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새고막과 참고막의 재미난 차이

| 조회수 : 7,328 | 추천수 : 3
작성일 : 2011-11-16 13:09:42


<사진은 보성군청 홍보사진>



꼬막에 대해서서는 82쿡닷컴보다 제가 더 전문가 같습니다.

82쿡에 올라온 글을 보고 좀더 보충설명을 드릴까 해서 글올립니다.

이제 꼬막도 나오기 시작하고, 명절 되면 많이들 드실텐데, 그때 꼬막에 대해서 아는 체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ㅋㅋ

 

우선요 '꼬막'이냐? '고막'이냐?

두 개 모두 표준어로 규정되었죠. 짜장면이 표준이로 등록된 것처럼이요.

전남 벌교에서는 '꼬막축제'라고 합니다.

어떤 게 맞을까요?

 

벌교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발음으로는 '고막'이 맞습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은 '꼬막'하고 발음을 하는데

벌교 가셔서 확인해 보시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고막'이라고 발음합니다.

예전에는 그 지방에서는 '고막'이라고 했던 것이지요.

 

그럼 새고막과 참고막의 차이

참고막은 골이 깊고 새고막은 밋밋합니다. 참고막은 털이 없고 새고막은 잔털이 있습니다.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영양가로 따지면 참고막이 새고막보다  2~3배는 더 좋다고 합니다.

생명력도 참고막이 훨씬 좋고요. 믿기지 않겠지만 참고막은 냉장고에 제대로 보관하면 한 달 정도는 살아있다고 합니다.

새고막은 15일 정도 살아 있고요. 그만큼 생명력이 강한 조개입니다.

 

바다에서 그 차이점을 알아볼까요.

고막은 갯벌에서 나죠. 그런데 각각 나오는 갯벌이 다릅니다.

갯벌 참 넓죠. 육지 가까이 있는 갯벌에서부터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갯벌, 그 갯벌층에 사는 생물이 각각 다릅니다.

참고막은 육지 가까운 갯벌에 살고요. 새고막은 썰물 때 바닷물이 다 빠져도 물이 첨벙첨벙한 곳에서 삽니다.

여기에서 재미난 이야기가 하나 톡 튀어나옵니다.

뭐냐, 왜 새고막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나? 참고막을 '제사고막'이라고 하잖아요. 전라도에서는 새고막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고 꼭 참고막만 올려야 하거든요. 왜 그럴까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단은 '좋은 놈'을 제사상에 올려야 맞다.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복숭아처럼 털 있는 것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은 것처럼 새고막에도 잔털이 있으니까, 올리지 않는 것이다. 일리가 있죠.

그러나 고막잡이 역사를 따라가면 답이 나옵니다. 가장 신빙성이 있어보입니다.

 

참고막은 육지 가까이에 살고 새고막은 바다 깊이 산다고 했잖아요.

옛날에는 새고막을 손으로 잡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계가 새고막을 캐내 시장에 유통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새고막은 잡기 힘든 조개로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참고막만 나오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일반 사람들은 참고막만을 제사상에 올렸던 것이지요.

 

또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고막을 '똥고막'이라고 합니다. 참고막보다 더 맛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비하하는 것으로 '똥고막'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벌교 사람들은 다른 이유로 새고막을 똥고막이라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참고막보다 새고막을 더 좋아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면 벌교 사람들은 왜 새고막을 똥고막이라고 하느냐 하면요.

참고막과 새고막의 다른 특성 때문입니다.

참고막을 자세히 보시면 살을 덮고 있는 양쪽 조개껍질이 딱 맞게 맞물려 있습니다. 손톱을 살짝 넣어서 바로 깔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새고막은 그렇지 않습니다. 손으로 까먹을 수 없습니다. 양쪽 껍질이 엇갈려 있거든요. 한쪽 껍질이 다른쪽 껍질 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손톱을 집어 넣어 깔 수 없습니다. 여기서 '똥고막'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손으로 깔 수 없으니까, 새고맡 밑에 '똥구멍'을 수저로 돌려서 까는 것입니다. 그렇게 많이 까지요.

 

여기서도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 남자가 시골 벌교로 장가를 왔습니다. 처음으로 고막을 먹어보는데 사람들이 "똥구멍으로 까"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서울남자는 새고막 똥구멍을 까라는 말을 못알아먹고 자기 똥구멍으로 까려고 하다가 바지가 다 찢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별로 재미 없나요.

 

마지막으로 벌교에서 고막은 엄청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어느 정도냐면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막맛이 변하면 죽는다'. 무슨 말이냐면요. 사람이 아프면 입맛을 잃어 버리잖아요. 그 맛있는 고막 맛까지 없다면, 죽을 때가 됐다는 것이지요.

 

벌교에서 좀 색다르게 고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은 고막정식집으로 향하잖아요.

그런데 아주 값싸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벌교에 고막 파는 집 많이 있습니다. 좌판에서도 할머니들이 판매하고요.

거기서 먹을 만치, 실한 고막을 사고요. 할머니한테 물어보세요.

"할머니 고막 삶아주는 집이 어디에요."

그러면 바로 가르쳐줍니다. 벌교장 안에 그런 집들이 다 있거든요.

불값 조금만 받고 요리해줍니다. 고막뿐만 아니다 다른 해산물도 사 가면 불값만 받고 해줍니다.

요리경력 엄청난 할머니들, 그 맛 또한 특별하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신문에서 이맘때면 벌교고막 기사 많이 나오는데

저만큼 고막에 대해서 쓰는 기사는 아직 없더라고요.

ㅋㅋ.

