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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에 이름을 도용당한 <달샤베트>를 지켜 주세요.

축소심장 조회수 : 1,023
작성일 : 2011-01-11 13:25:46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이라는 그림책을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글과 그림 모두를 창작하는 그림책 작가가 별로 없습니다.

<구름빵>은 글과 그림 양쪽에 뛰어난 작가가 창조해낸 우리나라 그림책 시장의 독보적인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볼로냐 도서전에서 상을 수상했고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이며, 세계 7개국에 수출되었고,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으며, 캐릭터 상품과 빵까지 출시되었습니다.

작가가 돈 좀 벌었을 것 같지요? 전혀 아니랍니다.

이 작품은 애초에 전집물 가운데 한 권으로, 아마도 매절로 계약된 것 같습니다.

매절이란, 처음에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저작권 일체를 출판사 쪽에 넘기는 계약을 말합니다.

아주 이름 난 소수의 작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집물의 형태는 거의 이런 식으로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특히 신인이라면 이런 계약 형태가 아니면, 일할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절은 우리나라 출판계의 관행이지요. 우리나라의 그 많은 출판사들 가운데는 이러한 관행에 기대어 명맥을 유지하는 곳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행은 한 마디로 작가 등을 쳐서 출판사만 배 불리는 역할을 하지요.

<구름빵>의 경우를 보면, 이 형태의 계약이 얼마나 불공정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구름빵>은 곧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단행본 형태로 책이 나왔습니다.

6~7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테디셀러로 50만권 이상이 팔렸지요.

그리고 여러가지 2차 상품으로 파생되었습니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인형, 빵 등등.

그런데 이렇게 2차 상품으로 가공될 때조차, 작가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작가에게 의논이나 통보조차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품이 아무리 사랑받는다 해도 작가는 작품이 파생되고, 커 나가는 것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지요.

자기 자신이 창조해 낸 작품은 커 나가는데, 작가는 철저하게 소외됩니다. 그리고 분노와 무기력함 속에 서서히 열정을 잃어갑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한국 출판계, 특히 어린이책 출판계에는 너무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매절은 한국 출판계에서만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문화입니다.

이렇게 창작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짓밟는, 노예 계약과도 같은 형태의 문화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걸까요?

흔히들 한국 현대 문학은 재미가 없다, 뛰어난 작가가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창작자의 권리가 자연스럽게 묵살되는 이러한 분위기에서 끝까지 열정을 지켜갈 수 있는 작가가 그리 쉽게 나오겠습니까?

우리나라는 창작자들의 지옥입니다. 저작권에 대한 법률은 허술하고, 창작자의 권리는 너무도 쉽게 묵살됩니다.

백희나 작가는 <구름빵> 때 받은 상처 때문에, 한 동안 가슴앓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인 출판사를 꾸려 발표한 재기작이 작년에 나온 <달샤베트>이지요. 그림책 시장에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요. 그런데 최근에 걸그룹이 이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해서 자기들 팀 이름으로 지었더군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 걸그룹의 이미지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한 작가가 결코 허락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걸그룹 기획사의 논리는 '법적으로 작품의 제목은 저작권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1476

이 링크를 따라가면, 작가의 홈피에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읽어볼수록, 기가 차고 화가 나더군요.

'달샤베트'는 일반적으로 흔한 이미지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제목에는 작품의 핵심적인 이미지와 세계관이 압축되어 담겨 있습니다. 걸그룹 기획사는 '샤베트'라는 말을 '샤벳'으로 바꾼 채 눈 가리고 아웅하며 작가가 구축한 세계에 무단으로 편승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작품의 의미가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훼손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법도 창작자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본적인 상식과 양심도 창작자의 권리에 대해 모른 척 한다면, 대체 창작자는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거대 기업은 작가를 등치고, 거대 기업의 힘을 빌지 않은 창작자의 권리는 또 다른 곳에서 만만하게 침해하려 한다면 창작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발 상식적인 창작자의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을 가져 주시면, 작게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요?

작가님이 또 다시 큰 상처를 받는 일이 없으면 좋겠고, 이 땅의 창작자들을 둘러싼 환경이 점차 나아져 갔으면 좋겠습니다.  

IP : 116.44.xxx.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축소심장
    '11.1.11 1:33 PM (116.44.xxx.48)

    미디어오늘 기사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141
    아고라 청원 게시판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101476

  • 2. 구름빵을
    '11.1.11 1:35 PM (110.68.xxx.220)

    처음봤을때의 신선한충격을 아직 기억합니다.
    작가님을 지지합니다. 당하지 마세요.

  • 3. 안타까워요
    '11.1.11 1:50 PM (112.144.xxx.41)

    저도 이거 며칠전에 보고 어이가 없었는데...
    청원해야겠어요...

  • 4. 원글
    '11.1.11 1:59 PM (116.44.xxx.48)

    저는 이 생각도 들더라구요. 만약 <달샤베트>가 규모 있는 출판사에서 나왔다면 걸그룹기획사가 이렇게 뻔뻔하게 나오지는 못했을 거라는. 출판사들은 작가들 등치고, 거기에 더이상 당하기 싫은 작가가 1인으로 힘들게 뭔가 이뤄 놓았더니, 어디서 불쑥 나타난 파리떼가 강탈, 무임승차.
    에휴...

  • 5. 에휴
    '11.1.11 2:30 PM (221.162.xxx.44)

    청원하고 왓어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구름빵 너무 좋아하는 동화인데, 작가님 힘드시겠어요.

  • 6. 111
    '11.1.11 2:43 PM (119.64.xxx.152)

    저두 서명했어요. 이 걸그룹 이름 듣는순간 동화책 생각이 나서 기분이 별로 였었네요

  • 7. 걸그룹
    '11.1.11 3:22 PM (180.66.xxx.4)

    이름으로 달샤벳은 별루인데.. 그 걸그룹 생각잘못하는거임... ;;;

  • 8. 저두
    '11.1.11 4:58 PM (114.207.xxx.118)

    달샤벳보면서..
    설마 작가가 걸그룹에게 이름을 허락하다니...
    희안하다 싶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네요
    정말 그놈의 기획사 사장 양심도 없는 뻔뻔한 인간이네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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