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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하네요...

한숨... 조회수 : 1,422
작성일 : 2004-10-02 07:06:49
어디 얘기하기 창피해서 여기다 몇자 적어 봅니다...
울 아부지.. 제발 정신 좀 차렸음 좋겠는데...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노름빚 지고 도망가기를 백번쯤 하셨다는데... 정말 창피해 죽겠습니다..
불쌍한 울엄마.. 어쩌다 천하의 노름꾼을 만나서 환갑이 내년인데 지금껏 일하고 계시네요...
사실 저 아버지한테 정 없습니다..
제가 작년에 결혼할때까지 한 3~4년간 여러사람한테 큰돈 빚지고 어디론가 도망 다니셨었으니 저 어릴적엔 말 안해도 뻔한거구요.. 그러다보니 아버지가 집에 있으면 낯선 사람이 와 있는것 같아 불편하고 짜증도 났습니다.. 근데 작년 제 결혼을 계기로 아무말 없이 또 집에 들어 오셨네요.. 근데 정말 황당 했던건 고기 반찬 해달라고 반찬투정 열심히(?) 하시면서 밥 세끼를 꼬박 드시더라구요.. 돈한푼 내놓지도 않으시고 엄마가 돈 만원이라도 안주면 어디 나가지도 못하는 사람이 말이에요.. 정말 얄미웠지만 사위도 있는데.. 싶어서 그냥 잘해 드렸네요.. 물론 그전까진 별 얘기도 안하던 사이였구요..
이번엔 엄마도 이게 끝이겠지.. 라고 바라셨다는데 아버지가 또다시 집을 나가셨어요.. 물론 얼마 안돼서 어떤 여자한테 또 전화가 왔구요.. 그것도 새벽에.. 그러더니 아버지가 또 노름빚을 졌으니 부인이 대신 갚으라고.. 안갚으면 우리집에 와서 눕겠다고 협박을 했다는데.. 정말 끔찍 합니다..
그 일이 있은후 엄마가 드디어 이혼을 하겠다고 하셨어요.. 전 빨리 하라고 했지요.. 아무리 혈육이라고 해도 이젠 정말 지긋지긋 합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엄마가 행복해 하시는거 보고 싶구요..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지금 서류 정리 하고 계십니다..
에휴~ 그런데 어제 전화가 왔었어요.. 도망 다니시느라 핸드폰번호도 바꾸셨더군요.. 무슨일이냐고 그랬더니 탈장수술을 하셔서 지금 입원중이시라네요.. 혼자 입원하고 수술하고 하는게 섭섭하셨는지 마취도 깨기전에 전화를 하셔서 또 불쌍한 얘기를 하시네요..
저 이제 싫습니다.. 항상 제게 전화해서 엄마한테 말 전해 달라고 하는것도 싫구요,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나중에 돌아가시면 후회 할까봐 잘해 드리려고 몇번을 다짐 했었는데도 정말 이젠 싫으네요.. 울신랑도 무슨 생각에선지 보지 말자고 하구요.. 엄마는 말 전했다고 노발대발 하시면서 전화를 확~ 끊으셨구요..
휴~ 정말 한숨만 나오네요.. 맞딸이 무슨 죄도 아니고..
근데 더 제 숨통을 조이는건 아무리 제가 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언젠간 그 못난 아버지를 거둘날이 올거라는 거죠..
그리고 정말 한심스러운건 문병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제 자신이구요...
젊어서 죄를 많이 지어도 나이 먹고 무능력해져서 불쌍해 보이게 되면 용서가 되는걸까요?
정말 혼란스럽고 또 많이 원망스럽네요...
IP : 220.79.xxx.17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위로
    '04.10.2 8:50 AM (211.185.xxx.65)

    정말 힘드시겠어요
    일단 문병가시고 병원 퇴원때까지는 돌봐드려야 될 것 같아요
    그후에 이혼을 하시더라도....
    문병까지 안가신다면 돌아가신후 후회가 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아버지이니까

  • 2. ...
    '04.10.2 9:30 AM (211.207.xxx.90)

    힘들면 하지마세요..
    님 마음 가는데로..
    근데 장녀라 그게 쉽지가 않은가봐요..
    신랑도 그만하라고 하는거보면 옆에서 보기에
    님이 안쓰러운가봐요..
    님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게 가족이고 부모인가요?

