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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 제발 몇일 된지도 모르는 밥좀 쪄서 주지 마세요.

... 조회수 : 1,741
작성일 : 2007-09-27 23:39:26
가부장적인 저희 친정집.
밥솥에 밥 떨어지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던 친정엄마는
가스압력솥에 밥을 해서 항상 보온 밥통에 한가득 밥을 채워넣으셨습니다.
고기반찬에 엄청 맛난 것은 아녔지만
항상 냉장고에는 찬이 몇개있고 밥솥에는 김 솔솔 밥이 가득했었습니다.

그러다 시집이란 걸 왔습니다.
일을 하시는 시어머니는 집안일에 관심이 없으셨고
전기밥솥에는 몇일이나 되었는지...
쉰내 곰팡내 풀풀 풍기는 밥이 굴러다니더군요.
그저 어머니가 많이 바쁘셔서 그런가부다...
집에서 밥먹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부다...
좋게 좋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요.

지난 설에는 집에 쌀이 없다시며(가난해서가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밥을 꺼내서 솥에 찌시더군요.
몇일 되었는지 알수도 없는 그 밥은 찌고 나니 정말...
그런 냄새는 처음 맡아봤습니다.
쉰내도 아니고 곰팡내도 아닌...
정말 난생 처음 맡아보는 그런 냄새...
그런 밥을 쪄오시더니
5살난 울딸에게 먹으라 주시더군요.
정말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냄새가 이상하다며 먹지 않는 딸...
그렇게 아이가 고마울 수 없더라구요.
저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설날 아침인데...
쫄쫄 굶고 왔습니다.

정말 악몽같았던 설이 지나고 이번 추석.
빵이라도 싸가야하나
애 먹을거라도 가져가야하나...
쌀을 가져갈까?
추석 몇주전부터 걱정이 앞서더군요.

추석 아침...
역시나 냉장고에서 비닐종이에 담겨진 밥을 꺼내오시더니
찌시더군요.
다행히 냄새는 안나던 그 밥은...
어머님의 말씀을 추론해 보건데
적어도 최소 5일정도 된 밥.

다행히 아이는 남자들과 같이 큰집에서 제사지내면서 밥을 먹고 온지라
임신 8개월인 저만 먹었습니다.
뱃속아이에게는 지난 설의 이야기를 맘속으로 들려주며
그래도 오늘 밥은 냄새는 안나잖니?
위로해주었습니다.

그날 점심...
냉장고에 찔 밥이 없으니
쌀을 꺼내시더군요.
그리고 담는 압력밥솥에는
아침에 찐 밥이 덕지덕지 말라붙어있는...
씻으실것처럼 하시다가
그냥 그 솥에 밥을 하시더군요.

언제쯤이면 적어도 명절에는 새밥을 먹을 수 있게 될까요?

좋게 생각하는데에도 한계가 있더군요.
어머님... 제발 이제는 몇일 된지도 모르는 그 비닐봉지의 밥.
그만 좀 쪄주세요.
IP : 221.139.xxx.12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번
    '07.9.27 11:49 PM (218.51.xxx.156)

    님이 시집에서 직접 새쌀을 씻어서 깨끗한 밥솥에 밥을 하여서 시모님께 주셔보세요.
    그리고 다른 식구들도 비교를 할 수가 있겠끔 해보세요.
    아무리 둔하신 노인이라고 하여도 알 수가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아니 된다면, 직접 말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 2. ....
    '07.9.27 11:49 PM (211.193.xxx.139)

    친정이랑 비교하실필요없이
    설이나 추석명절에만 가시는듯한데 시댁에 가시면 밥을 주실때까지 기다리지말고 어머님이 냉장고에 식은밥 꺼내시기전에 부엌으로 들어가 먼저 쌀을씻어 얹으시면 될듯싶네요
    폐경지나고 나이든 제 언니 보니 부지런하기로 동네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던사람이 지금은 부엌살림에 손도 안댑니다
    신혼때도 된장고추장 담아먹던 유난스런사람이었는데 그것도 이젠 사먹더군요
    며느리를 봤는데 가끔 들를땐 자기가 알아서 장을 봐오고 따뜻한밥도 지어먹고 제살림처럼 상봐서 게으른 시어머니밥을 먹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민망하기도하고 참 고마웠습니다
    나도 나이들어 저렇게 변하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하네요

  • 3. 본인이..
    '07.9.28 12:03 AM (220.72.xxx.198)

    이젠 본인이 새밥 하세요.

  • 4. 원글입니다
    '07.9.28 12:08 AM (221.139.xxx.124)

    제가 안해봤겠습니까?
    제가 나서서 밥할라치면 시어머님 소스라치게 뭐라시면서 내치십니다.
    이것도 밥이라고 하시면서 먹어도 괜찮다고...
    쌀미리 씻어놓으라구요?
    담궈놓은 쌀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님은 저밥 먼저 먹어야한다고 또 찌시더군요.

