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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한(??) 신랑

꼬마네 조회수 : 1,047
작성일 : 2003-08-10 22:04:18
울 신랑은 자취 생활이 오래되어서 요리도 청소도 잘 하는 편입니다.
결혼 8년차인 저 보다도 성격이 꼼꼼한 편이어서인지
뭘 시켜도 빠릿빠릿 잘 하죠.
스스로도 가정적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울 신랑이 어떻게 자상한지 이야기 좀 하려구요...

1. 결혼 한지 얼마 안되서 갑작스런 시댁어른의 습격에 정신없이 청소하느라고 혼비백산하는데,
자상한 울 신랑이 도와주다고 한 일은,,, 화장실 쓰레기통 위를 깨끗이, 빤짝빤짝 닦는 것입니다.
군대에서는 이런 곳이 불시점검에 걸리게 되어있다나...

2. 동생이랑 서로 신랑 흉을 보고 있었습니다. "**씨는 설겆이 시켜놓으면 간신히 그릇만 닦고 싱크대 청소는 안해.", "너네 형부 보다야 백번 낫다. 절대로 설겆이 안하는데.." 안 듣고 있는 줄 알았던 신랑이 "내가 왜.. 전에 &*@%$@*에 했잖아.", "옹야 옹야 한 번 했나보다"하곤 넘어갔죠.
제가 원래 밥먹고 설겆이를 바로 안하거든요. 밥하느라 너무 지쳐서뤼~~ 심하면 담날 저녁밥할 때 설겆이부터 시작할 정도로..^^;; 근데 동생하고 위의 사건이 있고 바로 담날 제가 좀 늦게 왔더니 글쎄 설겆이가 깨끗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싱크대 위가 눈부실 정도로 깨끗하게 치워져 있더군요.

2-1. 동생이 "우리집에서는 **씨가 걸레질 담당이야"하는 말을 듣더니 자상한 울 신랑 담날 거실마루를 깨끗하게 닦아놓았습니다. 한손엔 수건을 들고 한 손엔 윈덱스를 들고(창문 닦을 때 뿌리는 거 아시죠?)... 그 날로 수건은 발걸레로 전락했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야단쳤지만 아주 가끔 기분 내치면 손에 잡히는 수건 하나 들고 윈덱스, 가구 왁스, 홈스타 등 등 뿌려가면서 마루를 맨들맨들 닦아놓습니다. 깨끗이 삶아 말려 놓은 행주 가져다가 가구 왁스 뿌려가면서 청소해주는 것은 정기적인 행사구요. (신랑이 사랑하는 오디오랑 스피커 닦는거죠...)

3. 밥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칼이 잘 안드네.. 했더니 담에 마트갈 때 칼갈이를 사다가는 신이 나서 칼이란
칼을 다 꺼내놓고 칼을 갈더군요. 그런가보다 했더니 주방에서 쓰는 가위까지 다 꺼내서 갈아놓았더군요.
결국 모든 가위가 서로 이가 맞지 않아서 아무것도 자를 수 가 없게 됐습니다..ㅠ.ㅠ

4. 퇴근하는 신랑한테 "집앞 상가에서 두부 한 모 사와"했더니, 두부와 함께 선물이야 하고 내밀은 것은 천하장사 쏘세지 한 상자였습니다. 그 천하장사 소세지들은 결국 아침 안먹고 출근하는 신랑의 간식이 되었죠. 출근할 때 냉장고 열고 물 마시고는 냉장고 옆에 둔 소세지 상자에서 소세지 두개씩 꺼내 가더군요.