 

재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달 (moon25)

안녕하세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살기가 폭폭해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도 조금만 화내고, 힘내기.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숙현
    '11.11.16 3:18 PM

    댓글 달려고 일부러 로그인했네요~

    꼬막... 아니 아니 이제부턴 벌교사람처럼 고막 좋아하는데 이렇게 재미난 고막 기사는 여태 없었어요^^
    벌교가서 저렴하게 먹는 방법도 알았고요.
    담주에 순천만 갈일이 있는데 가까우니 들러야겠네요. 근데 그 맛나게 삶아주는 할매들 저녁엔 집에들 가시겠지요?

  • 2. 가정있는 여자
    '11.11.16 3:59 PM

    ㅎㅎ재미난 기사?였어요~~~ 꼬막 저도 엄청 좋아하는데...ㅎㅎ군침이 돕니다~
    책에서만 보았던...벌교한번 가보고싶네요~

  • 3. 레몬사이다
    '11.11.16 4:25 PM

    전 고막무침을 좋아하는데 이제는 비싸서 그나마 못 사먹겠더라구요.
    뭐... 한주먹정도에 만원씩 해버리니 왠만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ㅠ.ㅠ
    울 막내네가 아주 좋아하는데 아예 자루째 삽니다... 작년에 이십오만원...
    올해는 한맘에 삼십만원 할래나 어쩔래나...

  • 4. 시간여행
    '11.11.16 5:53 PM

    좋은 정보와 재미난 이야기 감사해요~~

  • 5. 독도사랑
    '11.11.16 11:13 PM

    꼬막무침 완전맛있어요 ㅎㅎㅎ

  • 6. 규미
    '11.11.16 11:51 PM

    흥미진진한 글이네요. 애아빠가 꼬막 좋아해서 자주 사먹는데, 이렇게 자세한 내용은 몰랐거든요.
    좋은 정보 감사~~~

  • 7. jasmine
    '11.11.17 10:56 AM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꼬막 먹은지 한참 됐는데...오늘 시장 볼 리스트에 넣습니다.

  • 8. 별꽃
    '11.11.17 11:54 AM

    찬바람불기시작하면 밥상에 오리기 시작해서 찬바람끝나면 꼬막도 저희집 밥상에서 물러나지요.

    벌꾜에서 멀리떨어진 이곳에서 먹는건 새고막이겠지요.

    언제쯤 참꼬막을 먹어볼수있으려는지......

    저희는 주로 살짝 데쳐서 무쳐먹기때문에 늘 "똥구멍으로 까" 기하고있어요 ㅎㅎㅎ

  • 9. 감자부인
    '11.11.18 3:20 PM

    이야!~ 참, 기 막히게 재밌네요 이런 야기 재밌습니다요~
    참으로 실 한 야기라서 두고~두고 전 해주렵니다.
    꼬막? (고막) 해 먹으면서 말입니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아~ 모여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87 맛있게 먹고 살았던 9월과 10월의 코코몽 이야기 13 코코몽 2024.11.22 5,041 0
41086 82에서 추천해주신행복 39 ··· 2024.11.18 11,304 4
41085 50대 수영 배우기 + 반찬 몇가지 34 Alison 2024.11.12 13,659 5
41084 가을 반찬 21 이호례 2024.11.11 9,915 2
41083 올핸 무를 사야 할까봐요 ^^; 10 필로소피아 2024.11.11 7,917 2
41082 이토록 사소한 행복 35 백만순이 2024.11.10 8,540 2
41081 177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10월 분식세트= 어 김.. 12 행복나눔미소 2024.11.08 3,427 4
41080 바야흐로 김장철 10 꽃게 2024.11.08 5,626 2
41079 깊어가는 가을 18 메이그린 2024.11.04 9,887 4
41078 드라마와 영화속 음식 따라하기 25 차이윈 2024.11.04 8,566 6
41077 아우 한우 너무 맛있네요.. 9 라일락꽃향기 2024.10.31 7,522 2
41076 똑똑 .... 가을이 다 가기전에 찾아왔어예 30 주니엄마 2024.10.29 10,159 6
41075 10월 먹고사는 이야기 12 모하나 2024.10.29 7,251 2
41074 무장비 베이킹…호두크랜베리빵… 12 은초롱 2024.10.28 6,534 5
41073 오랜만이네요~~ 6 김명진 2024.10.28 6,152 3
41072 혼저 합니다~ 17 필로소피아 2024.10.26 6,168 4
41071 이탈리아 여행에서 먹은 것들(와이너리와 식자재) 24 방구석요정 2024.10.26 5,138 3
41070 오늘은 친정엄마, 그리고 장기요양제도 18 꽃게 2024.10.22 10,095 4
41069 무장비 베이킹…소프트 바게트 구워봤어요 14 은초롱 2024.10.22 5,635 2
41068 만들어 맛있었던 음식들 40 ··· 2024.10.22 8,556 5
41067 캠핑 독립 +브라질 치즈빵 40 Alison 2024.10.21 6,055 7
41066 호박파이랑 사과파이중에 저는 사과파이요 11 602호 2024.10.20 3,465 2
41065 어머니 점심, 그리고 요양원 이야기 33 꽃게 2024.10.20 6,244 6
41064 고기 가득 만두 (테니스 이야기도...) 17 항상감사 2024.10.20 4,163 4
41063 오늘 아침 미니 오븐에 구운 빵 14 은초롱 2024.10.16 7,848 2
41062 여전한 백수 25 고고 2024.10.15 7,501 4
41061 과일에 진심인 사람의 과일밥상 24 18층여자 2024.10.15 8,506 3
41060 요리조아 18 영도댁 2024.10.15 5,495 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