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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日常 ~ 수다와 되는대로 요즘 해먹은 음식들

| 조회수 : 17,129 | 추천수 : 3
작성일 : 2013-06-17 21:07:26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같은 집에 

무심한 주인의 보살핌이 없어  생기없이 시름시름 자라나는

호야가 올해도 또 아주 큰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어느날 보니 요래 느닷없이 꽃망울이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 사진도 찍어 놨는데

제가 그만 카메라 오작동으로 삭제 시켜 버렸습니다 ㅠㅠ~~

 

 

며칠전 오후 햇빛 가득한

거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호야꽃입니다.

 

얘네들이 작년에도 올해도 요래 이쁜짓?을 하고 있습니다.

비실비실한 호야 화분 두개중에 작년에는 이단 화분대의 위층에 있는 호야가 꽃을 피웠는데

올해는 시샘을 하였는지 아랫단에 있는 작은 호야가

아주 야무지게도 꽃을 피웠답니다.

하여

위,아래 자리를 바꾸어 주었습니다.

호야는 희안하게도 줄기에서 힘들게 거꾸로 매달려 꽃을 피우더라구요.

호야꽃은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도 이쁘고

꽃망울이 터지면서 피어나는 꽃도 정말 이쁘답니다.

 

거의 한달하고도 보름전쯤에 살벌하게 잘려나간 왼손 손가락 손톱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생고생을 하였답니다.

생살과 손톱이 싹뚝 잘려나간 고통스런 아픔은

정말 지독하였습니다.

살아생전에 그리 많은 시뻘건 피를 본적이 없었습니다.

지혈이 되지 않아 어찌나 놀랬는지......

그럼에도

다친 손가락에 비날장화? 씌우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이런저런 촌발나는 음식들 되는대로 해먹고

허리통증과 손가락 건초염으로 고생중이지만

엉성한 솜씨로 야생화 자수도 놓으면서

심드렁하니 촌동네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려 엉겅퀴 야생화 자수도 놓고.

 

개망초 야생화 자수도 놓고.

 

두메 양귀비 야생화 자수도 놓고.

 

거실에 고려 엉겅퀴 꽃수를 놓은 광목천으로 발란스를 만들어 걸었습니다. 

딸래미 방 창문에는 십몇년전

茶 공부 하면서  해 입었던 보라색 모시 한복 치마를 부채꼴로 펼쳐서 커텐으로 쳐 주고 ㅎㅎ~~~~

 

다탁이 있는 거실 바닥에는

빳빳하게 풀을 먹여 튼실한 두발로 꾹꾹 밟은 까실까실한

발이 거친 모시를 쿠션이 제법 빵빵한 목화솜으로 만든 큰 요위에 깔았습니다.

요애는 울집에 온지 이십년이 넘었는데

해마다 6월에서 9월까지만 자리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장롱속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풀을 오지게 먹여서

빳빳하고 까실까실한 모시의 느낌이 참 시원하답니다.

한여름을 보내기까지 풀을 서너번 정도 먹여줍니다.

달달하게 팥빙수 해먹을 팥도 푹~~~ 삶아 놓고.

레몬 30개를 굵은 천일염과 베이킹 파우더로 박박 문질러 씻고

팔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씨를 빼 가면서

얄팍하게 저며 썬 레몬을 설탕에 재워

한여름에 새콤하게 마실 레몬차도 만들어 놓고.

 

쌀가루를 빻아 삶은 쑥을 넣고 치대어

엊그제 단오에 쑥 향기가 진한 쑥개떡도 만들어 먹고.

손가락도 다쳤지만

손가락에 건초염도 앓고 있고

아구구 아구구 소리가 절로 나는 허리통증으로 고생중~~~~

경추부터 다리까지 물리치료 받는데.............. 고질병인가 봅니다.

밀전병 부치는중~~~

쑥개떡과 밀전병~

 

되는대로 만든 구절판~

살짝 데쳐 껍질 벗겨 낸 토마토 샐러드~

소스는 그때그때 되는대로 만들어 먹기전에 뿌리고.

냉장고에 이런저런 시들거리는 자투리 재료들로

구절판을 만들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옆지기 후배들이 방문 하였기에

부랴부랴

밥 한 끼 대접하였는데

그래도 맛있게 먹어 주어 참 고마웠습니다.

