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저녁밥상, 날로 때웠어요. 김밥 사들고 들어왔거든요. ^^
사실 애초부터 오늘 저녁 김밥을 사오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오늘은 조개탕에 오징어볶음을 하려고 생각하고, 냉동실의 오징어를 냉장실에 옮겨놓고 나갔던 참입니다.
그런데 요즘 1주일에 한번씩 치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근 20년 다니고 있는 치과가 광화문에 있어요.
치료를 마치고 보니 4시30분, 문득 연남동에 있다는 수제 고로케집이 생각났습니다.
12시와 4시, 두번 빵이 나오는데 줄서서 기다렸다 사야한다고..
광화문에서 연남동까지 30분이면 충분히 갈 것 같아서,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안가고 연남동으로 갔습니다.
얼마나 튀기는 지는 모르지만 평일 오후니까 몇개라도 남아있지않을까 생각했던거죠.
번지수만 찍고 찾으니,
제 차의 그 바보같은 네비게이션이 좌회전을 할 수도 없는 곳에서 좌회전을 하라는 바람에 한바퀴돌아서 간신히 찾아가보니,ㅠㅠ, 이미 다 팔렸으니 내일 오라는 안내문이 걸려있고, 종업원은 바닥청소를 하고 있는 거에요.
이렇게 허탈할 수가...ㅠㅠ
돌아오다가, 어제 다큐멘터리 3일에서 봤던 연남동 기사식당 골목에서 무슨 국이라도 사들고 올까하다가,
역시 줄을 서지 않으면 사먹을 수 없는 연희동의 김밥집이 생각나서 가보았어요.
얼마전 일요일날 점심에 사러갔다가 20분쯤 줄을 섰던 기억이 났거든요.
평일 저녁이어서 그랬는지...줄을 서지 않고 바로 살 수 있었어요.
그래서 냉큼, 김밥 네줄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이렇게요.
이 집 보통 김밥은 한줄에 1천5백원, 그리고 이름이 붙은 김밥은 한줄에 3천원이에요.
우리 세식구 먹을 거라서 네줄 포장해서왔어요.
별건 아니지만 이 집 여러가지 김밥을 사면 이렇게 가운데는 속이 보이도록 포장해줍니다.
소소한 아이디어지만 꽤나 친절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요.
김밥을 사들고 들어와서는 나름 성의를 보이느라 얼른 조개탕부터 끓였습니다.
이 조개, 바지락이나 모시조개보다는 국물맛이 덜 시원한 것 같아요.
조개탕 맛이 덜해요.
그렇지만 집에 있는 재료이니까 먹어줘야해서 얼른 작은 냄비로 하나 끓여서 상에 올렸어요.
저는 이집 김밥이 두번째지만 우리 식구들은 처음인데요,
김밥이 하나같이 다 맛있다고 하네요.
기본 김밥은 그저 그런데, 1천5백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않다는게 울 아들 말입니다.
이 집 김밥의 특징은 좀 특별한 속재료를 넣고 싸는 건데요,
지난번에 먹어보니 산더덕 김밥이 괜찮았는데 오늘은 재료가 없어서 못 싸왔어요.
사진 왼쪽이 멸치김밥입니다. 울남편은 이 김밥이 제일 맛있대요.
가운데 있는 건 오징어김밥입니다. 굉장히 매워요, 그런데 저는 이 김밥이 제일 맛있어요.
오른쪽에 있는 게 장조림김밥입니다. 무난한 맛이에요.
이렇게해서 식사준비에서부터 먹고 치우는데까지 30분도 걸리지않았어요.
울 남편, 김밥 맛 괜찮다고, 가끔씩 사와도 좋다고 합니다. ^^
뭐, 연희동까지 가는 것도 귀찮아서, 자주 사오지는 않겠지만,
사와도 좋다고 하니 가끔씩 날로 밥상을 차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