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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혹시나 했으나 역시나

| 조회수 : 9,568 | 추천수 : 111
작성일 : 2005-03-02 23:30:33
아침에 눈 참 많이 왔죠?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나가보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예고없이 눈 앞에 펼쳐진 설국, 그리고 여전히 펑펑 내리고 있는 함박눈~~.
보통은 이불커버, 세탁기에 돌려 널어놓고 나면 비가 오곤했는데, 오늘은 빨기 전부터 날씨가 좋지 않아, 잠시 망설였으나, 걍 돌렸습니다.
널 때 쯤 되니까, 언제 눈이 내렸다는 듯, 해가 반짝 나네요.

역시 정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뜻한 바 있어 호기롭게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갔으나, 버린 건 덜렁 종이박스 2개뿐...별로 버리지도 못했습니다.
이건 이래서 필요하고, 저건 저래서 있어야 하고...
게다가 앞 베란다에 있는 물건들은 저보다도 kimys에게 필요한, 정원용품과 운동에 필요한 것이라서...함부로 버릴 수도 없더만요, 쩝.

오후에는 잠시, 핸드폰 충전기 택배로 보내달라는 딸 아이의 엄명을 받잡고,
또 고추장 담그신다는 친정어머니의 근황을 귓등으로 들을 수 없어 잠시 늙은 어머니 대신 고추장 휘젓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와서는 다시 다용도실을 정리했는데, 손 본 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그리 버릴 것도 없고,
조금 손을 대니까 수납공간이 약간 확보되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영 못미치네요.
아무래도 다용도실 정리 놀이를 해야할 듯..매일 스팸 지져먹고, 참치캔 뜯어서 지지고 볶고 해서 다 뱃속으로 집어넣어야 정리가 될듯...

제 수납의 원칙은
1. 같은 종류의 물건은 한자리에 모아둔다.  즉, 통조림은 통조림끼리, 가루 종류는 가루 종류대로, 수저는 수저끼리, 이렇게 같은 종류가 함께 있어야 찾기 쉬우니까요.
2. 그 물건이 필요한 행위가 일어나는 곳에 그 물건을 놓아둔다. 개수대 밑에는 설거지용 세제가, 세탁용 세제는 세탁기 부근에, 청소기의 종이봉투는 청소기 넣어두는 곳에..이런 식으로 정리합니다.
3. 많이 쓰는 물건은 손이 닿기 쉬운 곳에, 잘 쓰지 않는 것은 높은 곳이나 아주 낮은 곳에 둔다.
4. 무조건 감추지는 않는다. 봐서 이쁜 건, 늘어놓는다.
이렇게 아주 실행하기 쉬운 것 같은 원칙인데도, 이리 지키기가 어렵네요.

혹시나 하고 치워 봤으나 역시나~. 다소 실망한 제게 걸려온 전화 한통, 우렁각시였습니다.
버릴 것만 버리고 그냥 놔두라고, 자기가 와서 제대로 넣어준다고...
호호...좋기는 하지만, 버린 게 없어서...우렁각시가 출몰해봐야, 별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아닐지...

아, 수확이 없는 건 아니네요.
전에 쓰던 김치냉장고, 모여사에게 양도하고 그 자리에 언제나 음식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웨곤을 갖다두고, 그 위를 하얀 식탁보로 덮었어요. 조명기구도 그 옆에 가져다놨구요.
그럼 저녁 먹기 전에 촬영하려면 식탁에서 찍느라 허겁지겁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겨니
    '05.3.2 11:32 PM

    앗..1등..^^

  • 2. 안졸리나졸리지
    '05.3.2 11:33 PM

    와우 2등..ㅎㅎ

  • 3. 강아지똥
    '05.3.2 11:34 PM

    눈이 녹을줄 미리 알았으면 외출하는것을...
    저두 세탁기로 잔뜩 빨래돌리고 널고...정리하느라 어질고 치우고를 반복하고....
    지금 눈앞에서 별이 아른거리네요...^^*

  • 4. 까밀라
    '05.3.2 11:35 PM

    아싸~~~삼등..ㅋㅋ
    근디 여긴 눈 안왔어유~~~~ㅠ.ㅜ;;

  • 5. 안졸리나졸리지
    '05.3.2 11:36 PM

    지난번 우렁각시글 자극받아서리...그담날로..싸악.정리에들어갓엇는데..ㅎㅎ
    을마나갈지.............

