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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가 나오던 순간 두 시간.

토요일 아침 조회수 : 1,264
작성일 : 2009-05-27 02:24:36

우연히 그날 따라  그 시간에 티비앞에 앉아 있다가

정규 방송 하는 중에 아래 배너로 자막이 뜨는 것부터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속보방송이 시작되고 한 시간 이상 온갖 추정과 설만 난무했어요.

보고 있던 저는 저절로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부분 다른 분들이 의혹을 가지는 것들이었어요.


항상 같이 다니던 권여사는 어디에?
기자들은 어디에?
게다가.... 부엉이바위에 부엉이가 사는지를 경호원에게 묻다니? 누구보다 더 잘 아실 분이?
(이건 동영상도 있어요. 방문객들에게 부엉이바위의 유래를 말씀하신 장면입니다.
뱀산, 개구리산, 황새산..다 방문객들에게 구수하게 알려주십니다.)


전직 대통령이 치명적인 사고를 당했는데 병원을 옮겨 다닌다니? 그것도 승용차로 경호원 혼자?
사고의 결과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데, 혼자 움직이다니.
경로가 분명히 사저를 지나가야 할텐데.


6시 40분에 사고발생,  부산대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사망 최종확인 9시 이후....
도대체 이 기나긴 시간동안 무슨 일이?

이런 생각이 속보를 보는 동안 꼬리를 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직 대통령.... 더구나  이 순간  뇌물 수수니 구속 여부니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어느 날 이른 아침 불현듯이 사고를 당했는데

그 소식을 전하는 방송은 납득하기 힘든 분위기였어요.
(엠비시였습니다. 현장의 기자들은 거의 울먹이느라 말을 제대로 못 했어요.)


제일 이상했던 건, 최초의 속보 자막이 노무현 죽음? 사망? 그런 거 였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렇게 길지 않았습니다. 너무 순간이라 확실치 않지만, 굉장히 짧았어요.

보면서도 전혀 실감이 안 나 멀뚱히 있었습니다. 그 의미가 전혀 와닿지 않는 초현실적인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이어서 실족사라느니, 음독설이라느니, 자살이라느니 자막이 툭툭 튀어나오다가
속보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화면을 보며 이상했던 건 사저 주변에 항상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뒤뜰에 잠깐 나오다가도 사진에 찍히고 신문에 나왔었는데,

그 엄청난 순간에 단 한 컷도 사저 주변의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이 없는 거에요.

그게 9시 정도.
그런데 권여사는 아직도 사저에 있는 중이고,

최소한 기자들이 사저 주변이라도 자료화면을 보내는 것이 마땅한데,
사저도 병원도 정말 단 한 컷도 그림이 안나옵니다.

그 기세등등하던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있었는데 방송을 안 한 것이라면, 그건 이미 모종의 작업이 들어간 거죠.
만약 기자들이 없었다면, 그것도 참 수상한 거구요.

이명박은 이미 7시 20분에 보고를 받았다니까요.


또 하나는 처음에 나왔던 실족사와 음독자살도 이상하죠.
방송에서 시시각각 들어오는 속보를 전달하는 상황이었는데,

바위에서 뛰어내려 사경을 헤매는 분이 음독자살의 징후를 보일 수 있나요?
음독 후 투신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병원에서 그렇게 추정하려면 그럴만한 징후가 있었다는 걸까요?


그렇게 두 시간 가량 속보를 보면서
제가 느낀 정황은 어딘가 불길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고,
타살이라면 너무 끔찍하고 두려운 일이라 실족..정도...

어쨋든,
방송에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 당혹해 하더군요.
그 순간에 문재인씨가 유서를 확인했다는 소식이 또 자막으로 뜨면서 상황은 갑자기 깨끗이 정리가 됐죠.

그 이후의 상황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대로입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고 모든 것이 갑자기 기정사실이 되었어요.



물론, 얼마 전에 문득 든 생각이...
아... 도저히 방법이 없구나 였거든요.
지금 그 분이 처한 상황은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질곡의 늪같은 거였어요.
대통령 기록물로 협잡을 벌일 때와 메카니즘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셨다는 것을 그대로 이해했습니다.
그것 밖에는 길이 없다는 걸 저도 느꼈으니까요.

죽어야 다시 살아나는 존재?
(이건 21세기 타락한 대한민국에 재림하신 예수님 아닌가.... 전 무신론자입니다만..........)


그래서 그 분의 선택을 더할 나위없이 수긍했습니다.

다만, 언급한 몇 가지가 걸렸지만, 유족이나 측근들이 아무 말이 없으니 저도 그냥 생각을 접었어요.
슬퍼서 경황도 없었고.

뒤늦게 새로운 사실과 함께 다시 불거지니 용기를 내서 올려봅니다.

