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82횐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2탄을 곰방 준비해서 돌아왔네요.
이거 너무 자주 들어오면 ..곰방 인기가 식을텐데...
한 석달 열흘 기다리셔.
라고 하고 싶지만 그럼 또 잊혀져서 '뉘셔?' 함 안되니까..
적당한 간격 조절하느라 힘들었네요.ㅋㅋ
우선 꽃구경 함 하시구요.
이날 아침 된서리를 제대로 맞아서
꼭 냉동실에서 꺼낸 모냥으로 그리..앉았드라구요.
그래도 제 눈엔 이뻐 보여서.ㅋㅋ
하는김에 가을 낙엽태우는 냄새도 좀 풍기고 가렵니다.
느티나무가 워낙 커서 가을이면 낙엽과의 전쟁아닌 전쟁을 벌입니다.
활활 타는 불꽃에 뛰어들고 싶은 맘 드나요?
향이 정말 쥑입니다.
제가 얘기했죠?
뭐든 제 철에 제때제때 먹어줘야 한다고.
냉동 용서 몬해.
제 철에 나오는 거 못 먹으면 것두 용서몬해.
혼자 회식가서 쭈꾸미 실컷 먹고 미안했던지
담날 쭈꾸미 1kg 담은 검정비닐봉다리 달랑달랑 들고 나타나셨네요.
누군 누구겠어요. 밉살맞은 영감탱구죠.ㅋㅋ
이거이 아직 우리 텃밭에 가득한 채소들로 대충 샤브샤브 준비 땡입니다.
너무 간단한가요?
초장이 빠졌군요.
머리통이 애기주먹만큼 커다란 쭈꾸미가 마지막 몸부림을 하거나말거나
뜨신물에 발만 담그면 죄 건져먹습니다.
머리통은 좀 기다려야 하는데..
울 영감은 먹지는 않고 그저, 자식새끼들과 내 접시에 열심히 놔 주더라구요.
어찌나 이쁜지..
'어제 마이 묵었다고 양보하는기가?'
'그렇지.흠흠'
그래서 정말 그런 줄만 알고 달달한 배추이파리 건져묵고
배가 터지도록 쭈꾸미 다리 잘근잘근 씹어가며 먹어줬디만
이눔의 영감탱이는 맛난 머리만 골라 먹네요.
쭈꾸미 머리(대가리)..ㅋㅋ
먹을때는 모두 뒤로 자빠지고 난 뒤였습니다.
작년에 당한것을 고새 잊어먹고
그러니까 제가 맨날 서방한테 새대가리 소리를 듣지요.
올해도 맛난 쭈꾸미머리는 영감차지입니다.
그러니 웬수지.
혼자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아주 맛나게 드셔주시더군요.
캬..분위기 잡는다고
소주에 오미자효소 넣어서 발그레하니 맹글어
요상한 잔에 부어 먹습디다.
그런다고 쐬주가 양주되냐?
다 먹고 쭈꾸미머리는 못 먹어도 우동사리는 먹어줘야지요.
머리 좋아지는 약 같은 거 있으면 같이 좀 나눠 먹읍시다.
담엔 좀 기다렸다 꼭. 알은 없어도 먹물 퐉^ 터지는 머리 좀 먹구로.
저 위에 배추가 저희집 배추가 아니라
뒷집 할부지 리어카 끌고 가시다 자빠뜨렸고
하필 그 곁에 제가 있어서 덥썩 얻어온 배춘데..얼마나 속이 꽉 차고 영글었는지
배추 하나로 일주일이 행복한 야그입니다.
담날 아침밥은 시원한 배춧국 끓여서 한그릇 후딱 말아먹고
그 날 저녁은.
그러니 쭈꾸미 먹은 다음날이죠. 배추 노란속만 꺼내어 따끈한 스팸 한 조각 얹어
볼이 미어터지게 쌈 싸 먹습니다.
