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해삼이야기

| 조회수 : 8,066 | 추천수 : 131
작성일 : 2005-06-16 23:41:04
제가 잘 사는 재료중에 마른 해삼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해삼탕 좋아했었고, 회사 다닐 때는 해삼건져먹는 재미에 다른 사람들 눈총받아가며 꼭 삼선짬뽕을 먹었어요.
kimys, 해삼이 무슨 맛이냐고 하는데...전 그 아무맛도 없는 것 같은 그 맛이 좋아요.

또 몇년전...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어 하시던 우리 친정어머니 입맛 돌아오게 한 것도 해삼탕이고,
얼마전..한달 수술 하신 후 여전히 입맛 없어 하시는 친정엄마, 사드렸더니 달게 드셔서 절 기쁘게 했던 것도 해삼탕입니다.

그런데...
솔직히..중국음식점의 해삼탕 너무 비싸요..
친정어머니 사드리던 날, 작은 거 한접시 시켰는데 값이 3만5천원. 제눈에는 많아야 작은 거 2마리,아니면 한마리가 고작인데...
해서, 번거롭기는 하지만, 마른 해삼을 사다 불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주전, 마포농수산물시장에 갔던 날..좀 황당한 일이 있었어요.
그 시장안에도 중국식품재료상이 있습니다.
해삼 사러 들어가니, 다섯명쯤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어요.

"해삼 있죠? 미국산은 얼마죠?"했더니,
밥 먹던 한 남자가 반색을 하며, "불린 거요?"하는거에요.
"아니에요, 마른 거 찾아요,.."
"불리는 거 어려워요..불려놓은 거 사가세요"
"아니에요, 저 불릴 줄 알아요. 얼마에요?" 했더니...
이 아저씨말..."30만원이요"하는 거에요.
"어디껀데요? 일본산이요? 일본산이라도 너무 비싸네요. 미국산은 없어요?"했더니,
거의 동시에 한 사람은 "5만6천원"이라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15만원"이라고 하는 거에요..
기가 막혀서..누가 해삼 시세를 모르냐고요...아무리 올라도 그렇지...
열만 받고 그냥 나왔습니다.

오늘 점심 약속이 있어서 시청앞엘 갔어요. 약속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길래 북창동 골목으로 들어섰죠.
전 신창상회 옆, 동일상회에 주로 가요. 신창상회는 같은 물건도 물어볼 때마다 값이 좀 달라지는 것 같고,
암튼 좀 마뜩치않은 구석이 있는데..동일은 안그런 것 같아요. 물론 동일, 절 단골로 알아봐주지도 않지만 굳세게 다니죠.
동일에 들어가서 미국산으로 물어보니, 600g 한봉지에 8만원 9만5천원 12만원이래요. 일본산은 14만원이구요.
잠시 망설이다가 8만원짜리로 샀어요. 작년에는 7만원 줬는데..
미국도 해삼잡이를 규제한다네요.그래서 값이 자꾸 오른다고...
그래서, 8만원이라고 해도..한 스무마리 정도 되고, 보관만 잘 하면 오래 쓸 수 있으니까..


불리는데 1주일씩 걸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그래도 식당에 나가 사먹는 것보다는 훨씬 싸잖아요. 요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데...

오늘부터 해삼 불리기에 들어갔습니다. 다음 주말쯤이면 해삼탕을 집에서 먹을 수 있겠죠. 5마리를 불리는 중인데...얼마나 불어날 지...
해삼을 불릴 때, 좀 귀찮기는 하지만...얘는 얼마나 크게 불어날까..하는 상상도 해보고..나름대로 재미가 있답니다...

p.s.
해삼 불리는 방법은 비밀의 손맛에 있습니다.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승명
    '05.6.17 12:20 AM

    우와... 먹어 본 적 없는 해삼탕 ㅠ_ㅠ

  • 2. 예은맘
    '05.6.17 12:25 AM

    해삼하니 몇년전에 불린해삼사서 해삼탕했다가 완전히 실패했던 기억이 T.T
    근데 그렇게 비싼건가요. 제가 샀을땐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것같아서요.
    너무 싼해삼으로 해서 실패한건 아닌지....
    일주일정도 지나면 희.첩에 해삼요리가 올라오겠지요. ^^;;