그리고..처음부터 경호원의 진술만으로 상황이 정리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 정권은 주로 한 사람 입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나 봅니다.

주위 사람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이명박은 3년 내내 괴롭히는 게 목적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글쎄요. 이런 얘기 처음에 한 것도 언론이에요.....


우리 역사에 어떤 위인도 죽어서 산 자를 이겼다는 얘기는 없더군요.
대한민국 국민들은 잘 잊어버리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들이 아주 잘 아는 사실이고, 그래서 한없이 국민을 우습게 보면서 짓밟고 있는 거니까요.

자기들 생각엔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밟아버렸으니
(실제로 그렇게 말한대요. 지인의 아는 사람의 지인의 아는 사람..)
이젠 자살로 마감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고,
국민들은 어차피 노무현을 버린지 오래....
무책임한 자살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 부관참시가 될 것이고,
그러면 머리위를 누르고 있던 징글징글한 노무현은 영원히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속 시원하게....

길 잃은 비한나라당 유권자들은 더이상 희망을 잃고 완전히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영원한 집권. 고고싱.....

.............

그런데 죽어라 욕하던 국민들이
노무현의 죽음에 가슴을 치며 잘못을 깨닫고 다시금 전의를 불태울 줄은...
도저히 생각을 못했던 거 아닐까요?
그래도 결과는 마찬가지니까 잠시 조용히 엎드리며  이 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거죠.


네... 전 저 인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교활하고,
겉으로 보여지는 어수룩함과는 달리 정말 치밀하고 비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상해본 시나리오입니다.
(절대 타살설 유포가 아닙니다.)

------------

너무 아까워서 미칠 것 같습니다.
그의 미소와 정신과 꿈과 미래가 너무 아까워요.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모습.

그와 함께 사라져간 그 모든 것들.

봉하의 오리들은, 혼자 남은 권여사는, 봉하마을 사람들은 이제 어쩐답니까.
가슴에 커다란 구멍 하나씩 뚫린 우리는 이제 어쩐답니까.



IP : 125.177.xxx.20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BC
    '09.5.27 2:28 AM (125.131.xxx.51)

    지금까지의 진술을 모두 믿는다고 쳐도 절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세가지 있습니다.

    권여사님 출두일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표 후 몇 시간(!)동안이나 현장 영상 보도가 없었던 점
    뼈가 으스러진 분을 업고 뛴 점
    온 몸 골절을 입은 분을 세영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데 3시간이나 소요한 점
    (그 시간이면 죽을거라는거 의학 무지한 저도 알겠네요)

  • 2. ~~
    '09.5.27 2:38 AM (121.166.xxx.5)

    네~~

  • 3. 저두동감
    '09.5.27 2:41 AM (115.143.xxx.105)

    그날 sbs잠깐 보고 있는데 화면 상단에 '노무현 병원입원"인가?
    여하튼 병원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래서 너무 ㅡ속이 상해서 아픈가? 했는데,
    바로 다시 "노무현 음독설"이러면서 속보를 ,했어요...
    글더니 m방송 ,틀었다가 다시 sbs봤더니 자살이라고 나오고,,,
    그때도 계속 음독설, 추정등등 시간끌다가 추락사라고 했지요...

    전.... 노전대통령님이 돌아가신게 무척 놀랍기도 했고,
    벼랑에서 떨어졌는데, 엄청난 혈흔을 보고 추락인지, 음독인지 금방알았을텐데요...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혼자 생각하기로는 약을 드시고, 떨어졌나했는데,
    이젠 울고만 있으면 안돼겠는데 어쩌지요?

  • 4. 제가
    '09.5.27 2:43 AM (121.88.xxx.223)

    첨 TV를 틀었을때는 앵커가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9시 30분 넘어서 봤습니다.
    떨어진 후 응급조치를 빨리했으면 살았을 수도 있었다는 내용의 멘트였습니다.
    이 말은 딱 한번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절대로
    이말을 하지 않더군요... 방송사는 어디였는지 까먹었습니다. ㅜ.ㅜ

  • 5. 절대잊지않으리
    '09.5.27 2:56 AM (218.239.xxx.157)

    저는 그날 늦게11시에 일어나서 몰랐던 사실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잘볼게요

  • 6. 단발머리
    '09.5.27 2:57 AM (121.173.xxx.31)

    이상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정말 타살이면.. 억울해서 어떻한답니까.

    사실의 진위를 밝히는 사람은 누가 하는건가요?..
    경찰을 믿을수가 있을까요.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건가요.....?

  • 7. 기자..
    '09.5.27 10:40 AM (118.39.xxx.120)

    그렇게 괴롭히던 기자들이...

    왜 사진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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