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에도 몇번 댓글에 사연 쓴 적이 있어요.
글이 길고 장황해서
마치 무용담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 양해해 주세요.^^;
지난 겨울...
말 한마디때문에 뜻밖의 집사가 된.....
깊이 생각 안하고 말한 대가가 너무나 컸던....
다시 생각해도 곤혹스러운 일이었어요.
어느날 경비 아저씨께서 다리를 다쳤는지 절룩거리는 흰색 고양이가 밥터에 나타났다고 하셔서 제가 지나가는 말로 잡으면 치료라도 해줄텐데...했을뿐인데..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왔어요.
냥이 잡아서 경비실에 두었다고..
순간 놀라고 당황스럽고 수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어요.
저는 30년 넘게 댕댕이만 키운 개집사이고 냥이는 키워본 적이 없어서 막연하게 길고양이가 불쌍해서 밥셔틀은 해도 키울 수는 없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고, 더 큰 문제는 다친 냥이...
10여년전 고생고생해서 길고양이를 포획했던 그 사건이 떠오르면서,
그때 만약 입양이 안됐다면 장애묘가 된 냥이를 내가 어떻게 감당했을까하는 두려움이 다시 느껴졌어요.
길로 다시 돌려보내기에도 제가 키우기에도 어려운 상황였으니까요.
장애가 있는 성묘를 입양해주신 아롱이 집사님 감사합니다.
연락을 받고 경비실을 방문했는데, 가두어 놓지도 않은 상태로
놀란 냥이가 캐비넷과 벽틈에 숨어 있어서 다시 잡는데도 애를 먹었어요.
그 와중에 그나마 다행였던것은 길고양이가 아닌 야생성이 없는 유기된 성묘였던거예요.
박스를 이용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었으니까요.
동네 병원을 통해서 2차 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검사결과 다리가 부러진채로 시간이 지나서 다리를 못 살릴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진단....
일단 수술을 해봐야 한다는...수술비는 몇백 ....다리를 살릴 수도 절단할 수도 있는데 3백이라니...고민이 깊어졌어요.
다리라도 있어야 입양 희망이라도 가져볼텐데...
수의대병원으로 가면 좀 나을까 싶어 문의해 보았더니, 외과의는 부재중으로 한달 후에나 수술이 가능해서 빨리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이라 기다릴 수도 없는...결국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다리를 살릴 수 있을것 같다는 2차 병원에서 수술 받았을 수 있었어요.
주변인 풀가동해서 수술비도 좀 할인 받을 수 있었고요.
그 와중에 냥이를 처음 본 저희집 예민 댕댕이가 스트레스로 췌장염이 와서 같이 입원하게 돼서...정말 그때를 생각하면...저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힘든 시간였어요..ㅠㅠ
그렇게 다리와 중성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퇴원을 했어요.
처음에는 입양을 시키려고 했으나, 퇴원 후에 수월하게 댕댕이와 합사가 된데다 제가 냥이 매력에 푹 빠져 버려서 제 곁에 두게 되었답니다.
냥이 외모와는 별개로 댕댕이와 다른 특성때문에 정이 들지 않을까봐 걱정이 됐었는데, 꾹꾹이는 안하고 골골송은 약해도 얼굴 부비고 저랑 같이 있고 싶어하는게 느껴질 정도의 애착이 형성된 상태예요.
성격은 좀 까탈스럽지만 흰냥이라서 귀부인처럼 우아한 느낌이 뜰때도 있고, 요구사항이 있을때 냥냥거리며 칭얼대는것마저 귀엽고 예뻐보여요.
그게 냥이들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이름은 루이(제가 한동안 좋아했던 앵무새 이름을 따서..)이고
구조했을때, 성묘인데도 중성화가 안된 상태였고,
찾은 흔적이 없는걸로 봐서는 제대로 관리가 안된 상태에서 유기된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험한 길에서 저와 인연이 안됐다면...
제가 헛소리 안했거나 경비아저씨께서 제 말을 귓등으로들으셨다면
어쩌면 추운 겨울날 길에서 잘못 됐을 수도 있었던 생명인거죠.
다른 사람에게 구조가 됐을 수도 있지만요.
저를 냥이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이쁘고 사랑스러운 울 냥이
루이를 소개합니다~^^
<구조>
<수술 후>
<회복 후>
<베스트 샷>
<미르와 루이>
<예민 보스 미르 리즈시절>
처음 글을 올려봤는데
사진 여러장 올리려면 사진 용량을 줄여야 돼요.
폰 사진은 갤럭시 폰의 경우 갤러리에서 사진 선택후 편집으로 들어가면 크기 변경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