5. 요즘엔 냉장고 다 양문인데, 저보고도 좋은 냉장고 사라고 사라고 노래를 부르더군요. 지금 것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극구 사양을 하는데 굳이 홈쇼핑 보다가 무이자 10개월이라고 자기가 카드로 결제한다고, 사주겠다고 하면서 주문을 하더군요. 당장 시댁에까지 전화해서 내가 울 꼬마 냉장고 사줬다고 자랑하고, 제 여동생에게도 냉장고 샀으니 구경하러 오라고 자랑하고.. 알고 보니 냉장고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신랑이 오디오 감상하는데 소음이 들린다는 이유였습니다. 사실은,,, 모든 종류의 전자제품을 좋아합니다. 전기로 가동되는 것이면 심지어 토스트기, 전기주전자,,, 심지어 건전지 들어가는 도어롹까지..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랑이 너무 자상하다고 칭찬이 자자하지만,,
사실은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 절 도와주는 것임을
제가 나서서 밝히면
스스로 너무나 좋은 남편으로 착각하고 사는 울 신랑이
크나큰 좌절을 먹을까봐서,,
여기서 익명으로 털어놓습니다.
얼마전에도 하루 쉬는 날 일일 주부 시켰더니
종일 열심히 집안 일을 해서
한 마디 칭찬을 듣고는
"이만하면 시집가도 되겠지"하며 의기양양했거든요.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
IP : 211.176.xxx.5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냠냠주부
    '03.8.10 10:11 PM (219.250.xxx.141)

    음...그러니깐..어쩄든..신랑 자랑하신거죠?
    우르르륵...여기 돌들 굴러갑니다. ㅋㅋ

    애교만발 남편이 있으셔서..행복하시겠어요.^^

  • 2. 김혜경
    '03.8.10 10:26 PM (218.51.xxx.192)

    이건 돌 맞을 폭거입니다!!

  • 3. -.-
    '03.8.11 1:57 AM (203.240.xxx.241)

    여기 돌하나 추가요~! ㅋ

  • 4. 우렁각시
    '03.8.11 3:06 AM (66.185.xxx.72)

    아니, 이 사람이 ...@@@
    신랑 칭찬을 이렇게 기술적으로 하나???
    당장 실명을 밝히시지요... ㅋㅋㅋ
    DHL이나 UPS로 저도 국제 특급 바위덩이 하나 부칠랍니다~~

    여러분, 제 말이 맞죠?ㅎㅎㅎ

  • 5. 초록부엉이
    '03.8.11 10:13 AM (211.208.xxx.127)

    ****** 신 장 개 업 *******


    상호 ; 무수리 채석장

    취급품목 ; 모래알 크기부터 집채만한 크기까지의 온갖 돌덩이 (주문제작 가능)

    위치 ; 82cook 입구

    개업목적 ; 주) 무수리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왕비님께 진상키 위함
    부) 통북어를 패는것으론 가슴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기에

    특전 ; 무수리임을 밝히는 분에겐 크기,가격 상관없이 무제한 공급.물론 공짜

    사족 ; 무수리 채석장 오픈이 자랑하고픈 왕비님들의 자제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람

  • 6. ----
    '03.8.11 10:35 AM (211.253.xxx.36)

    누구 염장 지르나요?
    꼬마네님 넘 행복하게 사시네요.
    아이고 부러버....
    요샌 맘도 울적하고 허전한데.....

  • 7. 능소화
    '03.8.11 11:25 AM (218.154.xxx.36)

    오메,
    이러고 살아 본적이 언제더라?

  • 8. 냠냠주부
    '03.8.11 11:29 AM (210.127.xxx.34)

    우하하하

    초록부엉이님..여기 바윗덩어리 발주서 나갑니다.
    잘 굴러가도록 둥그런 것으로 8피스 세트 주문이요..

  • 9. 사과국수
    '03.8.11 12:47 PM (211.193.xxx.37)

    ㅋㅋㅋ..

  • 10. 우렁각시
    '03.8.11 1:09 PM (66.185.xxx.72)

    초록 부엉이 님..사업 잘 되면 저는 그 돌 수거 작업하는 일 할래요~~~
    아, 물론 수거료는 왕비님들께 부담시켜야 겠죠?ㅎㅎㅎ

  • 11. 캔디
    '03.8.12 6:59 AM (24.108.xxx.56)

    초록부엉이님,
    만만치 않으십니다.
    제가 쫌 일찍 알아봤드랬죠. 흠.. 냠냠주부님에 필적할 만한 분이다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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