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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송심맘 조회수 : 1,099
작성일 : 2004-09-16 10:43:46
지난주에 늦은 휴가를 다녀와서
밀린 글들 읽느라고 헥헥 거리는
(그래도 살림돋보기는 다 못 봤다는..언제 볼꼬...진도는 팍팍나가고있는거 같은데..)
송심맘입니다.

어제 퇴근시간에 지하철을 타고가는데요.
노약자서 바로 옆 문에 한 여자분이 선채로 눈을 감고 자고(?) 계신거에요.

예전에 우리 호랑이 고3담임 가라사대
"수업중에 졸린놈은 벌떡 일어나서 스스로 뒤에가서 서있어라..
자고로 서서도 조는 사람은 뻐스 차장밖에 없느니라.."라고 일갈해서
점심시간 뒤에는 우리 반 뒤에 스스로(?) 일어난 친구들이 꽤 있었죠..
그중 청소함에 기대서 졸다가 뻐스차장이냐 혼난 적도있지만..
---앗! 차장에 대한 비하 발언 아닙니다. 오해 마시길...

그런데, 어제 지하철의 그 여인을 살펴보니 이런~ 배가 살짝 부른 임신부같더라구요..
그때부터 눈은 부릎뜨고 살펴보니 양옆에 노약자석에는
1)확실 할머니 한분
2)중년의 혈색 좋은 아저씨 2분
3)중년의 파리한 아주머니 2분
4)확실 할아버지 한분
꽈악 차게 앉아있고, 서있는 사람도 꽤 붐비는 상태.

예전같았으면, 남의 일에 무관심하게 또는 긁어 부스럼 만들지말자!
이 세상에 험악한 일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만한 나이라
우아하게 (?)_모르는척했겠지만,
제가 송심이 낳으면서 정말 쏟아지는 잠에 오래 서있는거 얼마나 쥐약인지 알게되었기에
속으로 "어머어머,,왠 오지랍..원단 아줌마 다됐네"라고 생각하면서
아저씨 한분께 슬쩍 부탁..
"저분 몸도 무겁고 많이 피곤한거같은데 자리좀..."
사실 아저씨가 험하게 나오실까 걱정하면서..

그런데 다행히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면서
"아이구 미안합니다"하고 양보해주셨어요..(사실 노약자석니 양보라할수있나?)
영문모르는 피곤한 임산부는 자리에 앉아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바로 다시 잠이 들더군요..
아저씨랑 저랑 괜히 빙긋 웃으면서 지하철 잘 타고갔습니다.

아줌마의 오지랍..이럴때 써먹으면 괜찮은거겠지요? ㅎㅎ

그런데..글 쓰다보니 걱정하나
그 여인네 알고보니 임산부아닌 똥배였던건 아니겠죠?
제 배를 보니 그런 오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ㅋㅋㅋ

모두들 비개인 오후에 즐거운 하루되시구요.


IP : 220.117.xxx.62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승맘
    '04.9.16 11:00 AM (211.41.xxx.254)

    글게요. 진짜 결혼을 하고 아이낳아서 그런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나한테 안물어도 막 대답해주고 싶을때가 있어요.(상대방질문에 엉뚱한 답변하는거 볼때)
    그렇다고 용기내서 말하지는 않지만 속으로 생각하죠
    저걸 말해주고 싶은걸 보니 나도 이제 아줌마 다 됐구나.ㅠㅠ

  • 2. 해빈
    '04.9.16 11:13 AM (203.252.xxx.43)

    우리나라도 일본에서처럼 이름표 달아주기 했으면 정말 좋겠어요. 솔직히 배가 많이 나오지않으면서 입덧할 때가 최고 힘들었던 것같거든요.

  • 3. champlain
    '04.9.16 11:21 AM (66.185.xxx.71)

    송심맘님!! 오랜만이여요..

    임산부 생각해 주시는 맘도 참 이쁘시지만 용기도 훌륭하십니다.^ ^
    저 같으면 속으로만 궁시렁 대고 말았을텐데...

  • 4. 헤스티아
    '04.9.16 11:35 AM (221.147.xxx.84)

    임산부때랑, 아기랑 대중교통 이용할때,, 이런때는 정말 전용 "모자"라도 하나 있으면 싶더라니깐요^^;;;

  • 5. 정말 그래요
    '04.9.16 11:40 AM (203.230.xxx.110)

    저는 첫아이 만삭때 만원 지하철 탔다가 애기하고 저하고 거의 죽을 뻔 했거든요.
    배하고 허리하고 정말 아프더군요.
    몸이 무거우니 많은 사람 틈새로 나오기도 힘들고 한참 퇴근때라 나가면 언제 다시 타겠나 싶기도하고 누가 자리라도 좀 내줬으면 싶지만 어린마음에 용기도 없고
    결국 도중에 내리기는 했지만 아마 지하철 역에서 졸다가 한참 후에 집에 갔던것 같아요.

