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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께서 저희에게 집을 주려고 생각중이세요.

행복한 고민? 조회수 : 1,802
작성일 : 2010-08-09 00:10:00
시어른들이 강남에 집이 있으세요.
지금은 그 집을 전세주고
다른 지역에 전세 살고 계세요.

저희는 결혼할 때 4000 전세금 도움 받았고
그간 한번 집을 샀었는데
투자실패로... 손해만 보고
결혼 10년차인 지금, 1억5천 전세 살고 있습니다.

큰아이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어머님이 한번 말씀을 언뜻 비추시네요.
강남 우리집, 너희가 가질래~?  
그러니까... 지금 저희 사는 집 보증금에 대출을 보태어서
강남 집 전세금 빼주고
저희가 가지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 입학을 앞두고
현재 사는 곳의 학군이 너무 안좋아 고민이 많던 차에
참 반갑고 고마운 말씀이었어요.
일단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그러나 그렇게까지 안해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헤어졌지요.

-------------------------
그런데 이게 며느리 마음인지...
처음엔 반갑고 고맙기만 했는데
하루가 지나면서 점점 복잡한 마음이 드네요.

1.
시어른들이 손자를 너무 사랑하고 보고 싶어 하시고
자식 (특히 큰아들-저희요..) 과 손자, 며느리 만나는 재미로 사시거든요.
언제 아들이 집에 놀러오나..
언제 아들네 집에 놀러가나..
그것만 기다리시며 사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게다가
시어머님이 별다른 취미와 바깥활동이 없으신지라
만나거나 전화하면 저랑 이야기 하는걸 너무 좋아하세요.

지금도 거의 매일 전화드리는데
자주 저희 집에 오고 싶어하시고
(매일 심심하다고 하시면서 너 오늘 일정이 어떠냐~ 하세요.)
제가 그냥 모른체 하고 넘어가기도 하고
“그럼 저희 집에 놀러 오세요~” 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언젠가 한번은 (저희 전세 옮길때)
“강남 우리 집에 너희가 들어와 살면 어떠냐~?” 하시면서
어머님이 말씀 끝에
“그럼 십상 좋냐~, 내집처럼 드나들고..” 하셨거든요.

지금도 저희 집에 오시면 설거지고 걸레질이고
많이 도와주시는 고마운 시어머님이지만
가구 배치며 살림살이며 이런저런 조언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사실 전 간섭받는 거 같아서 싫거든요.

아버님 댁을 저희가 물려받게 되면
시어른들께서 얼마나 자주 오실지..
정말 내집처럼 드나드실지..
내집처럼 생각하고 이렇게 저렇게 살림살이를 더많이 간섭하지는 않으실지..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받은게 크니
그정도는 감수할만 하겠지만
그게 과연 현명한 선택일지..

-----------------
2.
교육면에서도
저희의 교육관에서 볼 때
강남이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하는 고민이 들거든요.

지금 사는 동네의 학군은
일반적으로 말할 때.. 서울시에서 제일 안좋은 학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곳을
적어도 2-3년 후에는 떠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희 아이가 과연 강남의 학교에서
선두에 서서 잘 따라줄지...는 의문입니다.
저희 부부가 좋은 대학을 나왔고
나름 전문직이라면 전문직이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공부면에서 아이도 얼마정도는 따라와주지 않을까 기대도 합니다만..

지금까지의 저희의 아이 교육관에서 볼 때
강남은 꼭 저희가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기도 해요.
초등입학을 앞둔 지금까지도
한글을 아직 못떼었고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고
학습지도 하나도 안하고 있고
영어도 하나도 안하다가 이제 무얼 좀 시작해야 하나 알아보고 있거든요.

저희는
과천 정도 지역이 어떨까 고려중이었거든요.
직장이 좀 멀어지긴 하지만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왠만해선 명함도 못내밀 정도는 아닐거 같고
사는 형편도 너무 차이나지 않게 비슷비슷 할거 같고...

---------------------------

3.
서방님네도 시부모님이 주신 돈 4000에 서방님이 대출 받아서
전세 살고 계신데
저희가 덜컥 시부모님 집을 받으면
동서가 어떻게 생각할까요...
(서방님은 워낙 좋으신 분이고, 형제 우애가 좋으니 패스하고)
지금이야 동서와 통화할때면
워낙 큰아들네 집을 좋아해서 자주 드나드시고
혹은 시댁으로 불러들이시는거 알기에
“형님, 고생이 많으세요.” 하며
서로 조심스럽게 조금씩 마음을 열며 지내고 있는데

저희가 너무 받은게 크면
형님이 받은게 많으니 그정도는 하셔야지~
이런 생각 하지 않겠어요~?
명절때 제가 하는 일이나, 시부모님과 놀아드리는 일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일에서
지금까지는 서로 배려하고 고마워했었는데
그런 관계가 변하지는 않을지...

이건 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얼핏 그런 생각도 들어서요....