    첫글의 시작은 친정이랑 비교하자고 올린 글은 아니었습니다.
    밥 쪄먹는거 모르고 시집왔다가 이렇게도 먹는구나...
    하고 처음엔 좋게 넘겼지만
    갈수록 너무 심해져서....
    그래서 올린 글였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너무 속상해서...
    어머님께 말씀드린 대신 자게에 올린 건데...
    직접 말씀드리면 고치실까요?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에효~
    세상사 내맘처럼 안되고 힘드네요.
    휴~

  • 5. .
    '07.9.28 12:09 AM (124.50.xxx.43)

    왜 이리 까칠한 댓글만 달릴까요.
    원글님이 밥하기 힘들어서 안하셨을라고요.
    밥할 상황은 못되었을테고, 시어머니가 먼저 비닐봉지밥을 쪄내신거겠지요.
    나이드셔서 만사 귀찮으신 노인네라면 밥하는건 며느리한테 맡기실법도 아닌데
    제눈엔 고집이 있으신걸로 보여요.

  • 6. 이런...
    '07.9.28 12:37 AM (122.46.xxx.75)

    생각만 해도 싫으네요.
    근데요, 평생 그리 살아오신 분이라 말씀 드려도 못 고치실거예요.
    만날 밥이 그리 남는데도 제때 소비 못하시고 일주일씩 냉장고에 둘둘 말아 넣으시는 분이라면 그러지 마시라고 할 일이 아니라 나쁜 년 소리 듣더라도 '전 이런 밥 못먹겠어요.'해버려야할 걸요?

  • 7. .....
    '07.9.28 12:45 AM (121.134.xxx.32)

    쓰신걸보니 설이랑 추,1년에 두번 시댁에 가셔서 식사 하시는것 같은데
    그냥 참고 드시던지 아니면 빵이나 라면 뭐 이런거 드세요..
    뭐 1년에 두번정도 못참겠습니까...
    저도 저희 시어머니 아주 깔끔하시지만 명절때 느끼한 음식을 많이 하다보니
    밥 안먹고 라면이나 빵 먹거든요,저희 어머님도 이해하시고 어떨때는 같이 드시기도 하시네요 ㅎㅎㅎ

  • 8. ..
    '07.9.28 1:38 AM (222.235.xxx.67)

    저희 시어머니도 장난 아니신데..(자세히 쓰면 기절하실 듯.. 누워서 침뱉기라 그냥 여기서 마무리..)
    님의 시어머니가 한 수 위신 것 같네요. ㅎㅎㅎ

    울 친정엄마 왈.. 니네 시어머니 같은 분은 대한민국 하늘아래 없을거야.. 라고 하시는데
    님 댁의 시엄니를 떠올리니 울 시어머니는 차라리 양반...ㅎㅎㅎ

    평소엔 일주일치의 밥을 전기압력밥솥에 한꺼번에 해서 보온상태로 그냥 꼽아두고 계속 드시는데...-.-;;; 그래도 명절 때는 새밥으로 하신답니다.

    님 글에 상당한 위안이 되는 저..죄송합니다. ^^

  • 9. 버리세요
    '07.9.28 2:25 AM (125.142.xxx.100)

    가자마자 어머니 몰래 안보이게 잘 싸서 버리세요
    그리고 얼른 새밥해서 다같이 드세요
    그 떡진밥 버렸다고 노인네 노발대발 해도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요

  • 10. 새밥
    '07.9.28 4:28 AM (121.139.xxx.12)

    '어머님 냄새때문에 못먹겠어요. 새밥해서 같이 먹죠?'하고
    밀고나가세요.. 윗글님 말씀대로 노발대발이상이야...
    일단 새밥, 찐밥해놓고 가족들에게 선택해서 먹자고 하세요.
    원글님과 아이는 무조건 새밥드시구요...
    그앞에서 김 펄펄나는 새밥드시면 가족들도 생각이 있지 않나요??
    그렇게 몇번하시면 찐밥못먹는 며느리로 인정(?)받으실 거에요.
    저라면 그렇게 해서라도 바꿔야지 참고 먹기만 할 일은 아닌것 같아요.

  • 11. ..
    '07.9.28 7:47 AM (122.38.xxx.182)

    신랑한테 도와달라고 해보세요.
    뭐, 물 마시려고 냉장고를 연다던가, 그런 상황을 연출하게 하셔서 그런 밥 좀 없애라구요.
    며느리가 뭐라하면 아무리 좋은소리도 고깝게 들리실테니 신랑한테 넘기세요.