아침 해가 떠 오르면서

옆지기의 코고는 소리는 잠잠해지고

새들이 지절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새벽에

아들래미랑 통화 하면서 잠이 깨어

다락방에서 캐모마일 허브차 마시고

마테오 카르카시 기타 연주곡 들으면서

이렇게 끄적이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홀딱 날밤을 깠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3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끼단
    '13.6.17 9:48 PM

    우와,, 정말 멋있어요..
    자수와 차 저도 애기들 키우고 시골아낙님 스러운 중년이 되고 싶어요...

  • 시골아낙
    '13.6.18 6:12 PM

    자수는 혼자 후뚜루 마뚜루 놓는답니다~
    사진발도 있고 ㅎㅎ~

  • 2. Omega
    '13.6.17 10:22 PM

    보통 솜씨가 아니시네요. --b
    쑥개떡 하나 정말 먹고 싶네요. ㅠㅠ

  • 시골아낙
    '13.6.18 6:14 PM

    그닥 솜씨, 맘씨, 맵씨가 고운 아낙은 아니랍니다.
    쑥개떡의 향이 진하여 먹을만은 하였답니다.
    오늘같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에도 먹을만한 주전부리가 되지요.
    함께 드실까요?

  • 3. 아네스
    '13.6.18 1:11 AM

    호야꽃 정말 이쁘죠?
    호야는 잎파리만 있는 식물인 줄 알았었죠..
    어느 날 호야 줄기에 울퉁불퉁한 것이 달리길래 뭔가 이상타하고 보니까
    그게 바로 꽃이더군요..
    저희 집도 오래된 호야에서 몇년째 독특한 꽃이 피고 있답니다..

  • 시골아낙
    '13.6.18 6:17 PM

    저도 작년에 처음으로 호야에서 꽃이 피는것을 보고
    놀랬답니다.
    화초를 정성스럽게 가꾸는 아낙이 아닌지라
    호야꽃의 아름다움에 한동안 빠졌었지요.
    별사탕같은 꽃망울과
    별을 품고 있는듯한 꽃에.

  • 4. 붉은동백
    '13.6.18 8:11 AM

    수를 놓으신 것을 보니 학창시절이 생각납니다.
    가사시간에 수를 놓았던 기억이요.
    엉겅퀴가 들에 한창이던데 시골아낙님의 수에서
    예쁘게 피어났네요^^

  • 5. 백만순이
    '13.6.18 8:54 AM

    척 보기에도 내공이 장난이 아니신듯합니다
    호야.............전 꽃은 커녕 맨날 죽이기만해서 포기한 식물이예요ㅜㅜ

  • 시골아낙
    '13.6.18 6:22 PM

    저는 거의 화초들을 썩혀 죽이거나 말려죽이거나... ㅎㅎㅎ~
    5년전쯤에 2000원짜리 두개 사서 빈화분에 그냥 심고
    어쩌다 한번씩 물만 주었는데
    저리 작년에도 올해도 이쁜 꽃을 피워 기쁨을 주고 있네요.

  • 6. 저녁바람
    '13.6.18 9:33 AM

    시골아낙님 블로그 몇달전 우연히 찾아서 늘 즐겨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몸이 안좋으신지 오랫동안 비워두셔서 걱정했었답니다.
    연륜이 묻어 나는 살림솜씨 저같은 초보는 참 배울점이 많네요^^

  • 시골아낙
    '13.6.18 6:25 PM

    아~~~ 고맙습니다.
    한겨울에 아주 오지게 나자빠져서 한동안 다락방에 군불을 피우지 못하였답니다.
    궁기 질질 흐르는 묵은 세간살이만 있는 집이랍니다.

  • 7. 코스모스
    '13.6.18 9:45 AM

    호야꽃의 향기가 느껴지네요. 한번더 맡아 보고 싶네요.
    나도 저런 자수 놓고 싶네요.

  • 시골아낙
    '13.6.18 6:26 PM

    호야꽃이 참 이쁘답니다.
    별사탕 같은 꽃망울과
    별을 품고 있는 꽃이 어찌나 이쁜지 그저 감탄을 하게 된답니다.

  • 8. Xena
    '13.6.18 11:38 AM

    수가 너무 고와요~ 요 위에 깐 모시도 너무 이쁘구요.
    손가락 어서 나으시기를...

  • 시골아낙
    '13.6.18 6:27 PM

    고맙습니다.
    모시의 까실까실한 촉감이 여름에는 시원하게 느껴져서 좋더라구요.

