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풀밭으로~

| 조회수 : 7,319 | 추천수 : 4
작성일 : 2013-04-30 12:57:35

 

매년 이맘때면 그렇듯이

요즘 저희집밥상은 거의 대부분 나물로 채워집니다. 

 

엊저녁도 예외없이 나물~

농장에서 내려오는 길에 숲에 들어가

몇가지 나물을 뜯어다가 밥상에 올렸습니다.

옆집여편네는 반찬걱정않아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뭘 먹었었는지 아리까리해서 다시 사진을 짚어보니

오가피순, 땅두릅, 두릅, 취나물, 상추를 먹었었네요.

 

모두가 숲이 주는 선물입니다.

어슬렁 돌아다니며 뜯어먹기만 하면 되는......

 

땅두릅은 살짝데쳐 집된장에 무치기도 했는데

그것도 나름 참 괜찮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해파리 퇴치의 일환으로

마님께서 밥상에 고기를 조금밖에 올리지 않는다는 점.

 

술안주가 넉넉하면 두병이고 세병이고

안주 떨어질때까지 먹고 해파리가 되는터라......

 

다 아시죠~?

사람도 이따금 해파리가 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오래전 직장생활을 할때엔 해파리클럽 정식회원이었는데

2~3일에 한번씩은 아침에 출근하면 책상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대들기도 하고

미팅하는 와중에 황급히 변기를 붙잡고 통사정을 하기도 했고..... ㅠㅠ

 

왜 그러고 살았나 모르겠습니다.

 

 


쌈재료가 다양하다보니

이것저것 마구 섞어 싸먹다보면 식사가 끝나곤 합니다.

 

오가피순은 오해 처음 먹는데

쓴맛이 강해 상추나 다른 나물과 함께 먹어야 되더군요.

 

땅두릅도 향이 강해서 마님은 별로 안드시고

거의 저혼자 독차지~

그런면에서 땅두릅은 참 훌륭한 녀석입니다.

 

온실에서 키운 열무는 연해서 그런지

아이들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특히 열무물김치는 시원한 국물때문에

아이들 수저가 바쁘게 들락거리는 메뉴~

 

반찬그릇에 반쯤남은 열무물김치는 잽싸게 밥그릇에 쏟아부어

시원하게 저녁식사 마무리~

애들은 가라~  장사않된다.

 

 


한편으로는 달구들도 요즘 풀밭입니다.

 

달구들 운동장은 달구들 발길질에 황무지가 된지 오래이고

방사장은 지난 산불에 울타리가 불에 탄것을 아직 복구하지못해

천적들 무서워 내보내질 못하고

닭장주변의 마당이나 텃밭에 이따금 내보내는 실정입니다.

 

이제는 풀이 흔하다보니

매일 풀을 뜯어다가 먹이기도 하지만

달구들 밥을 배합할때 풀을 썰어 섞어 먹입니다.

닭도 돼지도 소도 풀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의 식탁도 건강해집니다.

 

예전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닭들 밥줄때 하시던 방법인데

이렇게하면 닭들이 골고루 풀을 섭취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고보면 옛날분들이 훨씬 현명하지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따금 달구들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시중의 공장식축산의 유혹에 넘어가지 마시라는 것

그리고 현명한 소비자들의 힘으로

농업생산의 방식이 바뀌어 갔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자연양계를 한다거나 자연란이거나 어떤 먹이를 먹인다거나 하는

고가의 계란들중 진짜 믿을 것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진짜 옛날방식으로 생산되는 계란은

우리나라 전체유통량의 0.0000001%도 되질 않습니다.