  • 12. 이해
    '07.9.28 8:06 AM (59.3.xxx.145)

    합니다.
    반찬은 없어서 밥은 금방 지어 먹어야 맛있지요.
    우리 큰동서 명절 날 아침에 남자들은 새밥을 지어서
    차례상에 올린 밥을 주고 저랑 제 딸은 꼭 찬밥 남은거 주던데..
    가득이나 밥맛이 없어서 밥도 두어 수저 밖에 안먹는 나.. 정말 미칠노릇입니다.
    다른 식구들은 금방 지은밥 먹으니 그런거 눈치 못채요.ㅡ.ㅡ;;;
    하나하나 들춰내서 다투자니 그렇고..

  • 13. 토닥토닥
    '07.9.28 8:31 AM (221.141.xxx.197)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5세아이에 임산부시라...
    시어머니라 맘대로 밥해버릴수도 없고 .. 토닥토닥
    그런데 친정이랑은 비교마세요 속만 더 상하고 비교하는 것은
    시어머니께도 원글님이 잘못하는 거랍니다.
    남편에게 시어머니께 말씀드려달라고 부탁해보세요
    왜들 먹는 걸도 사람맘에 매듭만드는지...
    속상한 맘 푸세요

  • 14. 어휴...
    '07.9.28 9:15 AM (155.230.xxx.43)

    저도 가끔씩 비닐에 밥 싸서.. 냉동실에 확~ 집어 넣었다가... 밥 없을떈 그거 꺼내서 해동시켜서 먹는데요... 정말 그건 귀챦아서 그런겁니다.

    그래도 며늘오고.. 손녀도 오고 하면... 밥 새로 해서 먹으면 좋을텐데...
    냉동실에 있는 밥은 혼자서 정말 밥 하기는 싫고, 먹기는 먹어야할때 꺼내서 드시면 좋을텐데..

  • 15. .
    '07.9.28 10:29 AM (222.111.xxx.76)

    어머님과 대판 싸우시는 한이 있더라도.. 새밥 해드셔야 해요..
    어머님께 잘 말씀드려보세요..
    아마 밥하기 힘드셔서 한꺼번에 많이 해놓고 남으면 냉장고에 넣으시는거 같은데..
    명절만큼은 새밥해서 먹자고 싸우시더라도 그렇게 얘기하시는게 나을거 같애요
    그러면서 슬슬 어머님도 새밥해서 드시는걸로.. 그래야 몸에도 좋고 맛도 좋고
    남편분이랑 시누나 아가씨는 없나요? 그분들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저희 친정 엄마도 살림이 조금 지저분했는데 ㅜㅜ 제가 딸키우고 그러다 보니..
    슬금슬금 말하게 되더라고요.. 싸우다 울기도 하고 그랬죠..
    그랬더니. 올 추석때 엄청 깨끗해진 부엌살림 친정 집 보고 깜딱 놀랬어요..
    60평생 살아온 방식에 대해서 남도 아닌 자식이 지저분하다 ㅜㅜ 이렇게 말하니
    섭섭은 하시겠지만.. 고쳐지시는거 같애요..
    원글님꼐 도움이 될까 싶어 저의 치부까지 드러내서 댓글 남기네요..

  • 16. !!!
    '07.9.28 3:44 PM (222.236.xxx.161)

    우리는 형님이 그래요. 보온도 되지않고, 덩어리지고 차가운밥을 그냥 내놓습니다.
    식구들이 안먹으면 버리지않고 다음에 또 줍니다.
    그래도 명절에는 새로 밥을 하는데 10인용 밥솥에 4인분만 해요.
    저희가 다모이면 아이들 포함해서 13명이예요.
    남자어른들 먼저 먹고, 새로밥을 해서 나머지는 먹습니다.
    어머님 돌아가시고 형님집에서 모이기 시작한 8년동안 계속 ..
    제가 한덩치하는 관계로 배고픈걸 못참는데 말도 못하고 미칩니다.
    이번에는 시동생이 다음에 올때는 밥솥 제일 큰걸로 사온답니다.
    밥솥이 작아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못하는줄 알고.
    형님!!! 우리 따뜻한밥 다같이 먹으면 않될까요.

  • 17. 울남편이
    '07.9.28 9:25 PM (61.101.xxx.170)

    시댁갈 때 마다 당부하는 말있습니다. 가서 애 아무거나 먹이지마라. 특히 냉장고에 든거는 꼭 확인하고 먹여라. 첨엔 뭔소린지 몰랐지요. 지난 설날 형님과 냉장고 정리하면서 유통기한 최고령 먼저찾기 놀이를 했지요. 최고 12년전 물건까지 당첨됬슴다. 사업하시는 엄니 덕택에 학생때 집에 놀러온 친구들이 마신 우유가 장고 안에서 자연발효 요쿠르트가 되었있었던 사실이 남편이 절 말리는 이유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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