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몇번은 남편에게 발렌타인데이 초콜렛을 챙겨주었는데 아이들 키우느라 바뻐서, 때론 얄미워서(^^;) 한 5~6년 동안은 발렌타인데이 그냥 지나갔었지요. 그런데 이번엔 베이킹을 시작한 이후로 처음 맞는 발렌타인데이라서 그냥 지나가기가 아쉽더라구요. 말하자면 남편에게 주기 위함을 가장한 제 취미생활의 일환이지요....흐흐흐.... 뭐 일석이조 아닙니까? 좋은게 좋은거죠....ㅋㅋㅋ

처음 시도이지만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밤 9시 부터 새벽 2시 까지 만든 발렌타인데이 초콜렛이네요. 마지판(아몬드가루로 만든 필링제품)을 넣어 만들고도 싶었지만 템퍼링(초코렛을 중탕으로 녹여 온도를 높혔다 낮췄다를 반복하여 반짝하게 윤기내는 작업)하기가 너무 번거로워서 생크림과 약간의 피넛버터를 넣고 다크, 화이트 커버춰 초콜렛을 넣어 코코아가루, 녹차가루, 코코넛 슬라이스, 다진땅콩을 입힌 초코렛을 만들어 보았어요.
남들은 초콜렛을 만들면 여기 저기 초콜렛이 사방 묻는다고 하는데 저는 사방이 녹차가루, 코코아가루더라구요....... 헉..... 만들때는 '멀쩡한 초콜릿 다시 녹여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더니 만들어놓고 보니 동글동글 그렇게 이쁠수가 없네요 . ^^

초콜렛 만들기에서 가장 힘이드는건... 그야말로 통 초콜렛을 칼로 잘게 다지는거 아니겠어요? 힘이 얼마나 드는지... 그래서 남편에게 도마와 칼, 그리고 초콜렛을 슬며시 들이밀며 "내가 맛있는 발렌타인데이 초콜렛 만들어 줄께 이것좀 잘게 다져주라....^^" 했지요. 우리집 대구출신 남편님 왈 "별걸 다시키네... " 하면서 슬며시 일어나더니 통초콜렛 3판을 모두 아작내주었다는.... 그래도 은근히 초콜렛 얻어먹고싶었나봐요.....ㅋㅋㅋ

이렇게 예쁘게 포장한 초콜렛은 이제 유치부를 졸업하게되는 우리 둘째아이의 교회 선생님들께 하나씩 드시라고 가져가려구요. 좋아들 하시겠지요? ^^
올 발렌타인데이에는 모든 분들이 달콤한 초콜렛으로 사랑도 전하시고, 혹 서먹해진 관계가 있다면 아름답게 회복되는 뜻깊은 날이되길 바래요~~~! 해피 발렌타인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