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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와 시어머니

답답.. 조회수 : 1,524
작성일 : 2004-10-04 01:56:13
전 임산부 막달이에요
요즘 한창 출산준비물 사러 댕기죠.

시댁은 저 임신한거 알고 무척 좋아하셨죠.
근데 워낙 시댁은  저랑 안맞아요.
그러니까..생활 수준도 참 많이 안맞고.. 생각하는 것도 무지 다르고..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그럭저럭 지내왔고
제가 시댁에 기대치가 아무것도 없어요.

기가막힌일 보아도 이제는 그렇게 놀랍거나 황당하지 않죠.

다행히 신랑이 너무 좋아서..
그래서 사실 이런 글 쓰면서도 신랑한테 미안하고 그러네요.

친청엄마랑 언니랑 백화점으로 시장으로 출산준비물 사러 댕기면서 한창 신나하고 그럴때
엄마나 언니가 "너 시댁에서는 아무런 말씀 없으셔?  뭐 사라고 돈주거나  그러지 않아?"
하고 물어보는데  울 시댁에서는 정말 아무런 말이 없거든요.
워낙에 시댁이 검소(?)하다보니 돈을 정말 안쓰셔서 그려려니 전 그랬어요.
다른 애들은  시모가 시어머니 맘대로 출산준비물 마구 사와서
맘에 안든다고 하던데 그것보다는 내가 내맘대로 고르는것도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구요.

그런데 요번에 추석때  선물로 우리가 상품권을 드렸었어요.
그랬더니 요번 주말에 저한테 그러시네요.
그 상품권으로 아기 옷한벌 사주겠다고.
할미가 되서 옷하나는 사줘야 하지 않겠냐고.
그러면서  시댁 근처로 이사와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네요.
제가 답답한거는요  시댁은 신도시도 아니구 한마디로 서울 근교에요.
그래서 교육이나 생활환경이 좋은데가 없어요.
공기좋은거 빼고는 멀어서 못살곳이거든요.
더구나  시댁 근처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전혀전혀.
지금 시댁이랑 맘이 안맞는데 집이 멀어서 다행이 자주 보지 않아서 살만한데
아기 낳으면 자주 보고 싶으시니까 그러시나봐요.
제 친정은 강남인데  전 아무래도 강남이 좋죠.
교육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돈이 없을 뿐이지.
그런데 어떻게든 제가 강남쪽으로 이사갈까봐 되게 전전긍긍 하시네요.
돈 없어서 강남으로 이사 못가는걸 다행히 여기시는것 같아요.
네 친정은 강남이지만 우리는 여기사니까  우리랑 가까와야 하지 않겠냐고.

그 전부터 시모가 좀 질투심이랄까 그런게 있으시더리구요.
시댁 가면 꼭 오빠다리를 쓱쓱 쓰다듬고
도련님 다리 사이에 앉으려 하시고
전화해서 오빠랑 제가 친정에 가 있으면 안좋아 하시고..
(결혼 초기엔 벼락같이 화를내고 난리를 피우시더니 이제는 좀 면역이 되신듯.
주말에 집에 없으면 어디있나 확인전화 꼭 하시고.. )

엄마랑 언니는 백화점에서  아기 이불이며 뭐며 70만원 넘게 사주는데
시모는 딸랑 옷한벌 사준다 하시고
이사오라 하시고
저 너무 답답하네요.

더구나 저한테 계속
니가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맘을 안다고 하시면서
저한테 눈을 부라리세요.
전 제 자식낳고 울 엄마맘을 알지는 몰라도
시모 맘은 모를거 같거든요.
그리고 제가 제 자식 배아퍼서 낳고
왜 시모한테 잘해야 하는데요?  
시모는 왜 그렇게 생각할까요?

더구나 울 시모 너무 더럽거든요.
행주는 전혀 안삶고  속옷이며 수건이며 삶지 않아서 냄새나고
물도 그냥 수돗물 드시고
설겆이한 남비는 항상 뭔가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유리컵 뒷면은 싯커멓게 물때가 끼어서  글자가 아주 잘 보여요.
화장실  벽타일은 얼룩이 덕지덕지 붙어서 아주 오돌도돌하고
저 첨에 결혼하고 나서 기절하는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그분의 생활방식이니까 더이상 놀라지도 않고 그냥저냥 보고
지내는데
아기는 어쩌나요.. 아기 봐 주신다고 하면 어쩌나요..?  
심장이 벌렁벌렁...  

남편이 너무 좋은게 이럴땐 더 답답함으로 느껴지네요..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남편이라서  시댁을 멀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답답해서 죽을거 같아요..



