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 과 인연이 10여년이 되는데도 키톡에는 감히 못와보는 불량주부입니다^^
늘 일하는 엄마였었고, 늘그막에 시작한 공부에 치여서 맛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떡하면 빨리 할 수 있나가 더 중요한 엉터리 요리사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청출어람이라고 엉터리요리사 엄마 밑에서도 우수 요리사가 나올 수가 있나봅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밤늦게 돌아와보니 고등학교 1학년 셋째딸이 언니 도시락을 이렇게 사놓았더라구요^^
호박전에 계란말이 치킨 데리야끼입니다. 데리야끼 소스는 시판이 아니라 손수 인터넷을 검색해서 찾아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요? 온가족이 칭찬을 해주었더니 이런 것도 만들더군요^^
아빠에게 전수받은 돈까스에 양배추 샐러드로 주말 저녁도 책임져주고요.
아빠와 합작으로 중식도 선보이더군요. 탕수육과 짜장면^^
엄마도 체면유지가 필요해서 한번은 나서야겠다 싶어 급히 만든 토마토 시금치 파스타 그리고 감자 샐러드입니다^^
이젠 시어머니보다 더 엄한 딸이 있어서 음식을 하고 나면 잘 한건지 딸 눈치를 봅니다.
엄마에 질세라 딸이 만들어온 해물 파스타네요^^
3년 전 마흔 여섯 나이에 학교를 시작할 때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아이들 걱정에 남편 걱정에...그리고 과연 이 나이에 제가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두려움.
늘 풀타임으로 일했던 엄마가 학교까지 다니면 더 바빠질텐데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그랬던 저의 걱정과 달리...저희들끼기 레시피 찾아가면서 요리를 해가면서 저녁은 당연히 자기들끼리 해먹는 것으로 잘 끌어가준 우리 딸들...얼마나 고맙고 미안한지요...
늦은 밤 공부를 하고 있으면 이렇게 간식까지 만들어다 주는 친정엄마같은 딸들입니다. 저는 팥죽 한번도 못해봤는데, 얘들은 척척 해오네요 ㅠㅠ
딸들의 숙제검사도 제대로 못해주면서, 시험공부를 한다고 늦게까지 있다가 책상에 쓰러져 잠이 들은 날은 얼마나 많았는지요. 엄마 오늘 밤새워야 한다고 했더니 이렇게 아예 애플 케잌을 한판 통채로 갖다주고 가더군요^^
학교를 시작할 때는 고등학생이던 큰 아이가 이제 대학 2학년, 둘째는 내년 가을에 대학에 입학하고, 요리사 셋째는 10학년이고, 영원히 아기일 것같았던 막내는 내년이면 여고생이 되네요.
자식은 부모의 사랑에 평생 감사해야 한다지만...우리집은 특수 상황이네요. 엄마가 늦공부하는데에 조금도 불평 한 번 안하고 곁에서 격려와 사랑을 아낌없이 부어준 딸들에게 저는 평생 다 못갚을 사랑의 빚을 지었으니 말입니다.
어느 새 내년 여름이면 그토록 힘들었던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라이센스 시험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심장이 오그라들지만...사랑의 힘에 기대어 또 기운을 내서 공부하다보면 어떻게 되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