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키톡에서 무모하고 무식한 요리? 도전장면을 보여 드릴까해요.
저는 평소 집에서 파스타를 해먹을 경우 거의 엔쵸비를 넣습니다.
엔쵸비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물론, 엔쵸비 뿐 아니라 저는 온갖 젓갈 종류를 너무 좋아해요.
어른들 말씀에 의하면 3-4살서 부터 밥먹을 때도 할아버지가 밥숟가락에 젓갈을 주시면
그렇게 잘 받아먹었다고 해요.
특히 좋아하는건 갈치 속젓이고요.. 토하젓.. 이런것도 음청 좋아하고요..
겉절이 같으것도 젓갈 넣고 버무린거.. 완전 미쳐요 -_-
짭짤하고 꽁꽁한 그 맛이 왜 그리 좋은지..
암튼.. 파스타 먹을 때 꼭 엔쵸비를 넣어 먹는데요..
아시다시피 이 엔쵸비.. 너무 비싸죠. 아무데서나 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요..
어쩔땐 멸치한마리에 천원꼴 할 때도 있고.. 이거 뭐.. 파스타 넣을때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립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제가 엔쵸비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이르렀어요.
생각이 거기에 이르니... 손이 근질 근질 하더라고요..
한달간 틈날때마다 폭풍 구글 검색기를 돌려가며 엔쵸피 필레 레서피로 검색을 돌렸는데
워낙, 짧은 영어라 속시원히 답을 구하진 못했지만..
뭔가를 먹어보면 맛을 그릴 수 있는 장금이의 입맛을 가진 척하며.. 제가 대강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마침, 봄이라 생멸치 가격도 저렴한 편이더라고요. ㅋㅋㅋ
기장멸치를 파는 어느 웹쇼핑몰에서 생멸치 1kg를 배달시켰습니다. 1kg에 한 2만원 정도 하더군요.
1kg라고 해봤자, 얼마나 되겠어? 했는데..... 왠걸- 엄청 많더군요. 저걸 다 언제 다듬어 절이나 싶어서
멘탈 붕괴 올 뻔 했습니다..... 만, 다행히 찌개용으로 시켜서 머리와 내장은 다 발려 온 상태라
찬물에 슬쩍 씻어서 불순물과 비늘같은것만 닦았습니다.
그런 다음.. 생멸치의 배를 갈라 반으로 나눈다음, 뼈를 발라내고 소금을 덕지덕지 문댔어요.
굳이 멸치와, 소금의 비율을 생각해 보자면 5.5:4.5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다음 유리 그릇에 소금뿌린 생멸치를 차곡차곡 쌓았는데
멸치가 어찌나 많은지.. 1kg 멸치를 다 다듬지 못하고.. 40% 정도는 그냥 냉장고에 넣어놨어요.
외할머니한테 김치와 지져 드시라고 드릴참이지요.. ㅋㅋㅋ 싱크대 서서하는데 허리 뿌러질뻔.. -_-;
손에선 멸치 비린내가.. 엄청나고요. ㅠ.ㅠ
생명치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중간중간
통후추와, 월계수잎, 생선류와 어울리는 허브류를 군데군데 뿌렸습니다.
검색해본 레서피로는 열흘 정도만 저렇게 절군 뒤, 올리브유에 넣으란 말도 있고
1달 후에 올리브유에 넣으란 말도 있는데.. 어느게 맞는 레시피일지 모르니깐
절반은 10일 후, 절반은 1달 후 해보려고요. ㅋㅋ
일단 날이 아직 덥질 않아서.. 소금을 위에 한번 더 뿌려준 뒤 그늘진 실온에 두었는데..
냉장고에 넣어야 할지.. 어떨지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 보니.. 물이 제법 많이 생겼더라구요.
이번에 만들어보고 성공하면.. 앞으로 엔쵸비는 저렇게 만들어 먹으려고 해요.
이번에 만든것만 해도 계산해보니 시중 엔초비 깡통 한 20만원어치는 되는거 같거든요. ㅋㅋ
그러나.. 아마 실패할 확률이 더 크겠죠? 뭐, 실패해 봤자 소금도 많이 넣었으니
약간의 서양 향신료가 들어간 멸치 육젓이 되겠지.. 하고 위로하고 있어요. ㅎㅎ
만약 성공한다면.. 엔쵸비 성공기념으루다가
저처럼 엔쵸비 좋아하시는 2분의 82님들을 추첨을 통하여(응?)
무료로 분양해 드리겠습니다. ㅋㅋㅋ
제 첫 엔쵸비의 성공을 기원해 주시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