  • 3. 가을&들꽃
    '04.10.2 9:43 AM (219.240.xxx.106)

    명품백 사면서, 이 돈이면 여행을 가고, 뭘 사고, 뭘 할 수 있겠다라며 고민하는 분들은 명품백 살 여유 없는 분들이니 안 사시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은 거구요..
    명품백 사는 게 별 부담 안되고, 다른 기회비용 아쉬운 게 없는 사람들이 진정 명품을 패션으로 즐길 줄 아는 거지요..
    에르메스 깔별로 가지고 계신 분들은 명품이라서 사는 게 아니고, 형편에 맞는게 에르메스니까 사는 건데요..

  • 4. 인간의도리
    '04.10.2 9:46 AM (218.39.xxx.139)

    사는게 다 비슷 비슷한가봐요.
    우리 친정이랑 거의.. 같군요.
    다른점이 있다면.. 저희 엄마는 결국은.. 올해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딸인 제가 어릴땐 힘이 없어서 결혼할땐 책잡히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결혼하고선
    자식들 키우느라 엄마를 잊었어요.. 아니 잊고 싶었어요.
    아픈 엄마를 지켜보며 제가 많이 느끼고 후회한것은
    엄마도 여자라는 거였어요.
    엄마이기 전에 여자였는데..
    우리들은 우리 욕심대로 엄마의 자리만 요구하고 또 은근히 강요하는것 같아요.

    엄마도 이혼하려고 하셨는데 마지막 순간에 용기를 못내시더라구요.
    제가 알기론 노름은 죽어서나 고칠수 있다는데
    원글님의 어머니.. 과감한 결단을 하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만일 엄마가 다시 살아오신다면.. 시계 바퀴를 돌릴수만 있다면
    전.. 그때 엄마 이혼 시켰을거에요.

    사람이 한번 세상에 나오면 한번은 죽는다지만
    죽는건.. 정말로 끝이더군요.
    한번도 허리 펴지 못하신 엄마는 돌아가셔도 허리며 다리가 곧게 펴지질 않았어요.
    돌아가셔서야 곱게 화장하신 엄마 얼굴을 보면서
    엄마가 그렇게 예쁜 모습을 하신걸 처음 봤어요.
    많이 울면 뭐하나요. 오래 기억하고 눈물 훔치면 뭐하나요.
    계실때 잘해드려야죠.

    어머님께 잘해드리세요.
    전 시간이 많이 남았는줄 알고있다 허망하게 엄마를 보내고 매일 내 자신을 탓하고 있습니다.

    문병은 가셔야죠.
    어머니와 함께 가셔서.. 서류정리까지 독한맘 먹고 하고 오세요.

    엄마가 돌아가시니까 아버진 이젠 절 마치 엄마 대하듯 이것 저것 당당하게 시키고
    하물며 문이 고장나도 절 부릅니다.
    은행에도 한번 가본적이 없다며 돈빼는것도 절 부르고
    이젠 카드 맞기고서 나한테 빼놓으라고 하고 우리집에 오십니다.
    그럼... 전 돈만 달랑 드릴까요? 뒷부분은 각자 상상.. ㅋㅋ
    그런데 이게 남편한테 슬슬 눈치가 보인다는거에요.
    원글님.. 힘내시고 너무 착할 필요는 없는것 같아요.
    인간의 도리가 어디까지 인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마음 약한놈이 하나라도 더 하게 되있고
    눈 질끈 감지 못한놈이 궂은일은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면 하는거지만 그게 너무 싫으면 과감하게 멈출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아직도 어릴때부터 아버지한테 쇄내 받은 말... 이 세상은 하고 싶은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이말 아주 싫어합니다.
    세상은 넓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기에도 생을 짦습니다.

  • 5. 익명
    '04.10.2 10:32 AM (222.117.xxx.218)

    한숨님 인간의 도리님 말씀이 맞아요.
    한숨님 어머니도 속을 무척 썩이면서 살아오셨을텐데 그렇게 속상한일 많이 격으면서 살게 되면 건강을 해쳐서 결국은 암에 걸리더라구요.
    의를 끊기까지가 괴로운거지 완전히 끊고나면 시원해 질겁니다.
    의를 끊어야 하는이유는 그렇게 속썩으면서 살게되면 본인의 건강도 쥐도새도 모르게 나빠져서 본인나이 50정도 되면 60정도는 되어보이게 늙고 얼굴 표정도 지지리궁상으로 변합니다.
    아무리 부모라도 본인이 올바르게 살지못한 댓가를 자식이 받을수는 없잖아요.
    아버지인생은 아버지 인생이고 님 인생까지 암울하게 만들지 마시기를......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아도 나이들면 서글픈데.....