괴기가 없어 좀 아쉬운 맘에 스팸 하나 구워줬더니 모두들 환.장을 하데요.ㅋㅋ
가마솥에 밥 해서 누룽지까지 한사발씩 먹어야 쫌 먹은 듯.
배추 정말 쥑이죠?
그 담날이 주말이었나 보네요.
비는 부실부실 오는데 따끈한 우동 한 그릇 끓여먹고
배가 살살 고파 올 즈음,
이른 저녁을 준비합니다.
전날 없던 괴기를 아수워하면서
빠질 수 없는 파김치와 마늘. 고구마까지 구워가며
삼겹살에..뭔 가브리살인가를 섞어 구워 ..상상에 맡기고.
좀 쉬어갈까요?
비오는 날
저희 집 뒷켠에 할부지집과 경계에 심은 소국이 참...황홀합니다.
밖에 나가기 구찮아 창문열고 대충 찍은 사진이 저 정돕니다.흠흠^^
이젠 배추 다 먹고
아그들은 학교로 영감은 회사로
비는 오고
저는 할일이 없어 지나간 드라마 틀어놓고 앉아
김장때 쓸 마늘을 까거나
고구마를 깍아서 얇게 썰어 건조기에 딥따 말려줍니다.
고구마가루를 곱게 내어 김치담그면 설탕이나 효소 필요없다카죠이???
요즘 맨날 고구마말리는게 일과인 아짐입니다.
오메가메 아그들이 하나씩 주워먹고 얼메 남지도 않았시요.
또 깍아서 말려야지요.
봄에 5월에 생강 오천원어치 사다 땅파고 그냥 묻어놓기만 했는데..
전 그냥 아무것도 한게 없어요.
딱 두배쯤 될라나?
요즘 생강값이 마이 올랐다니 만원어치쯤 될라나 모르것어요.
내년에 공 좀 들여야겠네요.
얼기전에 수확해서 흙 좀 말리는 중이예요.
몸이 으슬으슬한 이런 날.
작년에 이빠이 만들어 둔 생강 꿀에 재어둔 것과
10kg 깍아 맹그느라 골빙들뻔한 유자청-일년 지날수록 색이 캬라멜색으로 변해요-
한데 섞어 팔팔 끓여서 차로 마십니다.
감기 뚝 떨어져요.
작년 만들때 사진임다. 요거 두 병 만들어서 일년넘게 먹고 있네요.
가끔은 김치에도 갈아넣고
유자가 흐물흐물 다 녹아없어집디다.
요렇게..먹지요.
아직..그 배추가 겉잎이 좀 남았나보네요.
뜨끈한 어묵탕 끓여서 한사발씩 퍼주고
저녁밥은 ..땡입니다.
징한것들.
한 냄비 끓였구만...요거 남겼네.
강쥐들 줄것두 없구만.
몸보신 마이 했으니
이젠 일을 좀 해야지요.
피나는 노동의 연속입니다.
엄니집에 가서 엄니랑 콩 삶아
메주 만들기.
요런 상태가 되도록 발로 밟아 줍니다.
예전에는 절구에 찧었다드만
점점 잔머리 굴리기는 어른이나 애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비닐에 넣고
자루에 넣고 담요 덮어서 발로 오래도록 자근자근 밟아줬네요.
땀이 삐질삐질 나드구만요.
뒤늦게 합류한 울 영감이 간만에 이뿐짓 합니다.
무게가 마이 나가니 제가 두 번 밟을거 한 번 밟으면 다 으깨어져 버리데요.ㅎㅎ
올 봄에 혼자 된장 담근다고 완전 쌩쑈를 -
전화기 풀 가동해서 친정엄니,시엄니를 죙일 구찮게 했죠.
울 시엄니..이젠 메주도 니 혼자 쒀서 띄워라. 하시길래
냉큼 달려갔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했으니.
봐야죠. 일은 안하고 사진만 딥따 찍어서 저장하고.