 

자연양계를 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GMO옥수수와 콩이 주성분인 공장사료를 먹이고

-옥수수는 유전자조작이 아니더라도 많이 먹는 것은 해롭습니다-

자급사료를 먹인다는 분들도

식품회사의 가공식품찌꺼기를 재처리해서 먹이기에

그 안의 화학물질들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조들의 방식을 따르면 산란율이 반토막도 않될뿐더러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명한 회사나 유통업체들의

자연란이니 유기농계란이니 하며 한알에 6-700원씩하는 계란도

실제로 농가에 지급하는 가격은 180원~240원정도......

그 가격에 올바른 계란을 생산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감히 바라건대 소비자들이 농업의 실태를 이해하고

농업이 환경을 헤치고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소농들이 다양한 작부체계를 통하여

자연과 인간이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수 있도록

현명한 소비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eesun
    '13.4.30 1:51 PM

    사진속 달구들도 넘 평안해보이고, 소박한 밥상도 옆에 있는듯 아른거리며 ~~ 오늘 정말 따뜻한 봄입니다.^^*

  • 2. 광년이
    '13.4.30 3:48 PM

    닭들이 행복해보여요. 행복한 닭이 낳은 알은 무슨 맛일까요?

  • 3. bistro
    '13.4.30 4:05 PM

    저도 광년이님처럼 저 달구들이 낳는 알!맛이 참 궁금해지네요.
    갓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에 톡 까넣고 간장 몇 방울 흘려넣고
    휘익 저어 먹으면 기가 막히게 고소하겠죠? 불에 슬쩍 그슬리듯 구운 김에 싸먹으면!!
    헉! 배 고플 시간도 아닌데 꼬르륵할 듯 하네요. 가서 산딸기라도 씻어먹어야겠어요. ㅠㅠ

  • 4. 자두가좋아
    '13.4.30 5:56 PM

    음~ 전 풀떼기 별로 안좋아했는데 농부님네 보면 정말 군침이 돕니다. 스릅~~~ ㅋㅋ
    농부님에 달구들 볼때마다 가까이 있으면 농부님댁에서 구입해 먹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
    뭘 어디까지 믿고 먹어야하는건지... 점점 슬퍼집니다~

  • 5. 베고니아
    '13.4.30 7:21 PM

    육류보다는 풀밭을 좋아하는 일인 입니다 ㅋ ㅋ
    닭들도... 어쪔 이리 색이 고울까요?
    자연에서 방사하는 닭이라서 그럴까요???

    "현명한 소비가 이루어졌으면~~" 이말씀에 동감입니다^^;

  • 6. edugabe
    '13.5.1 10:54 AM

    눈돌아갈만큼 멋드러지게
    그릇그릇 바리바리 올려
    눈이 휘둥그레질만큼
    억소리나는 보기좋은 상차림보다

    농부님의 상차림이 더 마음을 부자로 만듭니다
    더불어 현명한 소비에 관한 조언도 고맙습니다

  • 7. 고독은 나의 힘
    '13.5.2 7:28 AM

    현명한 소비에 관한 조언 감사드려요..

    게으른 농부님 글은 일상 속에 웃음과 해학 그리고 풍자와 따끔한 일침이 공존하는 하나의 시트콤과도 과도 같달까? ㅋㅋ

  • 8. 게으른농부
    '13.5.20 6:09 PM

    답글이 많이 늦어 죄송합니다.
    이따금 들어와 답글을 달려다가 책상에 엎어져 졸기를 여러차례......

    봄을 타는 것인지 ......

    어쨌거나 믿고 먹을만한 좋은 먹거리가 찾기 힘들다는 것은
    농민도 소비자도 참으로 슬픈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8 파이야! 2 고독은 나의 힘 2024.11.30 375 0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21 코코몽 2024.11.22 8,530 2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44 ··· 2024.11.18 14,104 7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38 Alison 2024.11.12 15,798 6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10,572 4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1 필로소피아 2024.11.11 8,478 5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6 백만순이 2024.11.10 9,134 4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624 6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6,002 4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10,082 5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869 8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813 4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401 8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384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643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203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244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239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216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90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718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146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517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340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235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934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610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647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