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같은 집에
무심한 주인의 보살핌이 없어 생기없이 시름시름 자라나는
호야가 올해도 또 아주 큰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어느날 보니 요래 느닷없이 꽃망울이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에서
꽃이 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 사진도 찍어 놨는데
제가 그만 카메라 오작동으로 삭제 시켜 버렸습니다 ㅠㅠ~~
며칠전 오후 햇빛 가득한
거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호야꽃입니다.
얘네들이 작년에도 올해도 요래 이쁜짓?을 하고 있습니다.
비실비실한 호야 화분 두개중에 작년에는 이단 화분대의 위층에 있는 호야가 꽃을 피웠는데
올해는 시샘을 하였는지 아랫단에 있는 작은 호야가
아주 야무지게도 꽃을 피웠답니다.
하여
위,아래 자리를 바꾸어 주었습니다.
호야는 희안하게도 줄기에서 힘들게 거꾸로 매달려 꽃을 피우더라구요.
호야꽃은 별사탕 모양의 꽃망울도 이쁘고
꽃망울이 터지면서 피어나는 꽃도 정말 이쁘답니다.
거의 한달하고도 보름전쯤에 살벌하게 잘려나간 왼손 손가락 손톱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생고생을 하였답니다.
생살과 손톱이 싹뚝 잘려나간 고통스런 아픔은
정말 지독하였습니다.
살아생전에 그리 많은 시뻘건 피를 본적이 없었습니다.
지혈이 되지 않아 어찌나 놀랬는지......
그럼에도
다친 손가락에 비날장화? 씌우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이런저런 촌발나는 음식들 되는대로 해먹고
허리통증과 손가락 건초염으로 고생중이지만
엉성한 솜씨로 야생화 자수도 놓으면서
심드렁하니 촌동네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려 엉겅퀴 야생화 자수도 놓고.
개망초 야생화 자수도 놓고.
두메 양귀비 야생화 자수도 놓고.
거실에 고려 엉겅퀴 꽃수를 놓은 광목천으로 발란스를 만들어 걸었습니다.
딸래미 방 창문에는 십몇년전
茶 공부 하면서 해 입었던 보라색 모시 한복 치마를 부채꼴로 펼쳐서 커텐으로 쳐 주고 ㅎㅎ~~~~
다탁이 있는 거실 바닥에는
빳빳하게 풀을 먹여 튼실한 두발로 꾹꾹 밟은 까실까실한
발이 거친 모시를 쿠션이 제법 빵빵한 목화솜으로 만든 큰 요위에 깔았습니다.
요애는 울집에 온지 이십년이 넘었는데
해마다 6월에서 9월까지만 자리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장롱속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풀을 오지게 먹여서
빳빳하고 까실까실한 모시의 느낌이 참 시원하답니다.
한여름을 보내기까지 풀을 서너번 정도 먹여줍니다.
달달하게 팥빙수 해먹을 팥도 푹~~~ 삶아 놓고.
레몬 30개를 굵은 천일염과 베이킹 파우더로 박박 문질러 씻고
팔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씨를 빼 가면서
얄팍하게 저며 썬 레몬을 설탕에 재워
한여름에 새콤하게 마실 레몬차도 만들어 놓고.
쌀가루를 빻아 삶은 쑥을 넣고 치대어
엊그제 단오에 쑥 향기가 진한 쑥개떡도 만들어 먹고.
손가락도 다쳤지만
손가락에 건초염도 앓고 있고
아구구 아구구 소리가 절로 나는 허리통증으로 고생중~~~~
경추부터 다리까지 물리치료 받는데.............. 고질병인가 봅니다.
밀전병 부치는중~~~
쑥개떡과 밀전병~
되는대로 만든 구절판~
살짝 데쳐 껍질 벗겨 낸 토마토 샐러드~
소스는 그때그때 되는대로 만들어 먹기전에 뿌리고.
냉장고에 이런저런 시들거리는 자투리 재료들로
구절판을 만들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옆지기 후배들이 방문 하였기에
부랴부랴
밥 한 끼 대접하였는데
그래도 맛있게 먹어 주어 참 고마웠습니다.
아침 해가 떠 오르면서
옆지기의 코고는 소리는 잠잠해지고
새들이 지절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새벽에
아들래미랑 통화 하면서 잠이 깨어
다락방에서 캐모마일 허브차 마시고
마테오 카르카시 기타 연주곡 들으면서
이렇게 끄적이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홀딱 날밤을 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