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서 밖에서 곰탕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어요.
식구들에게 미안해서, 심기일전 하는 기분으로,
냉동실의 도가니탕 재료인 도가니와 스지 냉장실로 옮겨두고,
역시 냉동실의 고등어도 한마리 냉장실로 옮겼어요. 해동하려구요.
그리고, 낼 아침 눈뜨자마자 마트부터 다녀와야겠다 맘 먹었더랬습니다.
신선한 샐러드용 채소도 좀 사서 샐러드 푸짐하게 해서 먹고,
테스트해봐야할 팬이 있으니 두툼한 스테이크 고기도 좀 사오고,
이런거 저런거 좀 사서 요리생활에 매진해보리라 생각했었죠.
그랬는데,
그랬는데, 봄이라서 이런가요, 웬 꿈자리가 이렇게나 뒤숭숭한지..
장편영화같은 꿈을 한편 꾸고나서, 잠결에 제가 남편에게 이런꿈 꿨다하고 종알종알 얘기한 기억도 나요.
그리고 다시 잠이 들어서는 또 별로 좋지않은 꿈을 또 장편으로 꿨습니다.
어제 밤 꿈에, 죽은 사람도 보고, 차도 잃어버리고, 길도 잃고, 가방 찢겨 지갑 소매치기 당하고, 남편 찾아헤매고,
가족과 싸우고, 그 와중에 초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놀러오고...암튼...나쁜 일의 총종합판이었어요.ㅠㅠ...
그러다 눈을 떠보니 아침 7시반.
기분이 좀 안좋아서, 마트에 가는 걸 포기했어요. 이런 날은 그저 집안에 콕 박혀있는 것이 최고아닌가요?
마트에 안갔으니 먹을게 당연히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사과 하나, 오렌지 두개를 깎았습니다. 통조림 망고도 하나 있길래 따고,
샐러드용 신선한 채소는 없지만 사과와 오렌지, 망고를 넣은 샐러드나 해먹지 싶어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볼에 담고,
일단 올리브오일로 밑간 하는데요, 망고가 그만 다 으스러지고 맙니다. 헉, 되는 일이 없어요.
마요네즈를 조금 넣고 버무리다보니 이제는 망고는 형체도 없어지고 망고드레싱이 되어버렸어요.
의도하지 않았던 망고드레싱 과일샐러드!
담에 망고드레싱을 만들 일이 있으면 통조림 망고를 사면 되겠어요.
그럼 커터에 갈 필요도 없이 슬슬 으깨기만 하면 드레싱이 될 듯.
현관문도 안 열어본터라 날씨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일은 따뜻한 일요일이 될거라면서요?
일요일날 저녁 비오고 또 추워진다니, 비오기 전에 즐거운 나들이 계획도 세워보세요.
그나저나 꽃샘추위가 너무 길어서, 봄이 봄같지도 않습니다, 이러다 더워더워 하게 되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