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시는 분들, 투표들은 하셨죠??
좀 이른 점심 먹고, 추운 줄 알고 제법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 집앞에 있는 초등학교로 걸어서 투표하고 왔는데,
너무 더워서, 지금 냉커피 한잔 흡입중입니다.
여행중에 젤 그리웠던 것이 인스턴트커피!
유럽의 커피는 에스프레소는 물론이고 아메리카노도 어쩜 그리 진한 지요..
오죽하면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승무원에게 '혹시 믹스커피도 있냐'고 물었더니,
승무원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것이라며 한잔 주는데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럼, 여행중에 제가 먹은 것, 계속해볼게요.
여행중에 따로 사먹은 과자, 초콜릿, 그리고 트레비분수에서 먹은 젤라또는...사진은 못 찍었습니당...ㅠㅠ....
이번 여행중 이탈리아 일정이 제일 길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먹은 음식들 사진이 좀 많네요.
우선, 베네치아 관광을 마치고 나서 먹은 저녁,
파스타가 메인디시가 아니라 전식이라더니...헉...
전식으로 나온 펜네.
소스는 아라비아따 소스 였는지 살짝 매콤한 것이 꽤나 괜찮았어요.
메인은 돼지고기 스테이크.
인솔자가 돼지고기 스테이크라고 하길래, 헉 했더랬는데,
생긴 건 쇠고기 T본 스테이크 처럼 생겼고, 아무 소스 없이 소금 후추만 뿌려서 구웠는데, 맛있었어요.
다만, 가장 두꺼운 살 부분의 가장 가운데가 약간 분홍빛이 보이길래 약간 덜 구워졌나 싶어서,
떼어낸 걸 빼곤 만족스런 식사였어요.
후식은 과일이었는데,
이렇게 포도가 턱!!
4인분입니다.
피렌체에서는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요..
우선 구수한 빵이 이렇게 나와주고..
전식은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입니다.
쇠고기 갈아넣은, 가장 대중적인 스파게티입니다.
메인디시는 구운 닭다리와 채소샐러드.
구운 닭다리의 맛도 그만이었습니다.
일행중 누군가는 그냥 손으로 들고 뜯어 알뜰하게 먹었지만,
저는 조신하게 나이프와 포크...^^
제가 제일 거슬렸던 건, 이렇게 후식으로 나오는 4인분의 과일을 껍질을 벗기지도 않은 상태로 준다는 거.
다행스럽게도,
이번 여행중에 꽤 마음에 맞는 부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평촌에 사시는 제 나이 또래의 부부였는데, 언행이 차분하고 조심스러우며 주위사람들을 배려하는 부부였어요.
대학교 교수님이나 고등학교 선생님일까 했더니만, 아니시래요.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는데, 아주 선비타입의 바깥분과 그분과 아주 잘 어울리는 부인,
그분들과 여행 중반 이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과 서로서로 과일을 잘라가며 사이좋게 골고루 맛보았습니다.
배는, 사과도 아닌 것이 배도 아닌 것이...그냥 별난 맛이었구요,
사과는 맛이 괜찮았습니다, 우리 사과만은 못하지만,
오렌지는 시었어요, 이탈리아의 주산물 중 하나가 오렌지라고 하는데 속껍질이 두껍고 물이 많으며 맛이 시었습니다.
얼핏 드는 생각이 주스로 마시면 좋겠다 였습니다.
그날 저녁은 로마에서의 해물정식.
솔직히 별 기대는 안했습니다.
우리나라 횟집에서 나오는 스끼다시만 못하려니 했는데, 기대이상이었어요.
다양한 전채요리가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올리브오일과 식초를 뿌린 문어.
제가 문어를 좀 안 좋아합니다.
질겨서 잘 안먹는데요, 이 문어는 삶을 때 잘 삶은 건지, 아니면 올리브유와 식초 때문인지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두번째는 칼라마리(calamari)라 부르는, 우리식으로 치면 꼴뚜기 튀김.
술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맥주생각이 무지 났을, 안주로 먹거나 간식으로 먹으면 딱 좋을 맛이었어요.
오징어 등 해물과 채소, 올리브를 넣은 해물 샐러드.
이 역시 별다른 드레싱없이 올리브유와 식초, 소금 정도를 넣은 듯.