------------------------

선택에는 늘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 뒤따르더군요.

지금까지는
이런저런 돈 모으는 기회를 (시어른들과 함께 살면서 어쩌구 하면서 말이에요.) 포기하고
저희의 독립과 자유를 부르짖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힘은 들더라도 그렇게 살리라... 생각해왔는데

막상 제안을 받고 보니
자유고 뭐고....
그냥 주시는 사랑을 받고
자식과 손자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시는 시부모님을 더 기쁘게 해드리면서
사는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복잡한 생각이 드네요.
--------------

그냥 잠이 안오고 생각이 많아지는 밤에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는 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19.196.xxx.14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8.9 12:14 AM (121.135.xxx.171)

    흠..그게 쉽지 않을수도 있어요.
    거기 사시기만할뿐 명의가 시어른이시면 간섭만 받고
    결국은 돌아가신후에 동생과 나누겠죠.
    만약 명의까지 이전한다고하시면 증여세도 많이 나올거고
    무엇보다 동생분이 괜찮으실지...

  • 2. 꿀걱
    '10.8.9 12:18 AM (175.115.xxx.156)

    망설이다 보면 그나마 둘로 나누어서 가지게 될것이고 살아계실때 받는것이 돌아가셔서 받는것 보다 덜 복잡합니다.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면 머리 아파져요.
    그리고 부모님 맘 변하시기전에 일단 얼릉 받으세요.
    굴러들어온 복을 차시다뇨..

  • 3. ..
    '10.8.9 12:25 AM (121.135.xxx.171)

    그게...전 가지라는게 그냥 살라는 말씀같아서요.
    물론 강남에서 이사다닐걱정없이 한집에 사는것도 큰 혜택이라면 혜택이지만
    명의이전없이 그냥 사는건, 실속도 못챙기고 마음고생만 할수도 있어서요
    게다가 전세사시는 시어른들 2년에 한번 이사하실때마다 합치자는 얘기도 나올것 같아요.

  • 4. 그냥
    '10.8.9 12:28 AM (121.129.xxx.165)

    전세빼고 살라는 말씀인듯 깊어요.
    혹 명의까지 바꾸라하시면.........
    아마 당신들 전세금은 둘째 주시고 큰아들 합가 원하실수 있을듯.......

  • 5. ....
    '10.8.9 1:19 AM (81.57.xxx.183)

    원글님때문에 로긴했어요..
    마음이 너무 따뜻하시고 또, 참 현명하신 분이신것같아요...

    그런데...
    시댁어르신들 지금 사시는 전세기간끝나시면 들어오실것같아요....
    합가하실생각있으시면 강남집 받으시구요.... 아님 그냥 과천정도로 옮기시는게 맞으실것 같아요...
    저라면... 안 받겠어요...
    지금처럼 쭈~욱 사시구요 나중에 두 분 돌아가시면 도련님이랑 반반하시는게 님에겐 좋은 길인듯....

  • 6. 원글님
    '10.8.9 2:02 AM (211.54.xxx.179)

    우려하시는 모든게 현실로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지금도 저렇게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어차피 내집인거,,무시로 당당히 오시지요,
    강남으로 옮기고 나면 나가기도 뭐하니 점점 더 시댁에 얽매이게 될겁니다,
    뭘 받는다는게 그런거에요.
    그리고 초등입학전에 한글도 모르고 영어도 모르면 정말 강남수준에선 힘들어요,
    그건 원글님이 가실 과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좋은 대학나왔으니 막연히 잘하겠지,,절대 아닙니다,정말 막연한 거에요,
    그리고 동서,,,부처님 반토막 아니면 단단히 삐집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남겨줄 재산 있으신 분들은 사전 공증으로 확실히 의사표현을 하던지,,정말 십원한장 차이 안나게 물려주는게 두분 돌아가시고 난후 형제들이 웃으며 볼수있게 도와주는 길이란 신념을 가지고 잇는 사람입니다,
    그게 아니라 차이지게 나눠주거나,,아무 의사표시없이 돌아가시면,,,형제간 우의는 바로 깨지더군요,,,

  • 7. 과천댁이라서
    '10.8.9 8:25 AM (203.90.xxx.98)

    하나에게 그냥 줄리가 없잖아요
    시부모가 젊은 마인드라면 지금 증여세 내고 가져가라가 아니라 그냥 전세로 살라는 말씀이실것같은데요 그리고 나중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상속받으면서 반반 처리될거라고 생각하심이...

    그리고 차선으로 생각중이신 과천은 작은 도시라서 오래 산 사람들이 많아요 재건축한 곳은 그래도 덜그런데 끼리끼리가 잘 형성되어서
    중간에 들어와선 전업주부라도 적응이 2-3년간 어려울 만큼요
    원글님이 일을 하심 더 그렇구요
    난 혼자도 잘한다 천천히 사귀자 그런 마인드시라면 괜찮아요 아이키울 환경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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