  • 3. carrot
    '05.6.17 12:25 AM

    선생님 비밀의 손맛에 들어갔는데요...지금은 날씨가 덥잖아요...그럼 끓여서 냉장고에 보관해도 될까요? 예전에 친정엄마가 해삼 불리다가 불리다가 딱딱한 해삼탕 먹었던 기억에 항상 엄마랑 사먹었는데 한번 시도해 봐야겠어요...^^

  • 4. 감자
    '05.6.17 12:27 AM

    지도 먹어본적 없어요..해삼탕...
    횟집에서 주는 멍게..해삼은 아는데..
    마른해삼은 몬지 잘 모르겠네요..^^;
    나중에 사진 좀 보여주세요!!!

  • 5. 꽃을든천사
    '05.6.17 12:31 AM

    순위안에 든다고 좋아 하는 꼴들이 우습기도 하고
    무슨 교주밑에 교인들 같더니
    순위안에 드니 과연...

  • 6. Terry
    '05.6.17 12:31 AM

    해삼은 직접 불린 게 정말 괜찮죠. 돌기도 오돌오돌한게.... 싸구려 중국집 해삼은 다 흐물흐물 돌기도 없는게 진짜 싸구려 쓰나봐요...

    미국산 8만원짜리도 어떤가 꼭 말씀해주세요. 저는 좀 미심쩍어서 꼭 일본산을 샀었거든요.
    미국 것도 멀쩡하면 굳이 비싼 일본제를 안 사고 되쟎아요.^^

  • 7. 황마담
    '05.6.17 1:00 AM

    전 오늘 감포바닷가에서 홍삼(붉은해삼)먹고 왔는데...마른해삼이든 불린해삼이든 괜히 반갑네요^^

  • 8. namu
    '05.6.17 1:10 AM

    해삼 불리는 거구나...새로운 사실 하나 알고 갑니다~~~

  • 9. 헤르미온느
    '05.6.17 1:12 AM - 삭제된댓글

    와,,, 갈수록 입맛이 고급이 되어가고 있어요,,,ㅎㅎ
    먹는 입맛 말고, 글 읽고 상상하는 입맛,,ㅎㅎ,,,

  • 10. 문서진
    '05.6.17 2:54 AM

    저희 남편도 해삼을 좋아하는데 전 영~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구요.
    바다에서 나는 삼이라해서 해삼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있어요.
    그만큼 몸에 좋다는 것이겠죠. 그래도 먹는것이 쉽지는 않네요. 제가 사는곳은 생물구하기도 어려울뿐더라 비싸거든요.(그나마 생물은 몇조각 먹을수 있어요)
    맛나는 해삼요리 많이 알려주세요.(^ㅇ^)/ 선생님덕으로 저도 해삼이랑 친해질수 있도록 말이에요~

  • 11. 선화공주
    '05.6.17 8:57 AM

    일주일후엔 맛있는 해삼탕을 눈으로라도 맛볼수 있겠네요....^^
    그런데...생각보다 오래 불려야 되는군요...
    그런 정성으로 만든 해삼요리 분명 드시는 분들을 행복하게 해줄것 같아요 ....
    식구들만 챙기시지 마시고...선생님도 많이 드셔야 해요...(^.^*)

  • 12. 왕바우랑
    '05.6.17 9:13 AM

    여기서 저번에 이런글 봤는데 댓글에 달맞이꽃보다 칡즙이 더 '레알'이라고 ㅎㅎㅎ

  • 13. 소금별
    '05.6.17 9:36 AM

    해삼..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건데, ㅋㅋ
    초장찍어서 오돌오돌 씹히는맛을 ~~

  • 14. 미스테리
    '05.6.17 10:16 AM

    배가 막 고파지면서 해삼탕이 막 땡긴다는...^^;;;
    바가지도 나름인데 넘 심했네요...15만원,30만원이라니...^^;;;

  • 15. 오렌지피코
    '05.6.17 11:04 AM

    글쿠나...마른 해삼이 비싸군요.
    전 늘 마트에서 불려놓은거 한두개씩 사먹거나 아니면 온라인으로 큰봉지 사다 먹곤 했었는데, 늘 필리핀산이었어요. 일본산이 상급인줄은 처음 알았어요. 필리핀산은 그닥 비싸지 않았거든요.

