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미술사의 재발견, 이 책을 목요일 수업에서 함께 읽었는데 내일이면 드디어 마지막 날이네요.
여럿이서 일단 시작만 하면 세월은 저절로 흘러서 드디어 끝을 맺게 되는데 발제를 맡았기 때문에
오래 전 읽은 내용으로는 아무래도 현장감이 부족해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예전에는 이름만 읽었던 안드레 세라노, 바로 어제 전시에서 처음 작품을 만난
사람이라서 저자가 하는 말이 마음에 확 와 닿는 것이 달라서 흥미가 생겼지요.
평소라면 그래? 하고 넘어갔을 것을 책을 들고 집으로 와서 찾아보게 되는 것도 그렇고요.
우연히 발견한 포스터 한 장의 힘으로 쉬는 날 일부러 찾아간 전시장, 그 곳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처음 주목하게 된 화가, 그런데 오늘 밤 책읽기를 통해서 그를 다시 만나고, 집에 들어와서 작품을 찾아보게
되고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극이 신선하군요.

어제 본 것이 바로 이 작품인데요 제목이 piss thinker로 되어 있네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을 본따 만든 다음에 통에 넣고 자신의 오줌등 여러가지 물질을 이용하여 변색 시킨
다음 사진으로 찍은 것이라고요. 그렇게 한 이유는 아마 우리가 로뎅의 작품에 부여하는 권위가 과연
그것에 합당한 것인가에 대한 조롱? 아니면 그것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도록 환기하려는 것일까요?

위는 모세를 아래는 사비니 여인들의 강간이란 제목의 작업이네요.
블랙 렘브란트란 제목의 이 작업
piss christ, 그리고 red pope 1,2,3, 시리즈인데요
앞 작품이 얼마나 큰 논란을 일으켰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종교에 관한 논의자체가 이미 어떤 선에서 금기가 있는 것은 아닐까,그런 금기가
오히려 신앙을 키우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 작품들을 통해서.
마침 내일 읽는 the 100에서 루터를 다루게 되어서 오늘 그에 관한 글도 찾아서 읽게 되었는데요
그가 한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경직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말을 다 이해하긴 어려웠던 책, 그래도 제겐 상당히 여러가지 면에서 문을
열어준 책이라서 오래 기억할 것 같은 책인데 마지막 장을 읽는 날, 이런 즐거운 우연이 겹쳐서 더
의미있는 마무리가 될 것 같네요.