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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거짓말 하는 아이..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분위기 파악못하고 제 감정대로 얘기하는 고지식하기까지 한
큰 아이와는 달리 이 작은 녀석은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는데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태어났는지 키우면서 그다지 혼낼 일이 많지 않았거든요. 말은 또 어찌나
잘하는지... 책읽기도 억지로 하는 아이가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상황에 적절한 표현도 잘하고..
보통 둘째들이 좋게 말하면 영리하고 좀 안좋게 말하면 영악하고 지큐가 높다잖아요.
또 내리사랑이라고 항상 애기같고 조금만 잘해도 아주 잘한 것 같이 대견하고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고.. 하여간 작은 녀석만 보면 모성애가 마구마구 생겨나요.
이런 약한 엄마모습을 이용(?)하려는 걸까요, 요즘 아이가 거짓말을 자주하네요.
매주 4권씩 빌려보는 책도 다 읽었다더니 책좋아하는 큰아이가 동생 책 읽고 확인해보니
두권밖에 안 읽은거 들통나서 컴퓨터 1주일간 사용금지되고..
학원 숙제 자기가 다 동그라미 해놓고 엄마가 채점해줬다고 선생님한테 거짓말해서 전화오고..
숙제 안해놓고 다 했다고 하고.. 확실한 증거없이 조금이라도 의심하는 듯하면 자기말 못
믿냐고 되려 큰소리치고하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큰 아이 때는 글쎄.. 별로 그런 적 없었던 것 같고 또 거짓말해도 금방 들통이 났었는데
이 녀석은 어떨땐 지능적(?)이기까지 한 것 같아요.
지금 이 버릇 잡지 않으면 점점 재미붙이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되네요..
1. 김혜진
'04.10.29 4:47 PM (220.163.xxx.94)갑장요!(동갑내기씨!)
급식하고 돌아와 젤 먼저 갑장 글부터 안 읽었심니까.
사진 올리라다가 하도 떨리가 우선 갑장 글보고 리플하나 달고
올리라꼬 함니다. 근데, 아이들은 다 한번씩은 거짓말 할때가
있는 갑심니다. 우리도 가만히 뒤를 돌아보면 그기 초등학교 때였던
중학교 고등학교 때였던 아마 거짓말을 했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가만 생각을 함 해보시지예. 거짓말은 일부러 하고싶어서
하는기 아니더라꼬예. 아도 거짓말을 할때 엄청난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할낌니다, 근데, 왜 그부담을 안고 하느냐면 상황을 아이를
그렇게 몰고가기 때문이지예. 그래서 우선 제가 중학 1학년때 했던
아주 지능적인 거짓말에 대해 함 얘기 드려 볼께예.
지는 친정에서(특히 엄마) 기대가 아주 컷심니다. 다시말해 공부를
우짜둔동 잘해서 명문대학을 꼭 가길 바라셨고 그기대에 부응을 잘
하는 착한 딸이 였지예. 우리때만 해도 중학교때부터 월요일에 국영수
시험 다치고, 기말고사치면 교문에 전교석차 부쳐노코....
아주 아이들을 잡았던거 같심니다. 근데, 엄마들은 그기 안 좋았겠심
니까. 그걸 해내는 우리들은 죽어나도 말임니다.
그래서 항상 통신표 가져가 도장받을 때가 그당시 내생애 가장 지옥
이었던것 같심니다. 전교석차나 반석차는 올라갔는데 평균이 떨어져
혼나고, 평균이 쪼매 올라갔다 시프면 전교석차 땜에 야단맞고....
지혜로우셨던 엄마도 딸 성적 앞에서는 어쩔수 없는 호랑이가 되셨
던것 같심니다. 근데, 어떤달의 성적이 쪼매 많이 떨어져서 통신표
를 받는 순간 "죽었구나~" 싶었심니다. 그래서 진짜 이라면 안되는데
아니 뻔히 들통날것 알면서 석차를 다 고칬심니다. 내손으로 말이지예.
그라고는 엄마에게 보여 드렸는데, 와 그걸 모리셨겠심니까.
떨리는 맘으로 들킬까봐 고개도 못들고 있는데 한마디 안하시고 도장
꽝~ 찍어 주십디다. 그래서 속으론 쾌재를 부르며 좋아라 했는데, 사건은
그담날 학교에서 터진 겁니다. 선생님에게 불려가 엄청 야단 맞고(들통난거
아니겠심니까) 어머니까지 모시고 오라는 청천벽력 같은 명령까지 안고 집으로
돌아갈라 하이 정말 죽고싶더라고예.
그래 밖에서 뱅뱅 돌다가 해가 다 져서 집에 가니까 엄마가 대문밖에 나와서
절 기다리시는 김니다. 우찌나 놀랬고 또 죄송한지.....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는
데 가만히 내손을 잡으시고는 동내 놀이터로 가시더라고예.