  • 6. ...
    '04.10.2 2:32 PM (211.225.xxx.81)

    그런 아버지 안거둬도 되는데요?
    왜 거두려고 하시죠?
    저는 엄마버리고..이 여자 .저여자..매일 집안으로 끌어드리면서..때리고 욕하고..그런아버지랑 집나와서 인연끊고 사는데요?
    왜 거두려고 결심하시죠?
    저도 맏딸입니다.
    이혼하면 끝이예요. 엄마만 거두고 사세요.
    남편보기도 부끄럽잖아요. 저희 남편도 엄마는 모시고 산다고 해요. 착하죠.
    이제 20년 돼가네요. 안보고 산지..
    풍문으로 소식이야 듣죠..그런데 전해주는 사람한테도 제가 그래요.
    그 인간..얘기듣는것도 싫으니..제발 전해주지 말라고..
    부모도 부모 노릇을 해야지..자식한테 이러니 ..저러니 말할 자격이 있는겁니다.
    낳아준게 무슨 유세랍니까? 그리고 막말로 자기들 즐기다 낳았지.. 나위해서 낳은건 아니잖아요.

  • 7. kimi
    '04.10.2 3:04 PM (218.51.xxx.38)

    지난주말 연속극 "애정의조건"에서 한진희씨가 울며 한 대사가 생각나네요.
    "이렇게 내가 저지질은 잘못이(젊어서 바람피어 배다른 딸자식 집안으로 데리고 온 것) 내 후대(은파역)에서 받을 줄 알았으면 그런 잘못 절대 저질르지 않았을거라구"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하는 연기를 보면서 제가 느낀것이 2개가 있답니다.

    1. 너무나 절절한 연기에 "아니 저양반 우리가 모르는 무엔가가 있나? 하고 멍청한 의구심을 가졌고,

    2. "인과응보" 이 단어가 생각나데요. 언젠가 죄값은 어떠한 식으로든 치른다고 하쟌아요.
    당신의 죄값으로, 젊어서 어찌했든 마누라가 이해의 폭이 넓어 그자식 내품안에 품고 키웠지만, 어떠한 식으로 그 자식 부모품에서 잠깐 떨어져나가 평생의 한되는 순간의 선택을 하여 온가족에게 피멍을 주고 있쟌아요. 현실에서. 물론 드라마이지만...

    그 아버지 핏줄이지만, 이미 당신이 그 핏줄에 대한 의무와 아내에 대한 도리를 버리셨으니깐, 마음의 짊을 그 이유로 버리셔도 그다지 죄스럽지는 않겠어요.
    병원에 가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냥 그양반 혼자서 생각할 수있게 (?) 놔두세요.
    그리고 가족을 돌보지 않는 않으면 남은 가족이 얼마나 힘든가, 당신이 몸소 직접 겪게 하세요. 혹여 그래도 무언가를 몰라서 전화하셔셔 한말씀 하시면, 말씀하세요.
    "엄마 그리고 저희도 아버지가 버리고 돌보지않아서 힘들 세월을 보냈는데, 그 짧은 병원생활 혼자서 감당하시라구요. 우리가 아버지없이 힘들 세월 감당한것처럼"

    착신되는 번호로 집에 전화도 바꾸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엄마한테 전달하지 마세요. 들으시는 분은 전달하는 사람보다 더 힘들 수가 있읍니다. 아버지 돌아가실때까지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언젠가 어디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오면 그때 장례나 치루어 주세요. 그리고 엄마한테 아버지몫까지 잘해드리세요. 마음 한편으로 딸자식한테라도 위안을 받으시게요. 저라면 이렇게 하겠읍니다.

  • 8. 원글녀
    '04.10.2 6:56 PM (220.79.xxx.177)

    님들의 답글을 보면서 왜이리도 눈물이 나는건지...
    하지만 제가 지금이라도 맘을 다잡는게 엄마를 위해서도 좋은거겠죠?
    님들 모두께 감사 드려요..
    저도 현명하고 생각하고 빨리 결론을 내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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