IP : 211.192.xxx.13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국
    '04.10.4 2:11 AM (211.205.xxx.213)

    몇가지 빼고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희 남편은 너무 좋은 사람이예요.저한테도 넘 잘해주고,친정식구들한테도 그렇고..
    인간적으로 봐도 참 괜찮은 사람입니다..됨됨이가..
    근데 저도 시부모님들이랑 참 안맞아요.
    친구들한테 흉도 보고 (흉보기전엔 너처럼 속편한애가 어딨냐 라고 그랬는데
    시댁얘기한다음 부턴 그말이 쏙~
    근데요..저 그냥 부모님들 사랑해 드리려고 해요..
    남편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남편을 낳아주신 분들이고 잘길러주셨기 때문이예요..
    철이들었는지 추석때도 좀 언짢은 일이 있긴 했지만
    돌아오는 차안에서
    시부모님 아직 생활비 안달라고 하셔서 감사합니다.
    중병걸리지 않게 운동열심히 하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아들 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아들 안하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했더니 많이 기분이 나아졌어요.

    님도 남편분이 좋으시니까 조금 생각을 바꿔보시는게 어떨까요?
    남편이 싫으면 말짱 꽝이긴 하지만요...

  • 2. 글쎄요
    '04.10.4 2:15 AM (211.199.xxx.6)

    시어머님이 출산용품 안사주시는 댁도 많을껄요?
    일단..저희집부터 그랬고요.
    시누이..아들딸들이 쓰던 이불 갖다 준다고..(10년된거)..
    너무 놀래서..이불이랑..옷이랑 재빨리 사버렸음.
    나머지..두 며느리들은..아들한테 돈 받아서 이불사주고..다른 한 며느리는 모르겠음..
    (워낙 비밀리에 일을 진행하시는 분이시라..)
    그리고..원래 그래요..(원래? 이상하네요. 안그러신분도 있음)
    친정에 가는것도 싫어하고..전화하는것도 싫어하고..
    신혼여행갔다와서..친정에 가지도 못했음..(그리고 2년동안..쭉~)
    우리도 시어머니가 ..아들보고 넌즈시 얘길했나보더라구요.
    근처에 와서 살라고..
    차라리 죽음을 달라고 했어요..저는 -_-a
    대한민국 끝이라고 할 수 있는..부산으로 가거나..차라리 이민을 가래도 가지만..
    시댁 근처로는..안가겠노라고....

    이사 안가면 되고... 남편한테 어머님이 그러는건..그냥 그러려니~하세요.
    그런거 일일히 신경쓰면..뒷골 땡겨요.

  • 3. 너무 똑같아
    '04.10.4 2:18 AM (221.139.xxx.226)

    다른 말이 필요없구....우리 만나서 이바구나 할까여 ㅠ.ㅠ
    저도 신랑 괜찮아 살아주고 있슴다.
    울친정도 강남...저도 강남 토박이...남들이 말하는 강남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정든 강남가서 살고 싶고 -.-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아무때나 아들 불러내리는...이게 젤루 맘에 안들고
    추석지난지 얼마나되었다고 울신랑 토요일에 또 다녀왔죠 ㅠ.ㅠ
    좁아터진 집에...살림욕심은 뭐그리 많은지..남들 40평살림살이들이 그득 그득
    돈없다는 말...다 거짓말같고...답답해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 4. 글쎄요2
    '04.10.4 3:23 AM (211.199.xxx.6)

    근데 인강 정도면 괜찮을 거 같아요. 어차피 그것도 오프라인 강의랑 비슷하니까요.

  • 5. 무척
    '04.10.4 5:16 AM (211.201.xxx.59)

    공감이 가요..

    지금 여기 올린 내용을 남편한테
    조목조목 얘기하세요..
    그래서 남편하고 상의하세요..
    나는 이러이러하니..절대 어머님 말씀대로는
    못하겠다..그러니 당신이 이해해달라고..
    나 못된 며느리 하겠다고..

    좋은남편이라고 하시니..
    님의 마음 그정도는 헤아려줄듯 싶은데요..

  • 6. 체리공쥬
    '04.10.4 7:49 AM (210.90.xxx.177)

    료까 1번이요,,,쪽지로 주소드려요

  • 7. 레지나
    '04.10.4 9:39 AM (211.211.xxx.41)

    저두 어머님한테 그리 정이 들진 않는데요...나이드시니까 청소부분은 어쩔 수 없으신가봐요
    사람쓰고 사시지 않는한....
    저두 늘 화징실 불평두 하구 싱크대 불평두 하구 그랬는데요
    결혼 5년만에 올 추석때 싱크대 왕창 뒤짚어 정리해드리구 왔어요
    정말 --좋아하시드라구요....
    "난 이리 깔끔하게는 못하구 산다"..."금방 어지러워질거다..."하시면서두
    좋아하시는게 얼굴로 다 보이드라구요

    이렇게 내가 해드리면 됐지...싶은 마음이 절로 들드라구요

    님 전 이렇게 맘먹기 5년이나 걸렸지만 (저두 철딱서리가 없어서리...)
    님은 지금부터 행주나 걸레 삶아드리구 오시구
    정수기 한대 놔드리는건 어떨까요?