  • 6. simple
    '04.9.16 11:42 AM (220.117.xxx.42)

    아.. 또 아픈 기억 떠오르네요..
    제가 예정일 3주전에 노약자석 앉았다가 할아버지한테 혼났잖아요..ㅠ.ㅠ
    거기다가 "저 낼 모레 애낳아요.." 라고 말 못한게 아직도 억울합니다..
    솔직히 할아버지 보다 임산부가 먼저 아닙니까..2명이잖아요....-.-(아닌가?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제가 좀 공경심이 없어서...)
    송심맘님같으신 분 있었음 저도 앉아 갈 수 있었을텐데...^^

  • 7. iamchris
    '04.9.16 12:07 PM (218.49.xxx.224)

    저 임신기간 동안 딱 2번 양보받아봤어요. 그것도 임신복 입고나서야...
    원래 등치가 있어서리... 근데 양보받으니 왜 이리 부끄러운지

  • 8. 아니
    '04.9.16 12:08 PM (203.241.xxx.142)

    3주전이라면 눈에 확연하게 보이지 않나요?
    그런데도 혼났다구요?

  • 9. 이론의 여왕
    '04.9.16 12:23 PM (220.86.xxx.7)

    그러게 임산부 전용 완장이 나와야 한다니까요...

  • 10. 한 별
    '04.9.16 12:42 PM (218.51.xxx.123)

    완장?^^ 완장은 넘 우껴요..싸이즈별로 만들어야하니깐..음..이름표 좋다..이름표로 해요..
    제칭구둘은 나란히 임신했거든요...종종 만나는데 만나러올때 둘이 만나 올때가 잦죠.
    그럼 지하철 사람들이 둘만 쳐다보는것 같아서 민망하다네요.
    갑자기 자리 비켜주시는 분들때메 민망해서 아예 문앞쪽에 서있는 다는데...
    저도 양보해줄라구여^^

  • 11. simple
    '04.9.16 1:31 PM (220.117.xxx.42)

    아니님에게 상세한 정황을 설명드리자면..
    제가 노약자석에 자리나서 앉을땐 아무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할아버지 2분이 오셔서 제 옆자리에 앉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절 자꾸 힐끔힐끔 처다보는거에요.,.왜 거기 앉아있냐는 눈빛을 마구마구 보내면서.. 모른척하면서 다이어리 정리를 하고 있는데(아. 그동안 참 엉덩이가 따끔따끔 하더군요..)
    문이 열리고 어떤 할머니가 들어오셨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제 팔을 막 툭툭 치시면서 젊은 사람이 노인자리에 앉았다..빨리 일어나라 면서 화를 버럭 내지 않습니까..ㅠ.ㅠ 고민하다가 그냥 일어났더니 할머니가 제 자리에 기다렸다는듯이 쏙 앉아버리시더군요..-.-;
    그 할아버지 저 바로 옆에 앉으셨으니 제 배도 보셨을텐데...참...기분 꿀꿀헀어요..

  • 12. 항아리
    '04.9.16 1:32 PM (218.153.xxx.159)

    찌찌뽕~
    저도 송심맘님과 똑같은 선행을 한일이있었는데, 그임신부 당연히 힐끗보더니 앉더라구요.
    고맙다고 인사도 안하고...
    같은여잔가?
    인사좀하지 괜히 머쓱했어요.

  • 13. 오이마사지
    '04.9.16 1:52 PM (203.244.xxx.254)

    전,,앉아 있는사람들이 그럴까봐,,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문쪽에 서있어요,,,,
    근데,,, 정말 양보안해줘요,,,, ㅠ,ㅠ

  • 14. .....
    '04.9.16 2:08 PM (211.35.xxx.172)

    우리아이 네살때 경로석도 아닌 자리에 혼자 앉혀 놨더니 어떤할머니 타서 일어나라 일어나
    하면서 그냥 뺏어 앉으시대요. 둘이 서서 끝까지 타고 왔죠. 근데 이런일을 두번 더겪었다는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젠 힘들어도 둘이 포개고 앉아 옵니다.