  • 9. 향기로운
    '13.6.18 11:44 AM

    정말 멋진 분이세요...
    우중충한 날에 마음이 미소를 짓게하시네요^^

  • 시골아낙
    '13.6.18 6:28 PM

    촌발 나는 시골아낙이랍니다.ㅎㅎ~
    비가 부슬부슬 참 지겹게도 아침부터 내리고 있네요.
    저녁으로 매운 땡초고추 다져 넣고 부침개 부쳐 먹어야 할까봐요.

  • 10. miho
    '13.6.18 1:35 PM

    덕분에 몇년째 키우는 화분이 이름을 알았네요..줄기만 올라가고 꽃은 구경도 못하고있지만..
    생명력이 뛰어나서 열심히 이뻐하는데...호야..사람이름같으네요..
    캐모마일티..함께 나누고 싶네요..워머가 참 특이합니다..

  • 시골아낙
    '13.6.19 5:16 AM

    호야가 생명력이 강하더라구요.
    스스로 잘 자라고 스스로 저리 꽃망을을 맺고 꽃을 피우네요.
    저는 5년동안 일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겨우겨우 물만 주었는데....

    티워머는 13전쯤에 차 도구 파는 곳에서 잔들과 함께 구입하였는데
    독일산 같습니다.

  • 11. 가브리엘라
    '13.6.18 3:26 PM

    수놓은 솜씨를 보니 밀전병구절판이 왜그리 단아한지 이해가 되네요.
    저 수를 놓은 수많은 시간속에 날밤을 새신적도 많았겠지요?
    그러다 허리통증과 건초염도 얻으신게 아닐까 안타깝고 걱정스런 마음입니다.
    저도 오랜세월 퀼트를 하느라 얻은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 거기다 어깨석회건염까지 얻어서 고생중이라 동지를 만난 기분이에요.
    수놓는것도 정말 해보고싶은데 맘만큼 곱게 잘 안되더군요.
    몸 잘 돌보면서 하고싶은일 오래오래 하셨으면 좋겠어요.

  • 시골아낙
    '13.6.18 6:35 PM

    혼자 자수 책 사서 얼렁뚱딴 놓고 있답니다.
    한겨울에 오지게 나자빠져서 경미한 뇌진탕과 허리를 다쳐서 생고생을 하고 있답니다.
    손가락은 얼마전부터 퉁퉁 붓더니 건초염이라고 하네요 ㅎㅎ~~

    퀼트를 하시는 분이시니 저의 놓는 자수가 얼마나 막무가내로 놓았는지
    들킨거 같습니다 ^^

  • 털곰팡이
    '13.6.19 1:00 PM

    가브리엘라님,,,,,저도 비슷한 증상이라서
    여찌 몸 관리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여?
    파스가지고는 안되고 점점 나빠지는거 같은데 뽀족한 수가 없네요
    목과 디스크 어깨 통증은 정형외과 치료외엔 없는지
    바느질 손 놓은지 이년 넘었네요

  • 12. 긍정최고
    '13.6.18 7:20 PM

    와~~~ 진심 멋지시네요... 솜씨가 참말로 좋으세요 ^^
    제 직장생활을 접으면 저도 시골아낙님처럼 되고 싶어요...

  • 시골아낙
    '13.6.19 5:20 AM

    그리 살림솜씨도 야무지지 못하답니다.
    저는 오히려 긍정최고님이 부러습니다.
    저는 지금 어디가서 돈을 벌고 싶어도 ㅠㅠㅠ~~~직장은 나이제한에도 걸리고
    능력도 없어서.

    비 개인 아침입니다.
    좋은 날 되세요.

  • 13. 아베끄차차
    '13.6.18 8:21 PM

    와.. 정말 멋있어요~
    한복치마로 커튼치는 센스까지 겸비하시다니...!
    지난번 동대문갔다가 명주천 행주로 쓴다고 끊어왔는데.. 빨간 실로 이쁘게 꽃자수 넣고 싶은데 어찌하는지 몰라 그냥 쓰고 있어요. 솜씨 너무 부럽습니다~

  • 시골아낙
    '13.6.19 5:23 AM

    저도 야생화 자수 책 사서 여중때 배운 기억도 더듬어서
    그리고 책 보면서 놓는답니다.
    " 야생화 자수"를 검색하시면 자수 놓는 기법등이 자세히 나오니 참고 해보세요.