    그럼 님 마음이 아주아주 편해지실거예요.
    미움을 갖구 있는 사람이 더 괴로운것 같아요...

    주제넘지만 한마디..남깁니다....

  • 8. 저도
    '04.10.4 9:42 AM (211.196.xxx.253)

    예전엔 그런 느낌이었어요. 시모 싫다. 시집싫다. 그리고 시집에서 벌어지는 모든 풍경이 낯설고 이상하고..
    그런데 살더보니 우리 시모 얼굴에 울 친정엄마 얼굴이 겹치더군요. 나이드셔서 올케들 눈치보는 엄마.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초라해지는 시모.. 글구 아들키우는 나...흘러가는 세월...

  • 9. 나도 익명
    '04.10.4 11:15 AM (24.59.xxx.232)

    시엄니가 그렇게 싫고 맘에 안드는데, 왜... 애기 옷같은거는 바라는지 이해 불능...???
    내 남편 벌어 오는돈으로 내맘에 드느거 사면 돼지 @@@
    행주 싹싹 삶아 빨아드리고, 청소해 드리고, 더 능력되면 집수리 한번 싹 해주면 안돼나??

  • 10. 어쩔수없는
    '04.10.4 11:34 AM (211.196.xxx.253)

    일이지요.. 싫은 건 싫은 거니까..
    님은요 난중에 아들나셔서 잘 (순하게)키워서 그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 시키시고, 결혼 무렵에 집 깔끔하게 고치시고
    아들과 멀리 사시고 며늘이가 임신하면 사고 싶은거 사라고 돈 쥐어주시고 모 샀는 지 물어보지도 말것이며, 손자보러갈때도 잠깐 얼굴만 보고오시고 늘 며늘이 잘한다고 칭찬하시고
    며늘이 오기전에 행주 삶아놓으시고 욕실청소해놓으시고 유리컵 뽀대내게 닦아놓으시고 절대 손자 키워주신다는 소린 하지 마소서..

  • 11. 원래
    '04.10.4 12:44 PM (61.255.xxx.138)

    출산 준비는 친정에서 해주지 않나요? 우리도 그랬는데...
    대신 시어머니께서 병원비 내주시고, 산후조리하라고 우리 집에 돈 얼마간 보내셨더라구요.
    울 친정 엄마도 출산 준비는 당연히 엄마가 하시는걸로 알아서 전 서운한거 모르겠던데요.
    (헉...출산준비가 70만원이나 드나요...? 기억도 안남....가물가물)

    시댁도 사람 사는 곳이고, 시모도 사람입니다.
    그렇게 잘해주는 남편을 키워준 어머니시구요.
    아기 낳아서 키우시다보면 시모도 이해 되실 날이 올거에요.
    특히, 아들 낳으시면...
    전 아들만 둘 낳고보니 울 엄마도 이해 되지만, 시어머니도 많~이 이해되더이다.

  • 12. 우주
    '04.10.4 12:56 PM (211.251.xxx.65)

    늙으면 일하시가 싫어진다죠. 깔끔한 우리 엄마도 그런말씀하시던데...
    다른 건 모르지만 어른들집 더럽다고 젊은 며느리늘이 마음에 안들어하고 그러지는 말자구요.
    살림 30-40년 정도 하다보면 정말 살림하고 싶지 않지 않을까요? 물론 습관이라는 것도 있고 부지런함도 있지만 정말 가끔 신랑, 형제 모두모여 부모님집(시댁, 친정 모두) 한번 대청소한번씩 해드리는 행사를 갖는 건 어떨까요?

  • 13. 음~
    '04.10.4 1:09 PM (211.199.xxx.168)

    제가 출산할때는..울 시모도 걍 계시더니..막내동서가 아이낳는데..친정어머님이 산후조리해주니 ......막내아들더러.."장모님..보약 해드리라고..말씀하시던데요?"
    주변 사람들 한테 .,,아무래도 귀동냥으로 얘기듣는게 있어서....
    우리가 82에와서 보고 배우는것처럼.......배우게 되나봐요.
    "남들은 장모가..산후조리해주면..옷도 사주고.보약도 지어주고..용돈도 준다고 하더라~"

    그리고 애 낳은지 오래돼서리..생각이 가물가물한데
    출산준비는 친정엄마가 해주는거라고 저도 들은거 같아요.

  • 14. 오늘의 리플은
    '04.10.4 1:21 PM (220.71.xxx.109)

    정말 따뜻하네요
    항상 이랬으면 좋겠어요
    크게 나무라지 말고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한다면 듣는사람도 부드럽게 받아들일것 같아요
    원글님도 기분 나쁘지 않게 이해하셨을거여요
    세월이 흐를수록 미운정고운정 드는게 시어머니와의 관계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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