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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쉼표를 찍으면서....

moon 조회수 : 946
작성일 : 2003-08-19 12:21:30
간혹 일을 부탁하는 친구가 던져 논 서류더미에 앉아 있다 잠시 한숨을 쉽니다.
" 싼값에 쓰자? 응?" 싼값에 유독 악센트를 넣으면서 어울리지 않는
콧소리까지 보태며 휙 던져놓고 도망치듯 갈 때 알아봤어야 하는 것인데...ㅠ.ㅠ
정리할 자료의 방대함과 내용의 난해함에 진짜 진도 안나갑니다.
요즘 경기가 나쁘기는 한가 봅니다. 항상 밝고 씩씩한 친구인데 많이 버거워
하는 군요. 경기가 빨리 회복되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어깨 쭉펴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한 커피 한잔과 고구마 하나 먹고 다시 시작하려고 잠시 쉬고 있습니다.

으~~ 그러나 저러나 왜 이놈의 서류는 줄지를 않는 것이야..
왜 시험날 다가오면 평소에 관심없던 TV프로도 넘 재미있고,
책꽂이에 몇 달 기냥 꼽혀있던 책도 갑자기 베스트셀러로 보이고,
신문귀퉁이의 구인광고까지 샅샅이 읽고, 책상정리도 사생결단으로하고
뭐 그런 경험있으시죠? 제가 지금 딱 그렇습니다.
빨리 해서 넘겨줘야 하는데 정신은 자꾸 옆길로 새네요.
오늘은 아침부터 멀쩡한 냉장고 벌꺽 헤집어 놓고, 어젠 새벽 1시에 그릇장 정리했습니다.
그릇장(4개)안의 그릇과 싱크대안의 그릇 몽땅 다 재배치했습니다.
씩씩대면서 새벽에 난리를 피고 있으니
신랑이 정말 10분 동안 아무말 없이 제 얼굴 쳐다보더니 이마 한번 짚어보고
들어가 자더군요. 쯥....
그릇장 정리하다보니 오랫동안 쓰지 않고 처박아 놨던 왕따 그릇, 유행이 지났다고 사표수리한 명퇴 그릇,
선물 받아놓고 까맣게 잊고 산 추억속의 그대 그릇이 우루루 나오더군요.
왠지 " 심봤다" 한 기분이였습니다.
몇 번을 망설이다 산 그릇, 어렵게 한 두개씩 모은 것이 이가나가 순간 유체 이탈을 맛보게 했던 그릇등등 그릇마다 사연이 있어 옛날 사진첩을 보듯 그릇장 정리하며 추억을 되새겼습니다. 팔이 빠지는 아픔을 감수하면서....사진을 올릴까요?? (아! 또 옆길로 새는 병이....)

점심때가 다 되었네요.
매운 떡복기가 먹고 싶다. 골뱅이 무침도. 냉장고에 떡이 있던데.
오뎅하고. 골뱅이 무치고 소면 곁들여서... 악~ 안돼!
또 병이 도지는 것 같군요. 마침표 찍고 일해야 겠습니다.
엄청 바쁘신 쥔장샌님을 비롯하여 82cook 식구분들 점심 맛있게 드시고
오늘도 힘차게!!!

  






IP : 218.150.xxx.2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영맘
    '03.8.19 12:30 PM (218.235.xxx.167)

    정말 그심정 저도 이해해요.
    명절만 되도, 왜 그렇게 하고싶고 보고싶은 책이 많은지...
    무슨 일을하시는지... 그래도 아직까지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는건 좋은 일일것 같은데요.
    즐기면서 하세요. 부럽워요~~
    그리고 또 생각이 옆길로 세시면(?) 그릇 사진도 올려주시구요
    아주 궁금하답니다

  • 2. 고참 하얀이
    '03.8.19 12:38 PM (24.66.xxx.140)

    나와서 이마 짚어 본 남편 분 귀엽네요. (실례인가요? ^^)

  • 3. 부산댁
    '03.8.19 12:42 PM (218.154.xxx.109)

    그릇 올려주세요~ 너무너무 보고시퍼용~~~

  • 4. 저는요
    '03.8.19 1:36 PM (218.52.xxx.194)

    빗소리에 자다일어나 아욱국을 끓였슴니다
    마른새우옇고...국맛을보니 환상임니다(오버)....그시간이
    새벽3시였슴니다--;;..안양댁이었슴니다.

  • 5. 김치찌게
    '03.8.19 4:16 PM (211.118.xxx.93)

    음하하하,,,ㅋㅋㅋㅋ

  • 6. moon
    '03.8.19 9:20 PM (218.150.xxx.38)

    새벽3시에 끓인 죽이는 아욱국 같이 먹고 싶군요.
    안양댁님도 저와 비슷한 병을 앓고 계신듯....우리 빨리 치유되어야 할텐데 ^ ^
    그릇사진 올리라굽쇼? 윽~ 너무 하시옵니다. 절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 7. 방우리
    '03.8.19 10:02 PM (211.204.xxx.194)

    그릇사진 올려주세용~~~~~

  • 8. 스텔라
    '03.8.19 10:41 PM (219.251.xxx.104)

    저도 집에서 번역일하는 사람이라 moon님 말씀이 맘에 와 닿네요. 지금도 급하게 일해야 하는데 엉뚱한 짓 하고 있슴다. 일 없을 땐 몸이 근질거리다 막상 일이 들어오면 괴롭습니다. 그러고 집에서 일하는 게 생각보다 좋지 않답니다. 제가 싫증을 잘 내는건지 예전에 직장생활할 땐 프리랜서가 그렇게 좋아보이더만 이 짓도 7,8년 하고 나니 지겹기만 하니... 그렇다고 다른 일 하자니 배운 게 도둑질이라... 혹시 재택 프리랜서 일 하시는 분들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 푸시는지 귀뜸 좀 해 주세용.

  • 9. 캔디
    '03.8.20 3:54 AM (24.108.xxx.56)

    그래도 moon 님은 정리를 모두 끝내신 모양이군요.
    저는 원체 정리 잘 못하고 그러다 보니 안하는 사람인지라
    한번 정리 들어가면 왜그리 새롭게 보이는 물건, 책, 기타 등등이 많은지
    moon 님처럼 추억 되새기다 동창이 밝아 옵니다.
    그제사 주변을 둘러보면 완전히 폭탄 맞은 방이구요.

  • 10. moon
    '03.8.20 8:56 PM (218.150.xxx.222)

    스텔라님의 도둑질(?)은 계속 하심이 좋을 듯 하네요. (^ ^)
    전 스트레스 받으면 쇼핑 나가요. 그냥 눈으로만 하는 쇼핑,. 또 하나는 만화책 빌려서 봐요.
    새벽1시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정리가 옳게 될 턱이 있겠습니까 ? ㅠ.ㅠ
    다시 해야되지 싶습니다. 신랑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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