  • 6. 엘리사벳
    '05.3.2 11:50 PM

    따님은 오늘 잘했나 모르겠네요.

    여기도 눈이 많이 와서 10분 거리를 50분 걸려 출근했어요,
    아인 지각하고..

  • 7. 백설공주
    '05.3.2 11:50 PM

    선생님, 저도 지금 봄맞이 집정리 중이예요.
    하지만, 전 정리꽝이거든요.
    우렁각시님 좀 춘천까지 보내주시와요.
    정 안되면, 비법을 전수라도...

  • 8. 메밀꽃
    '05.3.3 12:15 AM

    저도 정리할것 무지 많아요...근데 왜이리 하기 싫고 귀찮기만 한지요...

  • 9. 서산댁
    '05.3.3 12:22 AM

    저도 정리는 꽝인데,
    백설공주님.
    혹시 우렁각시님이 춘천에 오시면, 서산도 다녀가시라고,,,
    말씀좀 해 주세요...

    저는 봄맞이 꿈도 안 꿉니다.

  • 10. 오데뜨
    '05.3.3 12:34 AM

    역시 나이가 들면 자꾸 까먹게 되는지 손에 들고도 찾게 되길레
    저 역시도 필요한 곳에 보관하려고 합니다.
    제일 속 편한 것 같아요.

  • 11. 그린
    '05.3.3 12:49 AM

    으~~ 시선 가는 곳마다 정리할 곳 투성인데
    맨날 봄맞이 대청소해야지 벼르기만하고....ㅜ.ㅜ
    이젠 봄인데 더 미룰 수도 없고...
    샘처럼 이건 이래서 못 버리고, 저건 저래서 챙겨두고....
    맨날 들었다 놨다 어쩔 줄을 모릅니다.(답답~~)

  • 12. 헤르미온느
    '05.3.3 12:52 AM

    선생님,,, 우렁각시 제주에도 좀 보내주세요^^...ㅎㅎ...

  • 13. 미스마플
    '05.3.3 5:20 AM

    봄청소는.. 국제적으로 다들 하는 건가봐요.

    웬지 겨울내내 어두운 실내에 자리차지하는 것들.. 너 날만 좋아봐라. 벼르던 맘에 봄빛만 반짝 나와도 다들 열심히 갖다 버리고, 정리하느라 바쁜건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요즘 집 페인트칠, 바닥재 바꾸기, 살림 갖다 내다 버리기.. 난리도 아니거든요.
    근데, 좀 여유가 남아지는 공간들을 보면 뿌듯하고 웬지 큰일을 한것 같은 기분에 행복해져요.

  • 14. 현승맘
    '05.3.3 9:14 AM

    저도 요번 주말에 대청소 할꼬에요.^^

  • 15. 남양
    '05.3.3 9:14 AM

    선생님! 오랜만에 리플답니다..
    눈팅만 익숙하다보니 자판으로 손이 안가더라구용..^^
    역시 3월은 정리의 계절인듯합니다..
    결혼하고 한번도 대청소 안했는데 이제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ㅋ

  • 16. 소금별
    '05.3.3 9:36 AM

    우렁각시 부분이 부럽습니다..

    이제 더더욱 멋진 샘 사진을 구경할 수 있겠네요.. 기대만빵입니다...

  • 17. 달개비
    '05.3.3 10:02 AM

    봄이 오면 거의 모든 주부들이 살림살이를 한번 뒤집어 놔야 하죠?
    저도 정리에 정리를 하며 살지면 그래도 역시나 정리가 필요하고
    때로는 어디뒀는지 몰라 찾느라 허둥지둥 한답니다.
    우선 딸아이 옷장부터 뒤집어 놔야겠어요.

