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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자꾸 잊게되는, 기본에 충실하기

| 조회수 : 12,392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10-23 21:01:59

최근 몇번, 제가 김치찌개를 끓일때 마다 제가 기대했던 그 맛이 아니고, 맛이 없는거에요.
뭐지? 이젠 김치찌개도 제대로 맛있게 못끓이게 된건가? 그런 생각을 했더랬어요.


오늘도 평소처럼 5시반쯤 집에 들어오니 남편이 그럽니다, "저녁은 김치찌개나 하나 끓여 먹고말지, 이것저것 하지말고.."
늙어갈수록 남편밖에 없다더니, 요즘 아주 제 사정을 많이 봐줍니다.
딸아이 직장생활 마음놓고 할 수 있게 쌍둥이에게 올인하라네요. ^^

"정말 그래도 돼요? 김치찌개 하나만 끓여도 돼요?" 하고 되물으니 그렇다네요.
그러고보니 요즘 몇번 끓인 김치찌개가 맛없던 생각이 나서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제가 기본을 자꾸 잊고 있었던 거에요.
해서 일단 멸치육수부터 불에 올리고, 빨래 찾아돌리며 동동거렸어요.

그리고 하나만 달랑 하는 김치찌개 맛있게 해볼 욕심에 먹던 김치 모아놓은 것으로 찌개를 끓이지않고,
김치통에서 몇포기 남지도 않은 지난 해 김장김치 ½쪽 꺼내 썰었습니다.





냄비에 식용유 조금 두르고, 지금 막 썬 김치와 큼직큼직하게 썬 목살을 넣고 볶다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올렸던 멸치육수 붓고 끓였습니다.
김치국물로 간을 맞추는 대신 오늘은 고추장을 살짝 풀었구요, 여기에 파 마늘 양파를 조금 넣어 맛을 냈지요.


끓이면서 국물맛을 보니, 바로 그맛, 제가 원했던 바로 그맛이었습니다.
남편은 가끔 그런 얘기를 합니다, 조미료가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라고 하는데, ㅁ*이나 ㄷ**, ㅇ* 를 넣지 그러냐고.
조미료 안넣고 맛없는 것보다는  조금 넣어 맛있게 먹는 게 어떠냐구요. 그때마다 고개를 가로 젓고했는데요, 
오늘 김치찌개는 ㅁ*,ㄷ**, ㅇ* 아무것도 넣지않아도 맛있었어요.
바로 제가 자꾸 잊고사는 기본...그 기본을 지켰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갓 썬 맛있는 김치로 하는거, 육수도 맹물 대신 멸치육수 붓는 거...요즘 자꾸 이걸 잊었던 거에요.
음식이든 사람이든...기본에 충실하는 거, 이게 참 중요한 건데, 제가  자꾸 이걸 잊는 것 같아서...걱정입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13.10.23 9:47 PM

    김치가 제일 중요한거 같아요
    제가 만든 김치는 항상 맛이 오락가락해서...ㅋㅋ

    김치찌개 너무너무 맛있어보여요 ^^

  • 김혜경
    '13.10.24 6:51 AM

    맞아요, 맛없는 김치로 하면 뭘 넣어도 맛이 없는 것 같아요, 김치찌개. ^^

  • 2. 여설정
    '13.10.23 10:31 PM

    호호
    항상 말씀하신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점을 명심히 여겨
    전 김치찌게 항상 위에 하신 대로 하는데,( 특히 고추장 쬐금 넣는팁은
    맛이 조금 떨어지는 김치도 업그레이드 해줘서 good )
    그런데,
    아니..샘은 후로꾸?로 끊이셨다니..@@ ㅋ
    먹다남은 김치는 볶던지, 김치볶음밥을 애용하고..찌게는
    절대적으로 새로 썰어서 합니당^^ 그리고 두부도 2쪽 꼭 넣어요.
    시각상, 미각상 둘다 만족이라서욤^^
    내일 손님상 메뉴는 바로 김치찌게로 당첨임다!ㅎㅎ

  • 김혜경
    '13.10.24 6:52 AM

    그동안은 김치국물을 넣거나 고춧가루를 넣었더랬는데요, 고추장을 넣은 것도 맛있네요. ^^
    멸치육수 내는 거 귀찮아서 맹물 붓곤 했는데...기본을 잘 지켜야죠?? ^^

  • 3. 이플
    '13.10.23 11:23 PM

    아하..고추장 중요하군여...
    고추장 마늘 양파 파....

  • 김혜경
    '13.10.24 6:53 AM

    아,,저는 고추장보다도 막 썬 김치와 멸치육수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4. 이호례
    '13.10.24 6:00 AM

    요즘 여러종류의 햇김치보다도
    김장김치에 빠져있습니다
    김치볶음 김치찌게
    저도 고추장추가 양파추가
    합니다 김치최고죠
    가끔 간안한 청국장도넣어요

  • 김혜경
    '13.10.24 6:54 AM

    오...김치찌개에 청국장을 넣으면 어떤 맛이 날까요?
    구수하고 맛있겠죠?? ^^

  • 5. 예쁜솔
    '13.10.24 4:49 PM

    저희집에는 작년 김장김치가 아직도 한 통 있어요.
    이거야말로 우리집 비상식량이죠.
    저는 김치찌개에는 무조건 돼지고기 앞다리살 많이 넣어요.
    솜씨가 없으니 고기덕이라도 보려구요...ㅎㅎ

  • 김혜경
    '13.10.24 7:42 PM

    와..아직 한통이나 남으셨다니..
    정말 든든하시겠어요..^6

  • 6. sweetdream
    '13.10.24 7:02 PM

    주인장글에처음달아보는댓글입니다
    기본충실하자는그말씀마음에새기고갑니다
    바람이불고나뭇잎이떨어지니괜스레센치해지는가을날입니다 나들이오셨다잠시얼굴뵌친정아빠의뒷모습에눈물이주르륵흐를것같았지만끅참고눈배웅을했답니다 한번도입밥으로소리내표현해본적없지만
    아빠사랑해요♥
    여유로운밤시간되시길~~~

  • 김혜경
    '13.10.24 7:43 PM

    표현...하세요..
    제가 자주 하는 말,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제가 자주 이런 말을 하지만요,
    저도 정작 아버지에게는 사랑한단 말 못했습니다. 가시고 나니, 많이 후회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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