그러고는 가만히 내등을 쓸어 주시더만 이래 말씀 하싰심니다.
"내가 니한테 그래 고통을 줬드나? 매일 엄마가 니 맘도 모리고 힘든것도 모리고
그저 공부만 잘하라꼬 했제? 정말 미안타~~......" 그라고는 우시더라꼬예.
지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마 대쪽같은 성품에 빗자리몽댕이 몇개 안 뿔라지겠나
싶었는데, 집에 계신 아빠에게 혹 들켜 내 자존심이 상하지나 안을까 그것까지
염려해서 아무도 없는 놀이터로 데불고 가가 그렇게 사과까지 하시다니.....
그때 엄마랑 부둥켜 안고 참 많이 울었심니다. 그때야 철없이 내설움이나 안도의
눈물 뭐 그정도 이유로 지는 눈물을 흘렸겠지만 ,지금 엄마의 그피눈물과 절
배려하셨던 그맘은.................. ㅠㅠ 눈물이 또 난라 캅니다.~~
사실 아이들 거짓말은 어른들이 그렇게 몰아 가서 만들어낸 일이라 생각 합니다.
내아이만은 절대 안할것 같은 짓도(거짓말 포함해서) 사실은 그또래나 아니
모든 사람들이 크는 과정에서 한번은 겪고 넘어가는 당연한 일이고, 또
특히 거짓말은 거짓말 하도록 상황을 만든 어른들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따라서, 원두커피님이 둘째 아들의 거짓말에 놀라지만 마시고, 스스로 그 이
유를 찾아 보십시오. 혹 내가 아이를 그렇게 하도록 너무 억누른건 아닌지
아니면 아들의 친구들이나 주위를 눈여겨 다시한번 더 살려 보신다거나..
등등..... 그 이후에 맘이 좀 정리가 되면 아이와 함께 조용히 얘기를 한번
해보시면 좋지 않을까예? 4학년이면 다 커서 또 요즘 아이들 워낙 똑똑하다
아임니까. 그러니 대화를 해서 이기회에 더 가까와 지십시오.
요번 기회에 가까와 지지 않으면 인자부터 사춘긴데 더 멀어지고 더 놀라는
일이 많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아님니까.
아마 갑장님은 슬기롭게 잘 하시리라 봅니다. *^^*2. 아임오케이
'04.10.29 5:13 PM (222.99.xxx.27)너무 감사합니다...^^
3. 원두커피
'04.10.29 5:36 PM (211.219.xxx.192)헉,, 혜진님.. 이리 자세하게 리플달아주시다니,,, 정말 감사해서 눈물이 다 나려고 하네요^^;;
맞아요. 저희들도 크면서 거짓말을 수도 없이 했을텐데 그런건 다 까먹고 아이들 거짓말에
가슴만 쿵하고 내려앉네요.
혜진님 어머님은 정말 현명하신 분인것 같네요. 그리 하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정말 존경스러우세요. 아이들 키우면서 어른되어간다고 하던데 부모노릇하는거
참 쉽지가 않아요. 더더군다나 자식들한테 존경받는 부모되기란...
좀전까지만 해도 오늘 저녁에 집에가서 문제집 가져오라고 해서 추궁(?)한 다음
회초리로 두대 정도 때려주려고 했는데 맘 바꿨어요. 잘 얘기해보려구요.
근데,, 갑장이라는 말이 경상도 사투리예요???
혜진님, 성격도 시원시원하실거 같아요. 정말 고맙심더^^4. 원두커피
'04.10.29 5:41 PM (211.219.xxx.192)아임 오케이님. 맞는 말씀이세요.
아이가 그걸 유지하기 위해 정말 노력하는게 보여요. 그것 때문에 형한테 치사한놈이란
얘기도 듣지만요^^ 아마 제가 이걸 들춰내면 참 많이 자존심상해할거예요.,
모른척 넘어갈까봐요, 아이만 알아듣고 반성하게끔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봐야겠어요.
아무리 형이라도 싫겠죠, 그 앞에서 혼나는건..
아임오케이님 말씀 감사해요^^5. nayona
'04.10.29 6:52 PM (81.205.xxx.243)상상력이 뛰어난 머리 좋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잘 한다고도 해요...
한데 그게 버릇이 되면 정말 안되겠죠?
울 둘재도 그런데...아마 재미를 들인 모양이예요...
그리고 누나에게 미뤄서 위기를 모면하려는듯...-.-;;
저도 가만 지켜보면서 경고는 계속하고 있죠.
거짓말에 정말 재미를 들여 책임감없는 아이가 될까봐요......
아직은 어려서 거짓말하면 지옥가서 혀 짤인다는 협박이지만..
저도 참 문제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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