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길러
겨우내 식혜로
요긴하게 해먹던 엿질금이 바닥났어요
갈무리 해두었던
겉보리를 잘 씻어 물에 한나절 불렸다가
엿질금을 기르기시작했습니다
겉보리 반말
곰솥으로 반쯤 됩니다
우선 물에 살살 비벼가면 씻습니다..
누런물이 좀 나오지요
물에 동동 뜨는 쭉정이는 채로 걸러버립니다.
씻은 겉보리를 채에 걸러
곰솥에 넣어
뚜껑을 덮어 부엌 한쪽에 두었습니다.
다음날 다시 꺼내어 물로 헹궈서
다시 채에 걸러 또 솥에 담아두었습니다
전에는 시루에 면보를 깔고
겉보리를 담아 수시로 물을 끼얹어 주었었는데
정성과 결과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더군요^^;;
이틀째
벌써 살살 꼬랑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저녘으로
살살씻어 물기를 빼서 담아둡니다.
오일째 뿌리가 일센티쯤 되었어요
육일째
서너개의 뿌리에 줄기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쯤이면
꺼내서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벌써 달달한 엿기름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햇볕좋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고
손으로 살살 비벼가며
뿌리랑 줄기를 제거해줍니다.
겉보리를 직접 기르지 않아도 식혜용 엿기름은
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직접 깨끗한 물에 잘 씻어가며
자주 들여다봐가며
길러주면
아무래도 엿기름이 신선해서
식혜를 했을때 잡냄새가 나지 않고
식혜물에 누런빛이 돌지않고
뒷맛이 깔끔합니다.
빻아놓은 엿기름을 사다가 씻어서 해먹을수는 없으니까요^^
완전히 마르면 믹서에 갈거나 절구에 빻아서 보관합니다.
이번에 한 엿기름으로
맛난 식혜를 하면
대학 다니는 우리 딸
중학교때 담임선생님께
제일 먼저 가져가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분께 드릴 생각을 하면
번거로운 일도 즐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