  • 18. 수풀
    '05.3.3 10:31 AM

    집이 도깨비 나올것 같은데 꾹꾹 참고 있어요. 수술후 8주에서 12주까지는 안정해야 된다고 해서
    눈 꼭 감고 있죠. 다행히 아무도 뭐라는 사람은 없는데 맘은 좀 편치 않네요. 도우미는 쓰고 싶지
    않아서... 이제 7주 됐으니 다음주 부터는 조금씩 해 보려구요.

  • 19. 예은맘
    '05.3.3 10:32 AM

    우렁각시님이 출몰하셔야 좀 제대로 되겠는데요.
    그래도 웨건은 큰 수확인것같아요. 이제 음식사진은 그장소에서 촬영하시겠네요?
    그러고 보니 요근래 음식사진이 좀 뜸했던거같아요.
    저도 요새 한참 정리하는거에 맛들여서 퇴근후에 남편과 하나씩 하나씩 정리중이예요.

  • 20. 민이맘
    '05.3.3 11:17 AM

    우리집에도..우렁각시님이 한번 다녀가셔야할텐데..^^
    전 일할때 쓰던 작업방..일그만두고 반년이 지났는데..아직 정리가 안되서..ㅜ.ㅜ;;
    올봄 목표는..이 방정리하기랍니다..
    ㅋㅋ..근데 이거 정리하고나면..가을에 이사가야해요..설마 그전엔 다할수 있겠죠..

  • 21. 선화공주
    '05.3.3 12:34 PM

    선생님 사진찍으실때...저 조명을 사용하시는군요..^^
    (전 어느 전문가가 찍은 사진보다 선생님이 직접 찍으신게 참 좋더라구요.^^*)
    저희집과 사무실에도 우렁각시가 필요한데...
    큰항아리(?)라도 들여놓아야 할까봐요...아주 입주시키게요..ㅎㅎ

  • 22. 배영이
    '05.3.3 2:22 PM

    저도 물건을 잘 정리하지 못하여 이것 저것 따로 노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쩌다 정리하면서 발견되는 물건들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죠..
    이번에는 저는 특히 쌀이 그러한데, 엄마가 주신 찹쌀이며 콩, 팥 등 냉동실,
    김치 냉장도, 다용도실 구석 등등에 받아 올때마다 조금씩 나누어 둔 것이
    지난번 정리해 보니 엄청 나더라구요.
    특히 다용도실 싱크함에 있던 것은 언제 둔 것인지 생각도 안나고요..

  • 23. 안졸리나졸리지
    '05.3.3 4:18 PM

    역시....조명이있엇군여,,,
    아마도 그럴거다........라구..짐작은 하고잇엇는데.....^^
    맛잇는사진의비결...
    ...아.빨리 디카를 사야할텐데...ㅜㅜ

  • 24. 뽀로로
    '05.3.3 7:37 PM

    우렁각시님을 모시고 간담회라도 한번 해야하는 것이 아닌지...샘님 집을 장소로 제공하시고 부엌 및 다용도실, 거실, 베란다 등등 돌아가며 한번씩 하면 싸악~ 정리가 되시지 않을런지...=3=3=3

  • 25. 경빈마마
    '05.3.4 9:34 AM

    선생님 인물사진도 되남요?
    제법 모양새가 갖춰지네요..
    조명을 보니 사진관부업 하셔도 되겠어요.^^

  • 26. 앙빵맨
    '05.3.4 12:18 PM

    샘님 안녕하세요..
    들어온지 몇일 안되는 신입입니다..
    매일 한번씩은 들어와 보게 되네요.. 이러다 중독되는건 아닌지..
    샘님이 정리를 하신다닌깐 저도 집안 곳곳에 싸인 골동품을 정리해야겠어요 근데 매번 과감히 버려야지 하면서도 다시 주워다 놓구.. 요번엔 정말 과감히 버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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