  • 14. 필로소피아
    '13.6.18 8:57 PM

    어쩜 자수가 이렇게나 예쁠까요~
    넘 예뻐요^^
    팥조리는걸보니 저도 팥 조려놔야겠어요^^
    갑자기 팥빙수가 막 먹고 싶어지네요

  • 시골아낙
    '13.6.19 5:26 AM

    저도 팥을 두어되박 달달하게 조려놓고
    시장에서 찰떡도 사다 잘잘한 네모 썰기로 썰어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우유 적당히 얼려 그리 팥빙수를 해 먹고 있답니다.

  • 15. 생명수
    '13.6.19 3:37 AM

    자수가 너무 이쁘네요. 들꽃들을 너무 이쁘게 수놓으셨어요.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것이 쑥떡...입이 떡 벌어집니다.

    저랑 손의 상태가 정확히 같으시네요. 저도 얼마전에 사고나서 손톰이 반이 흉하게 되었거든요.
    정말 아프던데...어쩌시다가..얼렁 낫기 바래요.

  • 시골아낙
    '13.6.19 5:29 AM

    봄에 지천으로 자라나는 쑥을 뜯어 삶아 냉동 보관하면서
    한번씩 이리 쑥떡도 해먹고 쑥전도 부쳐 먹고 하지요.

    그쵸? 어찌나 아리고 아프던지....
    다행히 새살도 깨끗하게 올라왔고
    손톱도 원래대로 잘 자라고 있네요.

    비가 기인 아침은 정말 상쾌한요.
    좋은 날 되세요.

  • 16. 어제도오늘도
    '13.6.19 1:33 PM

    세상에~ 호야가 꽃을 피운다는 얘기는 첨듣고 보았습니다. 감탄사 연발~~
    자수가 너무 이쁘게 잘 놔졌네요.. 정말 부럽습니다.. 수를 놓으시는 장면이 연상이 되는군요
    빠쁘게 살면서 시간없다는 핑게로 하지못한다는 ....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것들이예요...

  • 시골아낙
    '13.6.20 7:16 AM

    저도 울집 베란다 한쪽에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호야에서 어찌나 이쁘게 꽃을 피웠는지
    깜짝 놀랐는데 올해도 이리 꽃을 피워주네요.
    자수는 얼렁뚱땅 놓고 있답니다.ㅎㅎ~

  • 17. 그린쿠키
    '13.6.19 1:39 PM

    정말 대단하십니다~
    호야꽃 반갑네요.

  • 시골아낙
    '13.6.20 7:16 AM

    호야꽃을 보셨군요.
    정말 이쁘죠?
    마치 별사탕 같고 별을 품고 있는듯하여.

  • 18. 예쁜솔
    '13.6.19 4:24 PM

    저와 시골아낙님 감성이 딱 맞는것 같아요.
    처음부터 좋아하는 꽃에 자수에...
    제가 이뻐하는 꽃들만 수 놓으시고...넋을 놓고 보다가
    음식이 나오자마자
    아~저거야...눈이 번쩍...침이 꼴깍!
    단팥이며 레몬차며 쑥떡...
    어쩜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 해 놓으셨는지...
    마지막 사진까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불빛에 힐링을 얻고 갑니다.

  • 시골아낙
    '13.6.20 7:18 AM

    쑥떡에 차 마시면서 이바구 할까요? ㅎㅎ~~
    고맙습니다.
    안개가 짙게 내린 아침입니다.

  • 19. 사랑
    '13.6.21 11:14 AM

    쑥개떡이랑 밀전병 그림같이 어여뻐서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네요~ 음식이란 만들어가는 과정이
    손이 많이 들어가나 완성했을때의 만족감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는거 같아요^^ 게다가 자수를
    번갈아 하시다니 시골아낙님의 하루일상이
    그려지네요^^ 그리고 호야꽃도~~와, 전 첨봤어요!!!
    저도 꽃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제가 키우면
    선인장도 말라죽는..큭..난 너네들도 좋아하는데..큭..

  • 시골아낙
    '13.6.23 7:20 AM

    제 손도 가시 손인지라 만졌다 하면 고장이 나거나
    봄이 되면 화분 몇개 사다 베란다 항아리 위에 올려 놓으면
    말라 죽거나 썩어 죽거나 ㅎㅎㅎㅎ~~
    헌데 요 호야들은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5년정도를 울집에서 살아 남더니
    작년부터 요래 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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