일인당 딱 한조각씩 나온 연어.
역시 일인당 하나씩 나온 석화.
굴도 우리 굴보다는 진한 맛이 덜한 것 같았어요.
우리 굴이 맛있죠.
이날 전채 중 대박은 바로 이 홍합찜이었습니다.
저도 가끔씩 홍합찜을 하는데요,
제가 하는 홍합찜은 백포도주와 토마토 다진 것, 셀러리가 있으면 셀러리도 다져넣고,
양파도 다져서, 양념을 풍부하게 넣고 하는데요,
이 홍합찜은 그저, 올리브유, 백포도주, 소금 후추 정도 넣은 것 같은데, 맛이 있었어요.
홍합이 특별히 맛있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양념을 가장 단순하게 해서 재료를 맛을 살려줬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우리나라의 식당 중 '마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식당에 가서 홍합볶음을 시키면,
알맹이 빠져나간 홍합이 많아서, 껍질은 수북하게 쌓였지만, 제대로 먹지 못한 느낌이 들때가 많은데,
이 집 홍합껍질 속에는 온전히 홍합살이 붙어있어 좋았습니다.
이렇게 전채가 끝나고, 전식으로 들어갔는데요, 자그만치 파스타가 두가지!!
봉골레 파스타입니다.
바지락을 넣어 휘리릭 볶아낸 스파게티.
양만 조금 적었으면 좋았을 껄~~
생선살을 넣은 파스타인데요,
면이 링귀네인듯, 스파게티 면보다는 더 두꺼웠어요.
일행중에는 봉골레에 이미 배가 부르다며 이 파스타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저는 꿋꿋하게 먹어줬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은....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생선살은 연어인듯 싶은데 생선은 아니고, 통조림인듯 싶기도 하고...
파스타까지 끝나고 메인디시가 나오기전에, 이렇게 셔벳이 나옵니다.
입안의 잔맛을 헹궈내고 메인디시를 제대로 즐겨보라는 배려인거죠.
메인디시는 생선포와 감자를 익혀낸 것이었는데요,
제 입에는 이 생선이 가자미인 것 같고, kimys는 광어가 아니냐고 하는데,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묻는 것도, 너무 잘난척 하는 것 같아서 싫고,
그렇다고 식당종업원과는 의사소통할 능력이 안되고...
그냥 광어나 가자미나 아무튼 그렇게 넙적한 흰살생선이려니 하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나온 건,
중하 정도 되는 새우 한마리와 가재를 닮은 스캄피(scampi) 한마리, 버터 발라 구워줬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더 먹었으면 좋았을듯...
후식으로 나온 과일. 배, 멜론, 수박, 귤 등등.
이탈리아에서 먹은 과일중 우리나라 과일보다 맛있는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멜론도 우리 회원장터에서 사먹는 것만 못하고,
수박도 그렇고 배도 그렇고..
이렇게 해물정식이 끝이 났습니다.
포도주를 곁들여 먹은 지라 다 먹는데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아요.
다음날,
그러니까 마지막 현지 점심, 저녁은 비행기 타기 직전에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었거든요.
전식은 마르게리타 핏자.
얇은 도우에 치즈와 토마토소스가 얇게 발라진 신 핏자인데요, 장작불로 갓구워내 한사람당 한판씩 줬어요.
꽤 많아보이지만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버렸다는 거 아닙니까!!
메인은 훈제돼지고기 라고 하는데, 우리네 삶은 돼지고기인 제육맛과 비슷했어요. 먹을만 했습니다.
후식 역시 깎지않고 마구 담아준, 바나나, 배, 사과 , 자두 등...사진을 찍지않는 걸로 이탈리아의 후식문화에 반항했지요. ^^
이렇게 해서. 현지에서 먹은 현지식을 모두 소개했습니다.
제가, 원래 예전에 보름 정도 해외출장을 가도, 열흘 정도 해외출장을 가도,
하다못해, 컵라면 하나 싸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열흘 정도는 내내 김치를 먹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인데요,
그런 저도 마지막날쯤에는 왈칵 매운 음식이 그리워지는 거에요. 김치찌개 생각도 나고.
돌아오자마자 김치찌개를 한 냄비 끓였습니다.
여행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저는 감히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여행이란 역시 집이 최고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작업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