 어떻더라두 김명진님 정성이 잔뜩 담긴 것이니
    그 값이야 몇곱절 그보다 더하겠죠~ 애쓰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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