내년엔 정말 혼자 메주 맹글어야 하나. 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은 고추장 담그느라 또 시엄니집에.
내리 삼일을 아침 눈뜨면 가서 해질녁 돌아왔디만
동네 할매들 '새대기 바람났나?' 카시드라구요.
ㅋㅋ
엄니랑 이틀동안 담궈서 오늘 단지에 담아온 고추장입니다.
부.럽.죠?
사먹거나 얻어다먹는 고추장이 얼마나 헤픈지 아시는 주부들은 제 맘 아실껴.
제 단지가 작다고 엄니가 유리단지에 한 병 더 담아주시네요.
요건..엄니 몰래 친정엄마 주려구요.ㅋㅋ
울 엄니 엿지름인가 뭔가를 보리 반말 사다 싹 튀워서
자루에 넣고 오래 치대어 뽀얀 국물 내어 고추장 만들었습니다.
보리가 수염단거 보셨어요?
저두 첨 봐요. 너무 신기하고 꼬물꼬물 이뻐서.
엄니가 남은거루 감주 해주신다고 했어요.ㅎㅎ
요기 뭐가 들어갔냐면.
엿지름뽀얀국물하고
조청대신 매실효소하고
찹쌀 밤새 불린거 10kg 빻아서 몽땅 넣고
가마솥에 삭혀서 졸인거랍니다.
가마솥 한 솥이 거의 반이나 졸도록 어제 늦게까지 장작 태워...
마지막 식히고 나서 소금 한바가지 넣고 간 맞추고.
된장 한 양푼이 떠다가 믹서기에 넣고
엿지름 달인 물 부어가며 곱게 갈아줍니다.
팔이 무지 아프도록 멍울없이 오래오래 저어줬습니다.
누가? 제가 했지요.ㅎㅎ
내년에는 고추장도 혼자 하라시는데..걱정이네요.
고추장 만들려다가 아까븐 재료만 다 날리는 거 아닌지.
낮에는 엄니집서 고추장 만들고
밤이면 밤새도록 사골 푹 고아서 장난꾸러기 아들들 멕이느라
애미가 고생이 많다.
울 집 영감은 오늘도 늦네요.
아이들과 먹는 저녁도 간단히 차릴 수 없게 아이들은 훌쩍 커버렸습니다.
온통 김치.물미역.파김치.고춧잎나물..풀풀풀밭이어도
싹싹 비워줍니다.
그럴때 참..고맙습니다.
요즘 제철인가봅니다.
시장가니 물미역이 나왔드라구요.
500원어치 딱. 한 번 먹을만큼만 사다 데쳐서 홀랑 먹어줍니다.
서방은 물미역 귀경도 몬하게.
얼마 남지 않은 고춧잎은 집간장과 들기름 마늘넣고 조물조물!
팬에 살잘 덖어줍니다. 마지막에 들깨 한스푼 넣어 설렁설렁 해주면
아주 고소해 죽습니다.
삼일을 내리 곤 사골은 틈틈이 모아둔 우유병에 담아 엄니집 두 병.
우리 집 두 병. 김치냉장고에 쏙 들어갑니다.
마지막 국물은 수 일내 다 먹어치우지 싶네요.
영감이 좋아하는 고추. 밀가루 묻혀 살짝 쪄내고 양념에 묻혀주면
.. 입이 헤벌레..하네요.
이건 정말 제가 키운 무우입니다.
고춧대 뽑아낸 자리에 두 알씩 놓아준 무우씨가 이만큼 커서는..
와우^^ 정말 큽디다.
무우랑 바지락 한 줌. 동태만 넣고도
달달한 동태탕 입니다.
맨날 따끈한 거.얼큰한 거..이런거만 찾는 계절이네요.
오늘 아침엔 눈이 내릴 것 처럼.
꼭 그렇더라구요.
입동도 지났고.
본격적인 겨울인가요?
맛난것들 많이 해 드시고
겨울을 나려면..속이라도 따셔야 안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