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했지요.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어요. 마냥 좋기만 했으니까요.
처음 결혼해서 회사사람들, 친구들, 친척들 집들이 할때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때라 시어머님과 함께 장보고 음식 만드실때 저는 옆에서
조수 노릇만 했습니다.
제손으로 양말 한짝 안 빨다가 나름대로 시집살이를 한것입니다.
몇년을 함께 살다 시부모님은 모두 미국으로 들어가시고
아버님이 3대 독자이신지라 가까운 친척이래야 아버님께 6촌형님 되시는 분만 계시고하니
집에서 손님 치를일이 없어 제가 혼자 상차릴일이 없었습니다.
결혼 10년, 우리집을 갖게 되고
남편생일이 식목일이라 이사 1주일만에 지난 일요일에 친정식구 집들이를 했습니다.
혼자서 처음하는 겁없는 도전이었죠~~

82에서 참고해서 이것저것 한다고 했는데 그날따라 식구들이 정확하게 약속한 시간에
모두들 와 주셔서 저는 정신없이 헤매었습니다.
사진속에 있는 음식중 미리 해 봤던것은 동파육밖에 없고 골뱅이 무침은 시간이 없어 소면도 삶아
놓지 못하고 양파며 깻잎은 빠트리고 넣지 않고 간장이 넘 많이 들어가 색이 꺼멓네요ㅠ.ㅠ


무쌈은 넘 오래 기다리게 해서 배에서 쪼르륵~ 그래서 구절판처럼 둘러 담고 각자 싸먹기~
그래도 가장 인기있던 음식이였어요.
soojung님이 알려 주신 새우 마요네즈(크림소스 새우)를 젤 먼저 만들었더니
소스는 다 흘러내리고 거죽은 말라갑니다...


배샐러드는 드레싱이 묽었나봐요. 깨도 함께 갈았으면 좀 더 고와 보였을텐데.
울딸이 꼭 해달라고 적어 놨던 닭봉 데리야끼조림.
이렇게 어물쩍 대충 집들이를 끝냈어요. 준비한 찹스테이크는 결국에 못 만들었고,
대부분의 야채는 너무 오래 데쳐 늘어지고 먹으면서도 코로 들어갔느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었습니다.
저는 미리미리 다 준비해서 쨔잔~하고 멋지게 상을 차려 내고 싶었었는데,
우아하게 둘러 앉아 맛있게 먹고 싶었는데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엉망이 되버린 상차림땜에 속상했어요.
그래도 친정아버지는 딸이 새집으로 이사하고 이렇게 상도 차려내니 마냥 기분좋으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