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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미역을 넣은 홍합밥

| 조회수 : 16,75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0-13 21:06:07




오늘 오후에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조금 다듬었어요.

예전에, 제가 30대 때만해도,

멋쟁이는 그래야한다며, 더운 여름에는 머리를 기르고, 쌀쌀해지는 가을에는 머리를 짧게 자르곤 했는데요,

요즘은 과는 꽤 거리를 두고 사는 관계로, 그저 지저분해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머리를 자르곤 합니다.


머리를 자르러 갈때는 돌아오는 길에 뭐 간단하게 장을 봐와야지 했는데,

장 보는게 귀찮아지는 거에요.

그냥 귀가해서 뭘 할까 하다가, 말린 홍합이 생각났어요.

말린 홍합으로 밥을 지어보면 어떨까? 아, 우리 집에 말린 톳도 있지, 톳과 홍합을 넣어 밥을 지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단 홍합을 물에 담갔는데요,

아, 글쎄 말린 톳이 없는 거에요.

분명 투명한 통이 담긴 말린 톳이 있는데...있음직한 곳 두어곳을 사그리 뒤졌는데 안나오는 거에요. 거참.

꽤 많은 양의 톳이 있어는데 흔적도 없으니...뭐에 홀린 듯 합니다..어딜갔을까..ㅠㅠ


 

하는 수 없이 미역을 조금 불렸습니다.





압력솥에 쌀과 슬쩍 불린 홍합과 미역을 넣고,

소금 살짝 뿌리고, 참기름도 조금 넣어서 밥을 지었습니다.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그냥 상상속으로 맛이 이렇겠지 하면서 밥을 지었는데요,

꼭 제 상상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홍합은 생 홍합을 넣은 것보다 비린맛이 적었어요.

대신 홍합 특유의 향도 적었구요, 대신 홍합이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있었어요.


미역은 뜻밖에도 미역 맛이 강하지 않으면서 식감도 괜찮고,

일단 미역이 많아서 포만감은 있네요.


 



냉동실에 있던 마지막 병어를 꺼내서 해동한 후 조렸습니다.

무쇠냄비에 국물을 좀 넉넉하게 붓고는 그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조렸더니,

무도 맛있고, 병어에도 간이 잘 배서 꽤 먹을 만 했습니다.


 

요즘, 살림이며 요리에 좀 소홀했더니,

집안 구석구석에서 먹을 만한 재료들이 나옵니다.

특히 마른 나물류, 건어물류가 이것저것 나오는 거에요.


제가 자주, 즐겨하는 냉동고, 냉장고 청소 놀이를 또 해야할까봐요.

당장 내일 저녁반찬으로 묵은 취나물, 다래순나물 등등 불려서 볶아야 겠어요.

이런거 저런거 다 해서 먹으면 또 한동안 시장은 안봐도 될듯.

요새처럼 마트에 잘 안가고, 식비를 적게 쓰면, 금방 부자가 될 것도 같네요. ^^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수
    '11.10.13 9:13 PM

    1등 찍습니다.^^

  • 2. 수수
    '11.10.13 9:16 PM

    이런 날도 있군요.^^
    홍합밥 먹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오늘 미용실 갔다왔어요.ㅎㅎ

  • 3. 루시아
    '11.10.13 9:28 PM

    아~
    저의 집 단골메뉴^^
    삼청동 유명홍합밥집에서 먹어보고 배웠는데
    진간장,참기름이 들어가요

  • 4. 한결한맘
    '11.10.13 9:30 PM

    저도 삼청동 홍합밥집 생각이 났었는데 ㅋㅋ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오늘 미용실 갔다왔어요

  • 5. 진선미애
    '11.10.13 9:36 PM

    맛이 상상이 됩니다
    시래기밥하고는 또다른 맛이겠지요?

    병어조림이 희첩에 제법 등장하는데요
    이상하게 저는 장볼때 병어는 잘 안사지더라구요^^
    사진으로 보고선 맛있겠다 나도 한번 사봐야지 싶은 생각은 오늘도 드는데.....ㅎ

  • 6. 좋은소리
    '11.10.13 9:38 PM

    아! 저도 홍합밥 한번 해먹으려구요..
    근데 미역이 들어가도 되는군요...
    저도 삼청동 홍합밥집 생각했는데....ㅎㅎㅎ

  • 7. okbudget
    '11.10.13 10:42 PM

    메뉴가 바닥나서 궁했었는데 잘됐네요~
    다시한번 꼼꼼읽어보고 해봐야겠어요~

    코보-로스트란트 져지르고왔으니 열씸요리해야겠죠~~

  • 8. mslee
    '11.10.13 11:41 PM

    홍합밥을 보니 가을이 오긴 왔네요
    저는 쌀쌀해지면 홍합밥과 굴밥을 자주해먹는데
    언젠가 티비에서 홍합밥에는 양파를 굴밥에는 무를 넣어야
    궁합도 맞고 비린맛도 제거 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홍합밥에 양파를 깍둑 썰기로 썰어 넣고 간장을 약간 넣고 밥을 합니다
    굴밥에는 무를 굵게 채썰어 넣고요

    이번 주말에 식구들 모두 있을때 홍합밥 해먹어야겠네요
    홍합밥에 미역이나 톳 넣는것 시도해 봐야겠어요
    군침이 ...

  • 9. naamoo
    '11.10.14 10:08 AM

    미역..
    고3때문에 그 좋아하는 미역국을 올해는 끊고 살고 있습니다. ㅎㅎㅎ
    정리되면 푸근하게 한솥 끓여 먹고싶네요.

    근데.. 제가 댓글에 댓글.. 달기를 못하겠어요. ㅠ.ㅠ
    댓글에 댓글 클릭하고 . 이름쓰고 내용 쓴 다음에 전송하기.. 누르라고 다른 분이 질문에 답해주셨는데
    도대체 그 전송하기? 내지는 올리기? 쓰기? 이 항목을 찾을수가 없네요.
    제가 뭘 잘못한걸까요? -

  • 김혜경
    '11.10.14 11:10 AM

    nammoo님,
    웹 브라우저의 버전이 낮을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요,
    뭘 쓰시는 지 알려주세요.
    저희 프로그래머에게 얘기 두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10. 알파지후
    '11.10.14 11:27 AM

    말린홍합 처치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먹으면 되겠어요... 선생님 항상 글 잘 읽고... 많이 배웁니다... 전 82가 너무너무 좋아요..^^
    근데 홍합은 불려야해요? 사온홍합이라... 세척같은건 어케하면 되는지..... 아시는분 부탁드려요..^^

  • 11. naamoo
    '11.10.14 11:48 AM

    멀쩡히 보면서도 댓글에 댓글을 못다는 슬픔..ㅠ.ㅠ..

    직장인데요,익스플로러 6 버전이네요. .
    최근에 바꾼 집 컴으로 접속해보겠습니다.

    관리자님께 제가 쪽지도 드렸는데 아직 못보신거 같더라구요.
    버전이, 좀 낮아도 ^^.. 가능한 방법은 없을지. . 부탁드려봅니다.

  • 김혜경
    '11.10.14 2:58 PM

    naamoo님,
    저희 개발자에게 말씀 전하겠습니다.
    어떤 기능들은 웹 브라우저 버전이 낮으면 안되는 것들이 있는데요,
    수정이 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말씀 전하겠습니다.

  • 12. 안다미로
    '11.10.20 1:04 AM

    병어조림 맛있죠..
    저도 냉동실 있던 병어 꺼내 조림 했는데
    역시 푸석한 느낌 어쩔수 없더라는...
    미역홍합밥 맛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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