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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너무 속상해서요....

공감... 조회수 : 890
작성일 : 2003-07-25 07:11:53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저도 마음이 아프네요..

제남편도 서울에있는 전산학과가 유명한 모대학을 졸업했어요...
집안형편때문에...다니던 학교 마지막 학기만 남겨둔채...전공과 관련없는 일을 하러
외국에서 4년지내고 작년에 돌아와서 결혼도 하고, 뒤늦은 졸업도 했죠...
졸업해도 오라는데도 없고, 학교 동기들은 모두 안정된 위치에서 팀장이나 대리 명함 내밀때
명함만 쳐다보고 한숨짓던 세월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작은 인력파견업체에
취직이 되어 지금 모 증권회사에 파견된 (상시근무자) 프로그래머로 일한지 만 1개월이 지났어요...

(요즘엔 IT업계에서도 인력만 모집해서 계약 업체로 보내는 인력 파견업체가 판을 치더군요..
어지간해서는 안정된 직장에 뿌리내릴수 없는 구조로 바뀌어가는 추세에 화가 치밀어요..
제가 듣기론 대기업에선 인건비 절약 차원이라지만 인력파견업체에 들어가는 계약금이며,
대기업 간부한테 주는 일종의 커미션 내지 뒷돈거래도 만만치 않다더군요...)

취직하기전에 물론 꾸준히 공부를 했죠.....정통부산하에 있는 교육기간에서 6개월 과정 수료도
했고, 동기들 도움도 받으면서...몇개월 더 공부하더니...어느날 말없이 면접보고 와서는 며칠후에 출근한다 그러대요....
전 당연히 취직이 될거라고 믿었고......속으로는...너무 기뻤지만..
남편 앞에서는....거봐....될거라 했잖아...생각보다 빨리 취직 되었네 하면서...
당연한듯..기뻐하는 내색은 안비췄어요...
도리어 몇개월 지내보다 안맞으면 그만둬도 좋다고 호기도 부렸죠.....
남편은 취직 된것보다도 저한테 떳떳할수 있어서..그게 더 기쁘다더군요...

남편은 재학당시에는 장학금도 매번 놓치지 않았고, 전공 서클도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실력만 따지자면...뒤질것이 없었는데...4년을 허비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한참 뒤쳐져 있어요. 현재는....
하지만 몇년후를 생각해서 지금은 경력 쌓는 중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2~3년 후엔..경력을 발판삼아 좋은 조건으로 옮기수 있을거라고 동기들이 그러더군요.


물론 저도 속상할때 많았죠...
예전일을 떠올리면서...그때 가지말라고  좀더 말렸을것을...하고요...
그리고...내가 처한 상황이 최악이라고 여기면서...현실을 탓하기도 하며...
수없이...밤도 지새고...울기도 많이 울었어요...끝나지 않을것같은 불안감 때문에...

남편 연봉은 아주 기본적인 생활만 유지할수 있을정도예요...
하지만...2~3년은 고생할 각오 하구 있어요.
저흰 33세 동갑에...서울 변두리 작은집 전세에...아이도 가져야 하고...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서있네요...

풍경소리님 오빠분께선...조금이나마 경력도 있으신데다...아이도 있으시고...제빵자격도 있으시고..
저희에 비하면 조건이 그리 나쁜편은 아니시잖아요.....
물론 한쪽면만 비교하고 짧은 소견에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그래도....저희 같은 사람도 있다 생각하시고...너무 속상해 마세요....

풍경소리님이 오빠분이나 올케분께 용기를 불어넣어주실분이지...
애처로와 한다거나 안타까워하는 모습 자주 보이지 않았음 하네요.....
물론 잘 헤아리시겠지만..노파심에..

부부는 일심동체라는것을 결혼과 동시에 뼈저리게 느꼈답니다.
처음엔 남편 취직 걱정해주는 소리가 그러려니 했는데...
한두사람도 아니고..매번 만나는 사람마다 의례적인 말에는 제가 제동을 걸기도 했어요.
친정은 물론이고 시댁에서도 남편에게 취직의 취자도 꺼내지 말아달라고 얘기했을만큼...
저도 그소리가 싫더군요..
누구보다 제일 답답하고 속상한 사람은 당사자인 남편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드러내지 않게..조심스럽게 진심어린 배려를 아끼지 않은 울시누이한테는
고맙기도 해서..어떨때는 시원하게 속얘기도 했었어요....
풍경소리님도 그런 속 깊은 시누이실것 같아요...올케한테...
너무 걱정 마시고...지금은 힘들겠지만...
오빠분과 올케분 마음도 잘 헤아리시고....잘될거라고 믿어주세요.
가족분들의 응원이 무엇보다 절실할때거든요...

별로  도움이 못되는 글이지만...저희같은 사람도 있답니다...^^
IP : 61.97.xxx.13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승맘
    '03.7.25 9:51 AM (211.41.xxx.254)

    아이구!!! 뭐라 드릴 말씀도 없네요.. 나라꼴이 우찌 될라구 그러는지.......
    요샌 다들 살기 힘들다는 소리만 들리고,그래도 세상엔 잘 사는 사람이 무지 많고....
    그래도 우째요.. 열심히 살아야죠..좋은날 있겠지하면서요 그죠?
    주말에 남편분이랑 맛난거 해드시고 힘내세요.. 홧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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