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설에, 가까운 친척이 쇠고기 등심을 잔뜩 보내주셨어요. 로스구이를 해먹으라는 뜻인듯, 도톰하게 썰어서..
설 지나고 로스로 구웠더니, 어찌나 질긴지.
해서 로스구이로 조금 먹고는 불고기 양념에 재워 하루 이상 숙성시켰는데, 질긴 건 마찬가지였어요.
요새 우리 식구들 고기 그리 잘 먹지 않아, 한번 먹을 만큼씩 나눠서 냉동해뒀습니다.
오늘 스뎅 번개에 가려고 아침부터 고기를 꺼내 녹였어요.
고기 망치로 탕탕 두드려 조직을 끊어주고, 설탕가루를 미리 솔솔 뿌려 연해져 주길 간절히 빌었죠.
불고기양념 해두고 번개에 다녀왔어요.
7시가 넘은 늦은 귀가..부랴부랴 밥 앉치고 팬에 고기를 익힌 후 버섯을 넣어서 버섯 불고기를 했어요.
그래도 고기망치로 두드리고, 설탕에도 좀 재워두고 해서 어지간히 부드러워졌으리라 기대했건만, 씹을 수 없더이다.
세상에 최근 몇년동안 이렇게 맛없는 고기는 처음인듯...
아마도 고기 사보내신분은 한우인줄 알고...아주 맛있는 고기인줄 알고 보내셨을 텐데...
아직도 두어번 먹을 만큼 남은 냉동실 안의 저 고기는 어찌 해야할 지...
곱게 다지는 수고를 거쳐서 섭산적이나 해야하는 건지....
오늘 스뎅 번개에서 만난 분들 모두 반가웠어요..늦었는데 저녁들은 제대로 해서 드셨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