  • 15. ...2
    '04.9.16 2:55 PM (211.225.xxx.45)

    노약자는 말그대로 노약자 아닙니까?
    정말 이상한 노인들이네..당연히 자기들 자린줄알고 임산부는 어쩌라고...
    저는 노약자석이 비었어도 안앉거든요.
    그런데 버스에서 노약자석 바로 뒤에 뒤자리에 앉았는데..
    50대 아짐마들이 우르르 타더니 노약자석을 채우는거예요.
    근데 그 담 정거정에서 할머니가 타니깐..저한테 막 뭐라고 하는거 있죠.
    젊은 사람이 자리에서 안일어 난다는둥..버르장머리가 없다는둥
    내가 보기엔 지들이나 나나..거기서 거기고만..
    노약자석에 앉은 자기들은 젊은것이 아닌지....노약자석을 다 없애야 한다니깐요.
    어차피 젊은 사람들 노인들보면 대개가 일어나잖아요..
    자리양보해줘도.. 고맙단 말없이.당연한듯이 앉는 사람도 참 많아요.
    양보한 사람은 다리 안아픈가??

  • 16. 현재임산부
    '04.9.16 3:31 PM (61.254.xxx.19)

    저도 잘은 안타도 가끔 지하철 타는데 자리양보 아예 꿈도 안꿔요. 다들 눈마주칠까봐
    무서워하는거 같드만요. ㅎㅎㅎㅎ

    저도 앉을 생각도 안해요... ㅎㅎ 요즘엔 자리 양보해주는분 거의 없어요. 자기 앞으로 와서 설까봐 다들 고개돌리는거 많이 봤슴니다. ㅎㅎ 저 나중에 애 낳고 양보 잘할꺼에요.
    첫애때 동대문운동장에서 안산 고잔까지 가는데 저 배부른거 보고도 아무도 자리양보 안합디다...그날따라 사람도 많아서 고잔까지 서서갔습니다. 그날 집에가서 울었떠요. ㅜㅜ
    저랑 같이 탄 여자학생 자리하나 나온거 제가 앉으려고 가니까
    제가 몸이 무거워 행동이 좀 느렸지만 재빨리 가서 앉더니 눈감고 자데요.ㅜㅜ
    그때 생각하고 지하철에서 임산부 보면 정말 양보 잘합니다.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 17. 박하사탕
    '04.9.16 5:47 PM (220.85.xxx.192)

    요새 젊은 사람들 절대 자리 양보 안해요.
    노약자 지정석 있는데 그리로 가면 되지 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노약자석에 노인분들 계시면 다시 일어나야 하구요.
    지하철 타고 4~50분씩 출퇴근하려면 정말 어디에 있어야 할지 난감하더라구요.
    그렇다고 그렇게 오래 가는데 문에 서있기도 힘들구요.
    그래도 그나마 애기낳아 본 아줌마들께서 가끔 자리 양보해 주시면
    그렇게 고맙더라구요. "나도 꼭 그래야지" 생각했더랍니다.

  • 18. 페파민트
    '04.9.16 6:12 PM (211.172.xxx.202)

    아, 저도 지하철 타면 서서 살짝 졸면 자리 나오겠네요...
    "늙어서 만삭이라니..."하며 자리 내줄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정말 아줌마나 할머니들이 더 자리 양보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우리들도 실천합시다...

  • 19. 김혜경
    '04.9.16 9:48 PM (218.51.xxx.243)

    어머..잘 하셨어요...

  • 20. 정말이지..
    '04.9.17 12:30 AM (210.121.xxx.209)

    노약자석에 젊어뵈는 중년들은 앉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마에 한줄 겨우 새겨놓고 노인이라고 자랑하는지.. 얼굴 혈색은 좋으시던데.. 고개한번 돌리고 자리 꿰차앉을때의 그 동작은 정말 100미터 9.8로 마크할 스피드더군요.. 그래놓구선 의기양양하는 표정이란.. 민증확인은 술집에서 하지 말고 노약자석에서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던데..

  • 21. 엄현신
    '04.9.18 10:13 AM (203.241.xxx.40)

    저도 임산부인데..왠만하면 자리 양보 받기 어렵죠...ㅋㅋ 대부분 앞에오면 눈 감고 자죠..
    뭐 저도 별루 자리 양보 받고 싶은 맘까진 없지만..너무 노골적으로 그러면..밉더라구요..ㅋㅋ
    정작 자리 양보해주시는 분들은 아주머니들이시더라구요..힘들걸 아시니깐...애기 엄마 앉아가라고 하시면서요...민망하지만..맘으론 무지 고맙습니다.. 저도 애기 낳고나면...임산부나 애기 엄마한테 자리 양보 잘할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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