  • 16. 그린
    '05.6.17 11:52 AM

    아... 저도 해삼탕 좋아하는데 넘 비싸서 ....ㅡ.ㅡ
    다음 주 샘의 해삼탕 요리 보고 북창동으로 나가보고 싶네요.
    부들부들한 해삼 건져먹고, 남은 국물엔 밥 비벼먹고...
    ㅋㅋ 입맛 도네요.^^

  • 17. 아보카도
    '05.6.17 2:02 PM

    전요.. 그런 상인들땜에 무서워서 그냥 마트나 인터넷으로 사요.. 그런분들 때문에 재래시장 무서워하는 새댁들도 많은데.. 제발.. 안그랬으면 좋겠어요.

  • 18. yuni
    '05.6.17 2:14 PM

    이틀에 한번은 남대문시장 앞을 지나가는데 저도 언젠가는 북창동에 들려 해삼을 사서 불려봐야겠어요.
    먹어본 입이라고 마트에 불려논 해삼은 못먹겠고 언니한테 아부해서
    불려둔거 한두마리 얻어먹었는데 이번엔 웬수 갚아야지.

  • 19. 현승맘
    '05.6.17 2:39 PM

    진짜 오래 불리네요..전 서너 시간이면 불려 지는줄 알았어요.ㅋㅋ
    삼선짬뽕 먹더라도 해삼은 빼고 먹었는데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아마 맛이 없어서 안먹은거 같은데, 비싸다 생각하면 맛있어 질꺼 같아요.ㅎㅎ

  • 20. 김혜경
    '05.6.17 9:32 PM

    왕바우랑님..생해삼이랑 마른 해삼 불리거랑은 맛 차이가 많이 나요. 해삼탕은 마른 해삼 불려서 사용하죠.

  • 21. 왕바우랑
    '05.6.17 10:57 PM

    그렇군요...감사해요. 하마터면 생해삼으로 할까 하고 있었네요.

  • 22. 거북이등껍질
    '05.6.26 10:59 AM

    전 중국집에서 늘 먹던 해삼맛이 해삼맛인줄 알았는데 ㅡㅡ;;
    충격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947 해삼이야기 21 2005/06/16 8,066
946 補身의 계절 [닭 백숙] 28 2005/06/15 9,979
945 얼렁뚱땅 저녁~[손말이 김밥] 39 2005/06/14 13,137
944 얼렁뚱땅 저녁~ [회덮밥] 20 2005/06/12 9,596
943 한밤중의 [떡볶이] 27 2005/06/11 12,306
942 귀여운 [호밀빵 샌드위치] 18 2005/06/10 10,053
941 얼렁뚱땅 점심~ [비빔국수] 33 2005/06/09 12,516
940 꺼진 불, 다시 피우기!! 24 2005/06/08 8,267
939 다큐멘터리 흉내내기 [효소 만들기] 21 2005/06/07 8,486
938 정신없이 밥하기 [해파리 냉채] 21 2005/06/05 11,853
937 남극일기와 장바구니 24 2005/06/04 8,619
936 어떻게 먹어야 하나요~ [神仙의 밥상?] 27 2005/06/03 10,534
935 맨날 그 타령~ [대충 차린 밥상] 34 2005/06/02 11,171
934 보기는 이렇지만~[항정살 구이] 51 2005/06/01 10,159
933 마늘쫑 반단으로~ [반찬들] 26 2005/05/30 11,878
932 한밤중의 [참치 샌드위치] 25 2005/05/29 12,156
931 느닷없이 가다! [수저받침들] 31 2005/05/27 11,654
930 식당에 가보니 9- 서산 갯마을 [박속 낙지] 21 2005/05/26 10,352
929 제 마음을 받아주세요... 186 2005/05/25 11,529
928 출산드라가 罰할까봐~[초간단 샌드위치] 24 2005/05/24 13,871
927 지친다 지쳐~[호박전] 25 2005/05/22 11,088
926 이천 가시는분을 위한 추천메뉴 [누드 만두] 30 2005/05/19 13,555
925 강하게 찾아오신 그분!![그릇구경 3탄] 32 2005/05/19 17,531
924 강하게 찾아오신 그분!![그릇구경 2탄] 23 2005/05/19 13,795
923 강하게 찾아오신 그분!![그릇구경 1탄] 24 2005/05/19 14,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