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데요,
일단 좋은 점은 일정이나 숙소, 차편, 식사에 신경쓸 것 없이 따라 다니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자유시간이 없어서, 정말 가보고 싶은 곳에 가볼 수 없다는 것,
제 경우는 대형마트 가는 것이 낙인데...그걸 못하는 것이 흠이지요.
이번에도 패키지였던 지라,
대형마트나 시장 구경을 못해서, 당연하게 쇼핑도 못했습니다.
피렌체에서 예쁜 쟁반 파는 가게를 발견, 잠깐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빨리 이동해야한다는 인솔자의 독촉으로...그냥 눈물을 삼키고 왔습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골라먹은 것이 아니라, 인솔자들이 골라놓은 곳이라, 잘 먹고 온 건지..제대로 먹고 온 건지..
암튼 음식 사진 보여드릴게요.
글 하나로 올리려고 했는데, 사진이 45장이나 되나, 둘로 쪼개서 올립니다.
아침은 호텔의 푸짐한 조식부페라 하나도 사진 안 찍었구요,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한식을 먹었는데, 한식 사진도 안 찍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로 먹어야했던 식사들입니다.
자, 일단 런던에서의 점심입니다.
자, 먼저 빵으로 시작해야겠죠?
제가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인데요, 이번 여행에서 먹은 빵들 한결같이 다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스프입니다.
우리네 크림스프와 달리 약간 맑게 끓인 스프였는데요,
감자와 당근을 넣어, 후추로 맛을 낸 스프였습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 아주 따끈한 스프가 속에 들어가니 훈훈하고 좋았어요.
저도 모르게, "아, 맛있다!" 했는데,
제 말이 떨어져서 땅의 흙이 묻기도 전에,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제 옆구리를 꾹꾹 치면서,
"맛있긴 뭐가 맛있어, 니맛도 내맛도 아니구먼!'하시는 거에요.
이 날 이후, 식당에 들어가면 이 아주머니 피해다니면서 앉았답니다.
메인 디시.
로스트 비프를 얇게 썰어서 오븐에 데운 후, 브라운 소스를 얹어서 줬어요.
고기도 나쁘지 않았고, 허긴 배고픈데 맛없는 고기가 어디 있었겠어요.
특히 감자며 당근이며 콩 등 채소들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집의 디저트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초콜릿 코팅을 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입니다.
런던 찍고 파리에서는 2박을 했기 때문에 두번의 현지식을 먹었는데요,
첫날은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토마토와 모짜렐라치즈, 그리고 접시바닥의 초록색은 바질 소스였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한꺼번에 입에 넣고 씹어야 맛있다며,
열번 쯤 강조했는데요,
재료 설명으로 눈치 채셨겠지만 카프레제였습니다.
토마토가 우리네 토마토보다 단맛이 더 있는 것이 꽤나 괜찮았어요.
메인디시는 파마산치즈를 거품내서 올린 닭 안심구이였습니다.
닭 안심구이라 하길래 퍽퍽 할 걸로 생각했는데, 꽤 쫄깃쫄깃한 것이 맛있었요.
닭고기 옆의 감자 역시, 맛있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유럽의 감자가 우리 감자보다 맛있는 것 같아요.
아닌가, 내가 조리를 잘 못해서 그러나...
후식은 달디 단 초코케이크였습니다.
너무너무 달아서, 단 것 좋아하는 저 마저도 다 먹지 못하고 좀 남겼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줘서 거기에 이 케이크를 찍어먹었는데도 다 먹기 좀 힘들었어요.
둘쨋날은 일반 패키지상품에는 없는 특식이라며 에스카르고를 먹는다고 하는거에요.
이 식당에서 먹었답니다.
허브 버터를 올려 구운 달팽이요리입니다.
달팽이요리는 원래 반타스(6개), 1타스(12개) 이렇게 먹는건데요,
여기는 6개 주었습니다. 약간 아쉬움이 남았어요. 맛있었는데...
이 집에서 먹은 메인디시는 쇠고기 와인찜.
우리네 사태찜보다 더 무른, 그런 맛이었는데, 그럭저럭 먹을 만했습니다.
그래도 고기는 쫄깃쫄깃 좀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흐물흐물하니까 좀...
이 집 디저트는 삼색 아이스크림.
포장에 쌓인 걸 주는데요, 그냥 포장지만 벗겨서 먹으면 되지만,
저는 사진빨을 위해서 포장지를 벗기고 일부러 접시에 올려놓고 촬영을 했지요.
스위스에서는 퐁뒤를 먹었습니다.
식탁에는 이렇게 치즈에 찍어먹을 빵과 여러맛의 소스들이 놓여있었습니다.
뒷줄 오른쪽의 붉은색소스는 마치 두반장 비슷한 맛이 났는데요,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자, 이렇게 빵조각을 치즈에 찍어서~~
치즈를 녹일 때 백포도주를 넣는데요, 백포도주를 좀 넉넉히 넣은 듯,
포도주맛이 났어요.
두번째 퐁뒤는 고기 퐁뒤.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를 주면 끓는 기름에 익혀서 먹는데요,
먹다가 기름이 튀는 바람에 옆에 앉아서 먹던 새댁은 밖으로 뛰어나가고,
(올 4월에 결혼했다는 그 부부, 부부싸움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별 일없었어요.
그 화상도 괜찮았고, 부부 사이도 괜찮았고..)
이쪽 옆의 부부는, 왠지 좀 그래서...그렇게 편안하게 먹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저냥...역시 음식은 맘에 맞는 사람들이랑 먹어야하는데...
게다가 돼지고기를 익히는데 꽤 시간도 걸리고, 닭고기 조각 두개, 쇠고기 조각 1개, 돼지고기 조각 1개,
그렇게 대충 먹었어요.
채소 샐러드도 나왔는데, 맛은 그냥 그랬어요.
채소길래, 그냥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넣었지요.
디저트는 초코 퐁뒤였습니다.
이렇게 땅콩을 넣고 녹인 초콜렛과 함께, 사과 딸기 바나나 머시멜로우를 가져다줬는데요,
이날 점심 분위기가 좀 그래서 사진을 잘 찍지 못했어요.
분위기는 그래도 먹어볼 건 먹어봐야지 싶어서,
머시멜로우를 찍어 먹었지요. 이건 좀 좋았어요.
기름에 고기를 익혀먹는 고기퐁뒤는 좀 그렇고,
치즈에 빵을 찍어먹는 치즈퐁뒤나 머쉬멜로우를 찍어먹은 초코퐁뒤는 좋았어요.
일단 1편은 여기까지...
아, 그러나 저러나 잠이 안와서 큰일이네요.
제가..여행 며칠 다녀왔다고, 시차 적응 어쩌고 하면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헉...잠이 안와요.
그동안의 콧방귀,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